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제5번 운명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3/06/30 [08:12]

베토벤의 제5번 운명

새만금일보 | 입력 : 2023/06/30 [08:12]

 

베토벤(1770-1827)은 독일에서 태어나 1778년 8세 때 처음으로 관중 앞에서 연주회를 가질 만큼 음악의 천재성을 보였다그러나 베토벤의 일생은 불우한 가정환경과 주변의 많은 악제로 인해 결코 행복한 삶이 아니었다베토벤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음악의 치명적인 청력상실이다그의 할아버지는 상당히 똑똑한 편에 들어 음악적 재능을 발휘해 궁중음악 감독의 자리에 까지 오르기도 했다베토벤의 아버지는 할아버지 덕분에 궁중의 테너가수로 겨우 연명했는데 알코올 중독과 건달에 불과 했다심지어 귀족에게 사기를 쳐 그 마을 사람들은 상종도 아니 할 정도로 아버지는 멸시를 받았다베토벤은 4세 때부터 술 취한 아버지로부터 매를 맞으며 억지로 음악을 시작했다그 때 어머니가 감싸 안은 덕에 감내 할 수 있었다고 했다그의 어머니는 16세 때 초혼을 하여 아이까지 낳은 과부였는데아버지와 재혼을 하였으나 그렇게 행복하지는 못하였고라인강이 범람하여 세 아들이 물속에 빠졌을 때 강물에 뛰어들어 구출하고서 어머니는 그만 폐렴으로 죽어간 불행한 여인이었다베토벤의 유일한 정신적인 지주였던 어머니가 사망하자 베토벤은 불시에 소년가장이 된다베토벤은 무책임한 아버지에 반하여 가족에 대해 끔찍한 애정과 책임감을 기지고 있었다그런데 그의 조카 ‘카를 판 베토벤’이 베토벤의 뒤통수를 치는 상처를 받았고동생이 먼저 세상을 떴는데 행동이 부실한 제수와의 5년 간 송사 끝에 조카의 양육권을 되찾았으며조카의 자살 소동에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하였다베토벤은 자기의 기구한 운명을 딛고 성공하겠다는 일념에 불탔는데다행히도 모차르트를 만나 음악공부를 하게 된다그러나 그는 불운하게도 20대 청년기 때부터 청력에 이상이 와 다시금 고통의 늪에 빠져 30대에 청력상실로 죽으려고 유서까지 작성한다그러나 그러한 모진 시련을 겪으면서도 오직 음악에 심취하여 드디어는 그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 교향곡 제5번 운명을 탄생시키고 만다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 그렇게도 엄청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아마도 이 곡을 시작하는 네 음절의 모티브(동기)가 어느 누가 들어도 귀에 쏙 들어올 만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빰빰빰빠~빰빰빰빠~’ 이 여덟 개의 음이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강렬하고 특유한 음색이다마치 베토벤이 온갖 고난의 늪에 빠졌다가 다시 소생하는 것처럼 영광스럽고 웅장한 대 자연의 합주곡이라고나 할까베토벤 사후 그의 비서 겸 제자인 ‘안톤 쉰들러’는 베토벤의 이 여덟 음의 동기를 두고 ‘운명은 이처럼 문을 두드리는데베토벤에게 운명은 늘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고그에게 그냥 얻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라고 말 했다사람에게는 가끔씩 운이 따르는데도 베토벤에게는 예외였다베토벤은 이 가혹한 운명에 결코 굴하지 않고 희망과 긍정으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일념에 불탔다운명은 베토벤의 신화의 주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 32세 때는 청력 상실로 사교생활과 특히 여성들과의 사회적 관계도 결혼도 어렵게 만들었다기구한 운명에 처한 베토벤은 청각상실에 대한 즉흥적인 반응으로 나온 첫 번째 작품은 교향곡 3번 영웅이었다이 작품으로 인해 클래식 음악의 세계는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베토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거의 초인적인 창작력은 이후 10년간 베토벤의 소위 영웅적인 작품들로 이어졌다학자들은 이 시기를 베토벤의 ‘영웅적 시기’라고 부르는데이 시기의 음악적 규모의 장대함은 물론곡 매무새의 아름다움과 기술적인 장인정신우주적인 개념들표현과 형식에 있어서의 급진적인 자유이 모든 것들은 베토벤의 자신과의 싸움 과정에서 쟁취한 것들이자 음악사의 새로운 길이기도 했다〈교향곡 5번〉을 시작하는 유명한 네 음절은 1악장을 듣는 내내 곡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등장한다.  4악장에 이르러 승리의 찬가가 만들어지게 된다. 4악장은 트롬본에 의해 선포되는 듯 한 우주의 새로운 질서는 C장조가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무게를 지고가장 높은 음역에서는 피콜로가장 낮은 음역에서는 콘트라바순까지 동원된다우리는 C장조의 도달과 함께 하이든이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에서 C장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떠올리면서 이 곡의 우주적인 스케일을 느끼게 된다베토벤은 소나타4번 ‘테레제를 위하여’란 곡을 만들 만큼 10여명의 귀족여인과의 교제를 하였으나 신분상과 청력상실로 인한 좌절로 독신으로 살았으며 유산은 하나뿐인 조카에게 물려주었다베토벤의 운명 5번을 나의 운명처럼 높은 선반에 올려놓고 한번쯤 감상해 봄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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