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신동 안유빈양은 이날‘범벅타령’, ‘토끼화상’, ‘구방물가’, ‘갖은방물가’를 비롯해 ‘변강수타령’, ‘국문뒤풀이’, ‘풍등가’, ‘금강산타령’, ‘담바귀타령’ 등 서울·경기 지역의 잡잡가를 선보였다.
안양은 7세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노경미 명창(사단법인 경기잡가 포럼 이사장)에게서 소리를 배웠다. 강원도 춘천에서 경기도 고양까지 먼 길을 오가면서도 힘들어하거나 투정을 부린 적이 없었다.
노경미 명창은 “긴 시간 이어지는 수업에 산만해지거나 짜증을 낼 법도 한데 수업 내내 정신을 집중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가 인상 깊었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안양은 소리를 시작한 지 2년 만인 2017년 제4회 대한민국 평화통일 국악 경연대회 초등부 금상, 2018년 제9회 안비취 대상 전국민요 경창대회 초등부 금상, 2019년 제8회 청주아리랑 전국 국악경연대회 초등부 대상 등 3년 연속으로 전국 규모 대회에서 큰 상을 받으며 주목받는 ‘국악 꿈나무’로 자리매김했다.
안양은 지난해 말 인사 아트홀에서 첫 번째 단독 공연을 열고 경기 12잡가를 완창하는 열정을 보였다. 경기 12잡가는 우리나라의 절경을 노래하는 ‘유산가’,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을 담은 ‘소춘향가’ 등 12곡으로 구성돼 있는데 완창하려면 꼬박 2시간 이상이 걸려 성인들도 완창에 도전하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안 양은 해설까지 포함해 3시간 넘는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한편 구한말 서울·경기 지역의 대표적인 성악 예술로 공예인, 상인, 기생들이 즐겨 불렀던 잡잡가는 잡가보다 수준이 한 등급 낮은 곡으로 취급돼‘잡잡가’라 불렸다. 그 후 잡가 중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2좌창 중 8잡가를 뺀 4잡가(‘달거리’, ‘십장가’, ‘방물가’, ‘출인가’)에 다른 곡들이 추가됐는데 현실에 대한 직설적인 표현과 남녀 간 사랑에 대해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등 민중의 삶을 대변하는 특징 덕분에 1960년대까지만 해도 널리 불렸다.
하지만 사설이 조잡하고 선율이 단순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배척되고 소외돼 그 이름처럼 세간에서 평가절하되면서 현재는 전문 소리꾼들에 의해서만 불릴 정도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인행 기자 <저작권자 ⓒ 새만금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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