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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등지는 전북인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7/08/13 [18:27]

전북에 거주하는 청년 10명 중 4명은 고향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발전연구원이 지난 4월 전북에 거주 중인 청년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남성 응답자의 39%(여성 45%)가 타 지방 이주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향을 등져야 할 이유로는 전체의 48%가 취업과 고용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교육(18%), 여가문화(17%), 주거(5%), 육아(2%), 물가(1%) 등의 순이었다. 전북의 청년층은 현재 받고 있는 급여 조건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연봉 희망액을 조사한 결과 남성들은 현재 연봉보다 800만원가량 많은 3380여만원을 희망했다. 여성들은 1000만원 이상 많은 3240여만원을 원했다. 취업과 고용 분야 만족도도 낮았다. 만족도 분석에서 5점 만점에 남성은 2.35점, 여성은 2.37점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남녀 모두 고용 안정성을 비롯해 근무 환경과 근로소득 등을 구직 활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년 전북을 등지는 청년은 6000여명에 달한다고 전북발전연구원은 밝혔다.

노동력이 왕성한 20대 청년들이 한 해에 수천여 명씩 전북을 떠나고 있다. 지역 내 질 좋은 일자리와 교육 기회가 부족하다보니 매년 적지 않은 청년층과 구직 활동 연령대인 2030대가 고향을 등지고 있다. 전출 인원이 전입 인원보다 훨씬 많다.

고향을 등지는 이유는 대부분 일자리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은 대기업 취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북에는 대기업이 절대 부족하다. 99%가 중소기업이다. 전북대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청년들의 취업 선호도는 대기업이 32.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 공무원 29.2%, 전문직 15.9% 등 순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의 경우 20대 인구가 전남에 이어 7천여 명이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대기업이나 공장 등 일자리가 거의 없는 전북 도내 청년층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지는 현상은 당연하다.

전북 지역 업체의 낮은 임금도 문제다. 전북 지역 평균 임금은 224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네 번째로 낮다. 그리고 영세한 제조업과 단순노무직과 서비스·판매업이 많다. 이런 와중에 수도권 규제 완화도 문제다. 기업들이 밀집한 수도권은 청년층 유입이 날로 늘어난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반면 전북지역은 청년층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나마 고향에 남아있는 청년층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 공시취준생 >이 가장 많다.

전북 지역 < 공시족 >은 2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공을 살리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안정적인 공무원에 매달리는 경향이 높다. 전북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실업청년이 너무 많다.

전북 지역은 결혼과 출산도 동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직장을 잡지 못하다보니 자연스레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게 된다. 이는 곧바로 출산율 하락과 이어지면서 인구감소라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전북은 다른 시도에 비해 고령화도 가파른 지역이다.

청년층 이탈이 심화되면서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북 지역 청년 인구는 약 50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26.3%이며, 전국 인구대비 0.9%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농촌 지역은 청년을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다. 도내 8개 시군의 농어촌 지역의 청년 인구는 고작 7만 294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55년 전북 인구는 212만 명을 넘기며 보릿고개를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180만 명 선이 무너진 지 오래다. 무려 40만 명 가까이 줄었다. 급격한 산업화에 소외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전북을 떠난 것이다. 수도권과 영남 지역으로 터전을 대거 옮긴 것이다.

전북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전북 도민은 패배주의적 성향도 강해졌다. 전북은 끊임없이 독자권역 시도를 했다. 호남 내 또 다른 소외와 차별 때문이다. 정부의 각종 정책과 예산 편성에서‘호남 몫’은 항상 광주·전남에 치우쳤다. 각종 중앙 행정·특별 기관의 광주 전남 예속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2% 경제 전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자치단체장들은 물론 지역 정치권까지 나서서‘기업을 유치하겠다’‘돌아오는 전북을 실천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쏟아냈다. 그러나 결과는 거의 없었다.

전라북도와 일선 지자체들은 민선 6기 들어서도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인구 늘리기 등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큰소리 쳤다. 그러나 결국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실업청년들의 고향 이탈 현상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이 실패하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청년 정책 전담부서 신설과 청년 정책 포럼 구성 등이 아니다. 정책보다는 실질적으로 기업 유치와 연계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최적의 해법이다. 관행적이고 상징적인 정책보다는 실행력을 담보한 대책이 중요하다.

청년실업 구제를 위한 특단의 고용 정책이 절실하다. 전북의 고용 흡수력을 측정하는 취업계수는 매년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25~29세 취업자 수 감소세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가까운 미래의 전북 경제와 발전이 담보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전북에서 미래를 찾기 힘들어 수도권 등 타 시도로 떠나는 청년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말로만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떠들어서는 안 된다. 청년실업 해소에 제대로 된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 고향을 등지는 젊은층, 과연 대책은 없는가. 청년이 떠나는 전북, 이대로는 안 된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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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13 [18:27]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