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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인의 정체성을 찾아라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7/08/28 [06:38]
 

전북인의 정체성은 과연 어떤 것인가. 이 문제는 지금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먼저 잘 알아야 한다. 전북인의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전북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정체(正體)란 사물이나 사람이 본디 지니고 있는 형상이다. 사물이나 사람이 마땅히 지니고 있어야 할 참된 면모나 형상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에 한정되어 쓰일 경우는 그 사람의 신분, 성격, 특성 등을 가리킨다.

본체(本體), 본성(本性), 본색(本色), 본모습(本모습)이라고도 한다. 본체(本體)는 사물의 실제 모습, 본성(本性)은 사람이 본래 가지고 태어난 성질, 본색(本色)은 본디의 바탕이나 정체, 본모습(本모습)은 본디 모습을 말한다.

< 그 사건 이후로 그는 이 동네에서 정체를 감추었다 > < 석가는 인생을 채우는 고통의 정체와 해탈의 방법을 깨달은 분이다 > < 누구나 자신의 정체에 충실해야 한다 > 등으로 쓰일 수 있다. 그리고 정체성(正體性)이란 어떤 존재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을 말한다.

과거에 전북인의 정체성을 놓고 심각하게 파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1979년 1월에 발간된 월간 문예지‘문학사상(文學思想’신년호가 발단이 됐다. 이 책에 소설가 오영수(吳永壽)가 쓴 단편소설‘특질고(特質考)’가 발표 됐다. 내용을 보면 전라도 사람들을 멋대로 비하하여 표현했다.

저속한 표현으로 마구 욕을 했다. 마치 자유당 말기에 크게 물의를 일으켰던 월간‘야화(野話)’의 소위‘하와이 시비’보다 더하는 마구잡이식으로 전라도 사람들에게 욕설을 마구 퍼부었다.‘야화’의 발행인 최독견(崔獨鵑)과 집필자 조영암(趙靈巖)은 서울의 불교전문(현 동국대학) 출신으로 시인 행세를 한 사람이다. 이들은 모두 구속 기소되어 실형 선고를 받은바 있다.

오영수‘특질고’의 내용을 간추려 보면 ″전라도 사람들은 간사하다. 표리가 부동하고 신의가 없다. 입 속의 것을 옮겨줄 듯 사귀다가도 헤어질 때는 배신을 한다. 간사하고 자기위주이며, 욕이 어느 도보다도 월등하게 풍부하고 다양하고 지능적이다.″등등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않고 멋대로 표현했다.

이에 발끈한 전북과 전남에서는 ″문학이라는 이름을 빌어 지역감정, 나아가서는 민족의 분열을 획책하는 불순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고 일제히 규탄했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서도 연일 특집보도를 냈다. 그 해 1월 22일, 재경 호남 출신 문인들은‘문학사상’지에 집필 거부를 결의하고 나섰다.

1월 29일에는 국제펜클럽 한국위원회(위원장 모윤숙)에서 작가 오영수를 제명처분 했다. 이어 1월 30일에는 필자 오영수 스스로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늙고 병들어 사리분별 없이 쓰여 진 불초 소생의 글이 전라도민을 위시하여 각도 저명인사와 문단 동호인들에게 누를 끼친데 대해 거듭 사과 말씀을 올린다.″고 하면서 ″만일에 여러분들의 손상된 마음과 명예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붓을 꺾고 대죄(待罪) 근신하겠다.″고 했다.

또한 1월 31일에는 문학사상의 사장 이휘영(李徽寧), 주간 이어령(李御寧)의 공동명의로 오영수의‘특질고’가 ″호남도민의 명예를 손상시킨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리고‘문학사상’은 자진해서 3개월간 휴간했다.

작가 오영수는 1914년 경남 울주에서 출생했으며 1939년 일본에 유학, 일본예술학원을 졸업했다. 교편생활을 하다가 1949년‘남이와 엿장수’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입선했다. 1955년 월간‘현대문학’의 창간에 참여 편집부장이 됐다. 아세아 자유문학상과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다.

‘머루’‘갯마을’‘명암(明暗)’‘메아리’‘잃어버린 도원’`은냇골 이야기’등 150여 편의 단편소설을 남겼다. 그는 특질고 사건이 터진 1979년 그 해 가을 65세로 세상을 떠났다. 역사와 사회의 아픔을 외면하고 소박하고 향토성 짙은 글을 썼다.

사실 '특질고' 는 호남의 풍류 등 좋은 측면도 서술했다. 호남 외에 지방별 특색을 모두 다뤘다. 서울 사람들을 "물찬 제비, 그러나 비단치마 속의 넝마" 라고 하는 등 영남, 강원, 충청 등도 차례로 언급했다.

과거 어떤 잡지에서 지역별 촌평을 한 적이 있다. 경상도민과 전라도민의 행태와 사고방식을 비교한 글이다. 경북도민의 사고와 행태는 긍정적이면서 적극적이고, 경남도민은 긍정적이나 소극적이다. 전남도민은 부정적이며, 적극적인 반면 전북도민은 부정적이며,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전북인의 사고의 틀이나 행태가 일정 부분 맞는다는 평이 있다.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때 전북은 강원도에 밀려 후보지를 놓쳤다. 당시 일각에서는 전북인의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속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도민들 같으면 양상이 달라졌을 거라는 말도 나왔다. 절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았을 거라는 말이다.

일부 전북도민들의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속성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제 생각의 틀을 바꾸어져야 한다. 진취적이고, 낙천적이며, 도전적이어야 한다. 순박함을 함께 가진 따뜻한 인간정신의 정체성도 키워야 한다.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지혜가 필요하다. 도전정신과 높은 이상 그리고 개혁정신이 절실하다. 자랑해야 할 전북정신도 기억해야 한다. 첫째, 호국정신이다. 동학농민운동은 전북인의 호국정신에서 나왔다. 둘째, 장인정신이다. 한지와 합죽선(부채)은 전북인의 혼이 살아 있는 전북정신이다. 셋째, 풍류정신이다. 전북인의 멋(선비)과 맛(음식)과 소리(판소리‧민요)는 전북인의 맥박이며 더불어 사는 정신이다.

남을 끌어내려야만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니다. 침체와 현상 유지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오랜 타성과 관행에 젖어 진취성과 통합성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사고의 전환 없이 변화를 불러올 수 없다. 변화와 혁신에 전북의 운명과 미래가 달려 있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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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28 [06:38]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