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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과연 전북의 인물인가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7/07/21 [00:27]

오래 전의 일이다. 지난 2000년 5월 전북 도내 모 일간 신문사는 < 20세기 전북 인물 50인 >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전북을 대표할 만한 인물을 선정하여 1999년 1년 동안 이 신문사의 지면에 연재했던 것을 새롭게 간추린 것이다.

이 신문사는 지난 세기의 인물을 되돌아봄으로써 100년 동안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상을 살펴본다는 취지에서 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20세기 전북의 인물 50인 선정 작업은 그리 쉽지 않았다는 것이 당시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선 인물에 대한 평가 자체가 조심스러운데다 기초 자료 또한 부실한 편이었다. 이에 따라 50인의 3-4 배수에 해당하는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각계 각층의 권위 있는 인사로 자문위원을 구성, 여기에서 최종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당초 < 20세기를 빛낸 전북 인물 100인 >을 구상했으나 심한 인물의 빈곤과 연재의 장기화 등을 고려, 50인으로 축소했다. 또한 업적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빛낸”이란 말을 빼기로 했다. 대상은 1901-1999년 사이에 < 전북에서 출생 또는 사망했거나 > < 전북에서 주로 활동했거나 > < 전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인물 >을 중심으로 했다.

여기에는 정치 지도자 뿐 아니라 경제, 사회, 종교, 학계, 예술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거나 전북의 현재 및 미래에 감동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을 중심으로 선발키로 했다. 이러한 기준에 의해 기초 자료를 다양하게 수집했다.

이들 총 1백60여 명 중 유력 인물로 분류한 50인을 잠정적으로 선정, 자문위원회에 넘겼다. 한편 자문위원들은 당시 내로라하는 저명인사들이 대부분이었다. 2명의 대학 총장을 비롯 예총 회장, 3명의 교수, 언론사 상무, 시민연합 의장, 정무부지사 등이 주축을 이룬 것이다.

자문위원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왜 꼭 50인이어야 하는 문제 부터 제기했다.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 초에 사망한 경우 활동 무대가 19세기이기 때문에 20세기 인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처럼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친 후에 비로소 < 20세기 전북 인물 50인 >이 빛을 보게 된다. 이 책에는 정치(김성수, 나용균, 백관수, 윤제술, 이철승, 함태영), 애국항쟁(김인전, 박준승, 백정기, 이석용, 임병찬), 사회-법조(김병로, 김홍섭, 설대위, 이영춘, 최대교, 한승헌), 종교(강일순, 박연세, 박중빈, 박한영, 백용성), 경제-산업(고판남, 김연수, 신용욱, 임대홍), 학문(고형곤, 김상기, 김상협, 박춘호, 백남운, 정인승), 문학(고은, 김환태, 서정주, 신석정, 이병기, 채만식), 예술(김소희, 송성용, 신쾌동, 정정열, 황욱), 언론(박권상, 이규태), 여성(이길녀, 임영신), 체육-바둑(박주봉, 이창호, 전병관) 등 11개 분야 50인이 등장한다.

당시 시사저널이 미디어 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시사저널은 전북 지역의 언론인, 정치인, 법조인, 행정관료, 기업인 등 6개 분야 전문가 그룹 500 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 누가 지역을 움직이는가 >라는 시리즈 기획으로 이어진 당시 여론 조사는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등 전국 각 지역에서 실시됐다. 그 뒤 여론 조사 결과가 차례로 공개되면서 시끄러워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역 여론 조사 방법의 신뢰도와 타당성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론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500인은 누가 어떤 기준에 의하여 선정했는지 궁금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각 분야의 인명록 등 명부에서 임의 추출했다면 이것은 명확한 잣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사저널이 처음부터 특정 인물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 영향력 있는 인물이나 단체 >를 선정하는 일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현직 언론사나 현직 정치인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 20세기 전북 인물 50인 >이란 책의 인물 선정 경위에도 이와 비슷한 대목이 나온다.“자문위원들은 현재 생존해 활동하고 있는 인물, 특히 정치인에 대한 선정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관 뚜껑을 닫기 전까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여전히 < 누가 과연 전북을 움직이는가 > < 누가 과연 전북의 인물인가 > 관심이 가는 질문이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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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21 [00:27]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