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사태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9/06/24 [22:22]

상산고 사태

새만금일보 | 입력 : 2019/06/24 [22:22]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논란에 청와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교육부가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부(不)동의’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며 긴급 진화에 나선 것이다. 내년 총선을 10개월 앞둔 시점에서 여권에 우호적인 전북 지역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북도교육청이 전날 평가 기준(100점 만점에 80점 이상)보다 단 0.39점 낮은 전북 전주시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자사고 학부모들뿐 아니라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열어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을 상대로 현안 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전북도교육청만 자사고 평가 기준이 10점 높은데 왜 그런 기준을 세웠는지, 기준에 따라 평가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그 배경과 의도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15년 이상 자사고로 운영된 상산고는 이명박 정부 때 우후죽순으로 생긴 수도권 자사고와 차원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 인재 양성, 지역 균형 발전 등을 고려해 재지정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위 현안 질의에는 김 교육감을 포함해 서울 경기 인천 충북 등 자사고 재지정을 앞둔 5개 시도교육감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와대도 평가 기준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상산고 사태의 최종 결정권을 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선택지도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반발과 정치권 압박이 거센 데다 전북도교육청의 평가에 법적, 논리적 모순이 많아 부총리가 제동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부총리가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불허하는 순간 교육부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교육부는‘자사고 폐지’와‘초중고교 교육 권한의 시도교육청 이양’을 핵심 목표로 삼고 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황급히 나선 데는 재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학교와 학부모 등 이해당사자뿐 아니라 여야 정치권까지 한목소리로 비판의 날을 세우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기에서 악화된 여론을 무시하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밀어붙이기에는 당국과 여당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자사고 폐지가 단순히 몇몇 학교의 반발을 뭉개고 학교 유형을 전환하는 간단한 문제로 봤다면 이는 큰 오판이다. 교육당국에 대한 신뢰의 문제에다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 등 다양한 사안이 결합된 복합적인 사안이다.
상산고의 경우 재지정 기준점수를 10점이나 더 높인 것이 형평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크다는 점, 사회통합전형이 의무사항이 아닌데도 평가에 반영한 점 등 이미 많은 언론을 통해 수차례 지적되고 있는 사안이다.
전국 자사고는 전국 단위 모집이 가능한 자사고로, 전기 선발권을 가지고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전국 자사고는 상산고를 비롯, 민사고 하나고 외대부고 북일고 현대청운고 상산고 광양제철고 인천하늘고 포항제철고 김천고 등 10개교다.
반면 광역 자사고는 최근 일반고 전환 방침을 밝힌 경일여고, 군산중앙고 등을 제외하면 전국 30개 체제다. 전국 자사고와는 달리 고교별 격차가 비교적 크고, 경쟁률 미달을 기록하는 고교도 있는 만큼 전국 자사고와는 또 다른 입장에 서 있다.
현 정부가 자사고 폐지 방침을 내건 이후, 전국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던 반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광역자사고 중심으로 일반고 전환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상산고 관계자는“자사고 평가라는 원래 목적은 무시한 채, 정해진 결론인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한 수순과 편법”이라며“상산고는 지정 목적과 관련된 모든 지표에서‘매우 우수’또는‘우수’이상의 평가를 받았는데도 전북교육청은 어떤 근거로 상산고가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동산고 역시 자사고 지정 취소가 발표되자마자 학교 차원에서 행정소송과 가처분신청 등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들은 경기교육청의 평가 결과가 형평성과 공정성은 물론 적법성에도 크게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감사 지적 사례에 따라 감점되는 교육청 재량지표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기준점인 70점에 비해 약 8점정도 미달된 상황에서 재량지표에서만 7점이 감점됐기 때문이다. 주의와 경고처분에 각각 1,2점씩 감점이 이뤄지는 평가기준이 불공평하다는 설명이다.
교원단체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일방적인 재지정 기준, 평가 지표 변경에 따른 불공정한 결정을 측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에는“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취소 결정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상산고가 조목조목 반박한 내용에 대해서도 손을 들어줬다.“재지정 커트라인을 5년 전보다 10점 올린 여타 시도와 달리 20점이나 올려 80점으로 설정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79.61점을 받은 상산고는 취소되고 71점을 받은 다른 지역 자사고는 재지정 되는 심각한 차별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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