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수변도시 왜 반대하나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07/27 [09:30]

새만금 수변도시 왜 반대하나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07/27 [09:30]

 

 

요즘 군산시내 곳곳에는 < 새만금 수변도시를 반대한다 >는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수없이 걸려 있다. 이들은 수변도시가 생기면 새만금이 오염되고, 군산 인구가 빠져나가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한다는 주장이다. 새만금 수변도시 조성 계획이 나온 게 벌써 10년 전이다.

이제 와서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는 속내는 따로 있다. 현재로선 수변도시의 행정구역이 김제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새만금 방조제 도로가 개통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하지만 방조제 도로의 행정구역을 둘러싼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2013, 대법원은 3, 4호 방조제가 군산시 관할이라고 확정했다. 2년 뒤인 2015년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1호 방조제는 부안군으로, 2호 방조제는 김제시로 관할권을 결정했다. 김제시는 환호했지만 군산시와 부안군은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대법원에 소송을 냈다.

군산시는 2호 방조제 앞 비안도, 가력도가 군산시 행정구역인데 두 섬을 잇는 도로가 왜 김제 관할이냐고 말한다. 고군산군도가 바로 도로가 연결돼서 붙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김제와 연륙 이론을 내세우면서 김제 땅이라고 결정한 것 자체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부안군 역시 새만금 사업으로 부안이 가장 큰 피해를 봤고, 새만금 바다는 부안 어민들의 삶터였다며 2호 방조제의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부안 주민들은 동진강과 만경강의 물이 나갈 때와 들어올 때, 옛날부터 어민들이 뗏목을 이용해서 어장을 지켰던 삶의 터전이라고 말한다.

방조제 관할권 다툼은 전초전이다. 앞으로 매립될 땅의 행정구역을 정할 때 핵심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1호 방조제에 인접한 관광레저용지 일부와 국제협력용지 전체를, 부안군은 관광레저용지와 국제협력용지 전체를, 김제시 역시 국제협력용지의 관할권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 지역의 가장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국제협력용지를 놓고, 군산과 김제, 부안이 서로 자기네 행정구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 4개월 뒤에 개통될 새만금 동서도로를 비롯해 매립이 끝난 구역마다 서로 자기네 땅이라며 다툼이 벌어질 게 뻔하다.

행정구역이 정해지지 않으면 재산권 행사가 어렵기 때문에 새만금 개발과 투자에도 악영향을 준다. 새만금개발청이 새만금을 각 시군으로 나누지 말고, 세종시처럼 새로운 행정구역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3개 시군도 큰 틀에선 동의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론 입장차가 여전하다. 행정구역 다툼이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져 모처럼 속도를 내고 있는 새만금 개발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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