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할 줄 알면 시를 쓸 수 있다- 〚시꽃피다, 조선의 詩人의 詩 감상〛
짜장면
이영순
자장면이라 불러야 맛있을까 짜장면이라 불러야 맛있을까
추억은 가끔 까맣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아버지 월급날에 온 식구들이 중국집에 가곤 했다
가는 동안 내 얼굴엔 함박웃음 한가득 원형 탁자에 둘러앉으면 두 발은 절로 춤을 추고 짜장면을 기다리는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서툰 손짓으로 비비던 내 그릇을 말없이 가져다 비벼 주시던 아버지
짜장면은 그리움의 동굴
지금도 짜장면을 먹을 때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오늘은 짜장면 한 그릇 해야겠다
이영순 : 시꽃피다 회원
詩 감상
시는 서정을 통해 그리움을 불러내고 그 그리움을 삶의 모티브로 삼을 때가 있다. 어릴 때의 어떤 특별한 기억으로 나만의 신화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기기도, 서로 다른 것들과 함께 공존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짜장면의 남다름도 여기 있다. 짜장면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였다. ‘서툰 손짓으로 비비던 내 그릇을 말없이 가져가 비벼 주시던 아버지’ 예나 지금이나 부모들의 마음은 마른논에 물들어 가는 것과 자식 입에 맛있는 음식이 들어가는 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긴다. 창작 여정은 경험이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고 그것을 귀납하면서 시는 생명을 부여받는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도 그리움은 우리에게 마음의 휴식처가 된다. 바로 이 시가 그 범주의 예시가 된다.
조선의 시인
농민신문신춘문예 당선, 송순문학상, 신석정촛불문학상, 거제문학상, 안정복문학대상, 치유문학 대상, 시사불교신춘문예 당선 등 다수 시집 : 담양, 인향만리 죽향만리 등 9권 강의 : 광주 5.18교육관, 시꽃피다 전주, 담양문화원, 서울 등 시창작 강의 시창작교재 : 생명의 시 <저작권자 ⓒ 새만금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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