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백두혈통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08/10 [06:45]

북한의 백두혈통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08/10 [06:45]

 

 

최근 북한에서 6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이다. 한때 숙청설이 나돌았던 김경희가 건재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다른 로열패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김정은에게 최고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 반면 가장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 2011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평양 금수산 궁전에서 오열하는 북한 당 간부들 앞에 공개됐다. 그리고 침통한 표정으로 안치 장소에 들어선 인물은 바로 김정은 위원장이었다.

상주이자 동시에 북한의 새 지도자가 된 김정은 위원장에게 모든 관심이 뜨거웠다. 그런데 당시 김 위원장 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인물이 있다. 김 위원장의 고모 김경희와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었다. 두 사람은 장례식에 공식 참석한 유일한 로열패밀리였다.

김정은 위원장 곁을 지킨 직계가족인 것이다. 특히 고모 김경희의 경우 장례식 이후 열린 중앙추도대회에서도 주석단에 함께 올라 자리를 지켰다. 그녀는 새 지도자를 향한 충성 맹세 행사에서도 지근거리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 역시 집권 초 고모 김경희를 김씨 일가의 어른으로 예우했다. 주요 국가 행사일마다 김경희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끔찍이 아낀 김경희의 후광이 필요했을 것이다.

북한 간부들은 김경희를 김정일 위원장하고 동급에 놓고 봤다. 김경희도 김정일 위원장의 후광과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에 의해서 거의 김정일 급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김정은과 김경희는 공개석상 마다 모자지간이라 할 만큼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이 공고화 될수록 김경희의 정치적 위상 또한 높아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13년 북한 로열패밀리에도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김경희와 함께 실세로 군림하던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반역죄로 처형된 것이다. 절대적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른바공포정치가 본격화 된 시점이었다. 남편이 처형된 이후 김경희 역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당시 김정은은 당정군의 최고 지휘를 차지함으로서 북한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된다. 김정은을 김정일의 후계자로 세웠던 김경희의 임무와 역할이 어느 정도 완료된 셈이다. 결국 김경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권력의 정점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그 뒤 올 2020125일 북한에서 열린 설 명절 공연에 김정은 부부와 김여정 사이에 검은 한복 차림 여성이 눈에 띄었다. 6년이 넘는 동안 종적을 감췄던 김경희였다. 북한의 주요 예술 단체 예술인들이 펼친 합동 공연에서 김경희는 공연 내내 건재함을 과시했다.

북한 당국과 김정은 위원장이 김경희를 재등장 시킨 것은 이른바 백두혈통 때문이다. 로열패밀리를 총동원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또 지난 201912월 김 위원장의 숙부인 김평일 주 체코 대사를 평양으로 불러들였다.

한편 지난 2011년 싱가폴 어느 공연장에서 포착된 김정은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은 비교적 자유분방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존재감은 거의 없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72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는 끔직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사망한 것이다. 마카오로 떠나기 위해 국제선 청사를 찾은 김정남이 직접 체크인 수속을 밟던 순간 여성 2명의 습격을 받는다. 도움을 요청하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모습을 감추고 있는 로열패밀리도 있다. 바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다. 201738일 아버지 김정남이 피살된 지 20여 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한솔은 피살을 주장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있다고 말한 김한솔은 그 뒤 현재까지도 행방을 감추고 있다.

김한솔은 2012년 핀란드의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삼촌 김정은 위원장을독재자라 칭했다. 비판적 의견도 숨기지 않던 모습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로 판단될 수 있다.

/정복규 (통일교육위원)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