전북 종자산업의 미래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9/03/11 [21:08]

전북 종자산업의 미래

새만금일보 | 입력 : 2019/03/11 [21:08]


지난 2018년 10월 제2회 국제 종자 박람회가 전북 김제에서 열렸다. 박람회에 선을 보인 종자만 17개 작물에 2백97개 품종이었다. 토종 종자를 사기 위해 세계 16개 나라, 37개 기업 바이어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한국 종자는 연구 개발과 품질 관리를 잘해 좋은 품종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갖고 구매하러 오는 것이다. 박람회는 국산 종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종자 산업의 발전 방향을 찾는데 좋은 기회가 됐다.
형형색색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토마토가 눈에 띄었다. 평범해 보이지만, 토종 종자와 해외 유전자원을 조합해 5년 넘게 걸려 탄생한 토마토 신품종들이다. 높은 수확률과 더위·병충해에 강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은 우리 종자로 키운 무와 양배추도 선을 보였다.
수출을 목적으로 5년만에 품종 개량에 성공해 동남아 바이어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바이어들 가운데는 양배추나 무 계통의 종자를 찾는 사람도 많다. 한국의 육종 기술이 이 품종 자체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에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로 인한 경작지 감소와 지구 온난화, 기상 이변 등으로 식량 생산이 급감하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전 인류 중 30%는 기아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종자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더 나아가서는 종자 강국이 돼서 외국으로 수출을 해야 할 때이다.
전북을 종자산업의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종자산업은 미래 산업·고부가가치 지식 집약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운 고추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청양고추’의 종자 소유권은 대한민국이 아니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본래 청양고추는 국내 종묘회사에서 개발한 품종이다. 그러나 1990년 후반 IMF 외환위기 당시 매각함에 따라 소유권을 상실하고 말았다. 종자 수익을 고스란히 내 준 셈이다. 우리의 귀중한 종자를 지켜야 한다.
세계의 종자산업 시장은 약700억 달러 정도 규모다. 이를 놓고‘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하다. 우리의 종자산업 시장규모는 약10억 달러로 세계시장의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해마다 거액의 로열티를 해외시장에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10대 다국적 거대 기업들은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세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거대 공룡들과 경쟁하여 승리하기 위해서는 종자산업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수다. 종자산업은 인류에게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주는 무한한 부가가치 산업이다.
현재 전 세계 종자산업은 식량 자원을 넘어서 식량 무기화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종자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종자는 농업 핵심 소재이며 지식 재산으로 국가 차원의 육성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대란민국은 세계 5위 농업유전자원 확보국이다. 2018년 1월 기준 1만808종 31만2,299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세계 종자시장이 1.5배 성장하는 동안 국내시장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전북의 종자산업의 활성화는 전북지역에 큰 경제 유발 효과를 낼 것이다.
농진청은 민간 종자 기업체에 원예, 특용, 식량 등 활용도가 높은 유전자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품종 개발 지원을 위한 실용화재단 분자 육종 분석 서비스도 강화해야 한다. 민간육종연구단지 협의회와 정례적 현장 간담회를 운영하면서 자원·기술을 협력하는 일도 중요하다.
국내 우수 종자 기업의 홍보·수출 및 국제종자박람회 등에 참여토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종자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기반시설을 전북에 설치키로 했다. 정읍의‘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센터’도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내‘육종기술지원센터’도 상설 기구화 해야 한다. 특히 육종센터는 정읍시 신정동의 방사선과학연구소 안에 실험실과 배양실, 연구실 등을 갖추고 방사선을 이용한 돌연변이 육종의 메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해 130억 원가량 되는 외국산 종자 로열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화훼류와 과수류 및 기능성 작물의 신품종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 전북 종자산업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자산업을 육성해서, 종자 수출의 전략기지로 활용해야 한다. 기업 공동활용 종자가공처리센터 구축 사업도 필요하다. 농식품 산업기반 조성 사업인 종자, 기자재, 농생명 소재 등 농업 성장산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전북도는 농생명 클러스터의 한 분야 사업으로 종자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미 유치된 민간육종연구단에서 개발 생산된 종자의 상품성 향성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종자가공 처리시설 구축 사업을 하고 있다.
전북도는 농업기술실용화 재단 등과 협력키로 했다. 전북 김제시 백산면 민간육종연구단지 인근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200억원(국비)를 투입한다. 종자처리 가공시설을 설치하고 참여한 민간육종연구 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종자처리 가공 시설은 민간이 개발한 각종 육종을 탈곡하거나, 추출, 색체 선별, 건조, 발아측정, 전처리, 계량, 필름코팅, 포장 등의 방법을 통해 품질을 향상시키는 일이다. 보관을 용이하게 하는 등의 역할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민간 육종 기업은 개별적으로 이 같은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과학적인 관리도 어렵다. 국가가 이 같은 시설을 구축한 뒤에 민간에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종자 산업은 연구 개발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든다. 파종-성장-개화-결실 등의 순환 과정이 1년 이상인 경우가 많다.
민간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 전북은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생명 산업의 중심지이다. 그러나 종자를 개발하고 수출하는데 꼭 필요한 종자기업 공동 활용 종합공정시설 구축 사업이 필요하다. 농진청의 유전자원과 종자 기업체 간의 시너지 향상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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