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스포츠 교류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07/18 [00:50]

남북 스포츠 교류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07/18 [00:50]


문재인 정부가 스포츠를 통해 남북 간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 및 여당 대표들도 잇따라 남북 스포츠 교류를 제안하고 나섰다. 지난 6월 말 전라북도 무주에서 남한의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주최한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온 것이 계기였다.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남북 스포츠 교류의 활성화에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가장 큰 이벤트는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의 방한이었다. 스포츠는 정치색을 띠지 않고 남북 간 교류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남북 접촉이 가능한 분야다.
실제로 평창 올림픽은 가까운 장래에 남과 북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유일한 대형 행사다. 김정은은 이미 지난 2011년 신년사에서 '축구강국·체육강국'을 언급했다. 이후 각종 담화·사설을 통해 문화와 체육 부문을 강화해 '사회주의 문명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스포츠는 정치와 구분하여 교류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남북은 철저하게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여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평창 올림픽의 남북 단일팀 제안을 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스포츠 교류는 문화교류와 경제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
여러 분야의 교류가 이어지면 남북의 긴장도 완화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국교 정상화는 바로 핑퐁외교에서 시작됐다. 두 나라 국가대표 탁구팀 친선경기가 역할을 했다. 1971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중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대회가 끝나자 중국은 그 대회에 출전했던 미국 선수단(15명)을 베이징으로 초청, 친선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는 냉전의 상징이었던 두 나라가 우호적인 접근을 시작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해 미국의 헨리 키신저 대통령 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이 베이징을 극비리에 방문, 저우언라이 총리와 회담을 한다. 드디어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주석의 역사적인 회담 계획을 공동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1972년 닉슨이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세계의 역사의 큰 물줄기가 바뀌었다.
미`중 수교의 물꼬가 된 핑퐁외교는 스포츠를 통해 국가 간의 관계 개선이 이뤄진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미국의 농구 선수 로드먼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초청으로 몇 차례 북한을 방문, 친선 농구 경기를 가진 적이 있다. 평화를 만들어 온 스포츠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스포츠 교류는 남북화해 협력과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태권도가 미·중 관계 회복을 이끌어낸‘핑퐁외교’처럼 남북 화해와 협력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이 단일팀을 이뤄 참가하길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재현시켜야 한다. 남북선수단 동시 입장으로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물론 부정적인 견해도 많다.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는 말도 맞다. 실제로 정치적 환경이 마련되기 전에 스포츠 교류로 화해와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쉽지 않다.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화합은 매우 이상적이다. 정치적 환경이 무르익지 않으면 덧없이 끝나 버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핑퐁 외교 덕에 미·중 수교가 가능했던 것만은 아니다. 미·중 간 화해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핑퐁 외교가 가능했다. 먼저 스포츠에 정치를 능가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1991년 남북 단일 코리아 탁구팀 결성은 핑퐁 외교보다 더 뜨거웠다.
그러나 그 이후 26년이 지난 지금 남북한은 여전히 냉랭하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스포츠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도 많다. 스포츠는 평화의 선발대가 아니라 후발대라는 지적이다.
스포츠를 통해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려는 남한 정부의 노력이 제대로 결실을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방문이 당장 남북교류의 물꼬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정치적 해법’을 찾는 실마리가 될 수는 있다.
남북 스포츠 교류협력을 위해서는 정부 부처와 시민사회 단체 등으로 구성된 남북체육교류협력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야 한다. 남북 간 실질적인 공조 체제를 확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축구, 탁구 등 북한의 전략 종목과 교류하는 등 실현 가능성이 큰 분야부터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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