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불감'할 것인가
글쓴이 엄연권

날짜 17.10.26     조회 56

불감이란 ‘느끼지 못함’을 의미한다. 불감의 대상은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 국민들만 느끼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안전에 대한 불감이다. 안전 불감증이란 모든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위험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런 안전 불감증의 실태와 위험성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심각하다. 과거에 비해 과학 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하면서 생활은 편리해졌고, 치안은 강화되었다. 이런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사람들은 자신의 안전을 자신이 직접 의식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에 의존하는 동시에 어떠한 행동에 익숙해져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합쳐지면 사람들은 안전에 대해 ‘완전불감’하게 된다. 또한 한국사회의 분위기 역시 안전 불감에 크게 작용한다. 안전에 대한 의식이 뛰어나던 사람들도 안전 불감증을 가진 사람들이 유난 떤다며 따가운 눈초리와 압박을 가하기에 안전 불감증이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경험해본 필자의 사례를 언급해보고자 한다. 몇 달 전, 필자가 생활하던 기숙사에서 화재경보가 울렸었다. 화재 경보가 울리면 대피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 잘못 눌렀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만히 있었다. 또한 대피하는 사람들을 보며 “유난 떤다.”, “웬 호들갑이냐”라며, 그들을 비정상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였다. 이를 보며, 한국 사회의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그들의 행동이나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론과 사회적 분위기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은 전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은 항상 사건의 발생 이전이 아닌 이후에 마련되고 시행된다. 세월호 사건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발생한 철원 군부대 총격 사건, 개물림 사고까지 수많은 사고들이 안전 불감증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이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못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급급해서 해결책을 마련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문제 해결이 유일하다. 이러한 문제 접근은 어떠한 사고도 절대로 예방할 수 없다. 어떠한 사고도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다는 깨어있는 생각, 그리고 ‘그런 어떠한 사고조차 일어나지 않게 하는 국가 차원의 엄격한 정책과 매뉴얼이 안전 불감증으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전하고 싶다. 안전 불감증은 ’문제를 의식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식을 애써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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