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철마를 깨우라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09/11 [05:34]

잠자는 철마를 깨우라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09/11 [05:34]

 

 

지난해 초가을 동부전선 최북단 통일전망대와 고성, 설악산, 속초, 강릉 동해안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다. 통일전망대에 올라 새하얀 맑은 파도가 일렁이는 아름다운 해금강과 금강산이 눈앞에서 어른거렸는데, 내 나라 북녘 땅을 눈앞에 두고서도 오갈 수 없다는 비극에 한숨이 절로 났다. 개성과 어렵게 뚫린 경의선 철길도 막혀 버려 녹슨 철길은 철마를 애타게 부르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반세기만에 극적으로 열렸는데, 돌연 개성공단에서 채찍을 맞고 도라산 역에 주저앉은 철마는 긴 잠에 빠져 세월만 보내야 할 운명에 처해있다. 원치 않는 외세로 인해 세계유일의 남북 분단국이 된 조국의 슬픈 현실 앞에 비애를 느낄 뿐이다. 지난 DJ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과 전쟁 없는 상호 협력관계로 개성공단유치와 금강산관광으로 평화적인 통일을 앞당기자며 노무현 정권까지 이어왔는데, MB이 미국에서 민주주의 흡수통일론 발언으로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되어, 개성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체들을 도산위기에 빠지게 했는데, 결국에는 박근혜 정부는 군사작전을 하듯 철수를 하고 말았다. 개성공단은 개성 땅 3,000만평을 50년간 사용키로 북측과 임차계약을 하였다. 그 당시 88개 중소기업이 입주하여 노동자만도 50,000명으로 임금은 월 200만 불에 달한 중국인 임금 1/3 수준으로 가장 싼 임금이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밤낮을 모르고 가동하여 상당한 흑자를 내었다.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 희토류 등 그 가치평가는 4천조에 달하여 우리나라는 남북이 다 같이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남북 정상이 벌인 사업이었다. DJ와 만난 김정일은 ‘우리 보배를 같이 나눠 가집시다.’ 라고 말했다 하며 원래는 신의주 쪽에 공단을 유치하려 했는데, 김정일이 서울에서 가까운 개성공단이 비용도 덜 든다면서 군사시설을 철수하면서 까지 개성에 유치했다는 것이다. DJ는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위기와 서민의 고통과 악화되는 남북관계 등 3가지를 들며 10년 전의 시대로 전체 흐름이 역전되는 남북관계를 ‘역주행’을 하는 MB 정부를 강도 높게 책망한바 있다. 그리고 DJ는 지난 임기동안 ‘국민과 함께 민주화의 완성,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 외환위기 극복을 이뤄냈는데 MB 정부는 그런 성과를 총체적으로 무너뜨린 남북관계에서 실패한 부시 행정부의 답습을 하지 말 것에 일침을 놓았다. 또한 DJ는 강권정치와 역주행을 하는 MB정부를 상대로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펼 것을 야당과 시민사회세력을 규합하여 역주행 저지 투쟁을 해야 한다고 강력한 주장을 한바있다. 이에 맞서 그 당시 MB 정부와 보수우익은 잃어버린 좌파 10년을 책임지라며 김정일에게 굴욕적인 조공을 바치며 퍼주기를 하였다고 맹비난 하면서도 북의 핵실험 앞에서는 쥐 죽은 듯 소리도 못했다. 개성공단입주 기업체들이 한 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도산하여 입주업체가 망하고 말았다. 지난 박근혜 정부는 어떻게든 개성공단을 성공 시켜야 하는데도 북을 적대시하였다. 우리나라는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공급받아 세계 경쟁력을 키워, 14억 거대 시장인 중국과 동유럽에 물건을 팔아야만 살길이 트인다는 경제전문학자의 주장이다. 싫던 좋던 간에 남북관계는 인내하면서 한 발씩 서로 가까이 접근해가야 한다. ,북 외교는 쌍방 간 눈앞의 손익만 따질게 아니라 먼 안목으로 미래를 내다 보아야한다. 1905년 을사늑약 때 조선침략을 도모한 일본의 가쓰라와 필리핀을 손안에 넣으려는 미국의 태프트 밀약은 100년 앞을 내다보는 주도면밀한 비밀협약이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 미국의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은 무산으로 끝났고, 북쪽의 체제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자칫 핵폭탄 미사일로 남,북 간 전쟁이 난다면 우리나라 한반도는6.25보다 몇 갑절 무서운 전쟁에 휘말릴 수도 있어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미운오리새끼에게 미꾸리 한 마리 더 던져주는 것이 당장은 손해요 저자세일지는 몰라도 먼 장래를 위한 혜안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인내하며 이끌어 내야 한다. 지금 북한은 인구59.8%에 해당하는 1530만 명이 코로나로 인해 이동을 제한받아 극심한 식량난에 처해 있다고 UN사무총장(안토니우 구테흐스)의 보고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남,북이 공동대처해야 할 좋은 기회로 남,북 정상회담을 과감하게 시도 해 볼만도 하다. 이로 인해 개성공단 재개로 남,북 상호간의 공동이익 사업을 유도한다면, 북이 더 원할지도 모른다.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 불가침과 우리민족이 통일로 가는 초석이요 지름길이리라. 개성공단 가동 시 간식으로 북의 노동자에게 배부한 초코파이의 명성을 되살려야 한다. 예로부터 개성상인은 협동정신과 근면함과 철저한 신용을 잘 지켰기 때문에 어음과 *환간제(換簡制)가 발달하여 서울 상인과 쌍벽을 이뤘다고 한다. 핵보유국인 북한은 날로 심각한 식량난으로 몽골에게 손을 내밀 정도로 고립에 처하여 김정은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게 됐다. 이들의 처지를 빨리 읽어 대처하는 안목의 전략이 요구될 때다. 지난 MB, 박근혜 우익 보수 측에서는 북이 DJ 길들이기처럼 같은 술수에 넘어 간다며 저들의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북이 불안하게 되면 나라의 신용등급이 떨어져 외국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리 없고 투자한 것도 환수해 가버리면 닭 쫓던 개꼴이다. 전략적이든, 정략적이든 간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도라산 역에서 잠자던 철마가 잠깨어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힘찬 기적 소리를 내 지르며 평양과 신의주와 압록강 철교를 건너 중국본토를 맘대로 휘 젖고 다녀야 한다. 그리운 금강산도, 원산만의 금모래 빛 명사십리 바닷가 해당화 꽃향기와 청진, 나진을 지나 두만강 푸른 물에 뱃사공의 콧노래도 부르며, 동토의 러시아 땅 심장부를 달려 동유럽까지 횡단하는 날까지 쌍방 간 인내와 부단한 노력을  한다면 그 꿈은 언젠가는 이뤄지리라 본다. 조국통일이 오는 그날 아시아의 잠룡(潛龍) 코리아는 세계 속에 우뚝 서리라. 그 날이 올 때까지 지금의 고통과 수난을 인내 하며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북한과의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통일의 문이 열리고 우리나라는 자주적인 주권국가로 세계적으로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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