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전락한 공공 전시시설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03/19 [21:12]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공 전시시설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03/19 [21:12]

 

 

 

전북 도내 문학관이나 박물관 등 여러 공공 전시시설이 매우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익산석제품 전시홍보관의 경우 문을 연지 3년이 다 되어도 활성화 방안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익산지역은 오래 전부터 경계석 가공 등 석재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그러나 지난 1992년 이후 외국에서 들여온 석재로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게 됐다. 500평 이상 공장으로 등록된 업체 166개와 영세 소규모 업체 30~40개 정도가 석가공 명맥만 유지해오고 있다. 익산시는 석재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익산시 황등면에 홍보관 건물과 야외 전시장, 주차장 등을 갖추고 지난 20183월 문을 열었다.

 

전시 홍보관에는 당초 실내 4개 업체, 실외 20개 업체를 유치해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 현재 야외 돌 문화 공간·전시판매 센터 등에 100여점의 조각이 있을 뿐이다. 그밖에 무주군에는 사과를 주제로 2014년에 문을 연 사과 테마 공원이 있다.

 

그러나 이곳도 역시 볼만한 것이 없고 체험시설은 거의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사과 체험과 전시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1층 전시관은 아예 불이 꺼져있다. 전시물도 변변치 않아서 사과 포장재와 빈 상자가 전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사과 축제 기간을 제외하면 워낙 찾는 사람이 적어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아예 문을 닫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2층에는 사과 체험 공간으로 조성됐지만 테마와 맞지 않는 호도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호도 판매대에는 아무 것도 없고 사과 체험도 중단됐다.

 

지난해 이 시설에서 나온 체험 수입은 한 푼도 없다. 소설 '아리랑'의 배경이 된 김제 만경 들판에는 지난 2003년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문학관을 세웠다. 그러나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대하소설 '혼불'을 품은 남원 혼불 문학관도 찾는 사람이 없어 역시 한산하다.

 

문학관을 소개하거나 관리할 전문 인력도 없다. 2백억 원이 넘는 세금을 들여 지은 완주 술 박물관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안 마이산 입구에 들어선 가위박물관은 용담호에서 출토된 네 점의 가위를 기념해 만들었다.

 

그러나 지역 특색을 살리기는커녕 정체성 없는 전시물들로 채워져 논란을 빚어 왔다. 이 같은 일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시장·군수나 지방 공무원들이 실적을 전시하기 위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공공 전시시설은 전북에 157곳이나 있다.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데 막대한 세금이 쓰여 지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시설들이 관람객로부터 외면을 받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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