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 1번지 목포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09/15 [08:56]

남도여행 1번지 목포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09/15 [08:56]

한낮이면 여름 같은 따가운 햇살이 내리 쬐이지만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나보다. 간밤에는 가을을 재촉하는 갈비가 촉촉이 내려, 엊그제 뿌린 텃밭의 어린 무 싹이 파릇파릇 쑥쑥 돋아나고 고요한 밤이면 귀뚜리 울음소리가 내 침실을 더욱 가깝게 파고든다. 이맘때면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가을이란 계절이 나를 손짓한다. 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 무작정 남도 길을 달렸다. 고속도로에는 어쩌다가 짐을 잔뜩 실은 화물차와 승용차가 뜸뜸히 오갈 뿐, 매우 한산하다.
목포는 이 백리 먼 남도길이지만, 한 시간 남짓에 도착하다니! 현대판 축지법으로 잠간동안에 갈 수 있다는 자동차라는 문명의 이기(利器) 앞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주평야를 휘감고 도는 영산강의 안개도 서서히 벗겨지면서 기온이 차츰 오르기 시작했다. 목포 유달산 노적봉 밑에 주차를 하고서 이충무공 동상 앞에 섰다. 1592년 4월, 16만 대군을 몰고 온 왜군은 7년 간 온 나라를 초토화 시킨 임진왜란의 적선을 무찔러 풍전등화격인 나라를 구한 만고충신 이충무공은 ‘약무호남(若無湖南)시무국가(是無國家)’만약에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가 있을 수 없다. 라는 말씀을 생각하며 유달산 정상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산 중턱에 오포(午砲)가 설치되었다.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를 내 어릴 적 오포(午砲)소리라고 불렀는데, 오포가 사이렌소리가 아니라는 걸 유달산 오포를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병풍처럼 길게 늘어선 고하도와 신안군도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와 가히 별유천지다. 
애환이 서린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 유달산 골짜기를 타고서 청아하게 흘러나온다.
목포를 삼국 시대에는 백제의 물아혜(勿阿兮)군, 신라 때에는 무주(武州)에 속했다는데, 목포항은 중국으로 가는 뱃길로 고대로부터 영산강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 나주에 이르는 교역로와 군사기지로도 중요한 곳이다. 왕건과 견훤이 목포와 연이어 있는 남도 최대의 무역도시인 나주포를 두고 서로 다투었는데 송도상인과 교역이 활발했던 나주 상인들이 왕건 쪽으로 기우는 통에 후백제 견훤왕은 포기를 하고 완산주(전주)로 수도를 옮겼다. 이후 조선 시대에 목포는 세종21년 1439년에는 목포 수군 만호진을 별개로 설치하여 인근 연안의 12개 도서를 관리하게 했다.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 후 군선 재정비와 군량미 확보를 위해 목포와 고하도 앞에 수군 진을 설치하여 108일 간 머무르기도 했다한다.
목포가 개항한 것은 1897년 10월 1일로 인천보다는 15년 뒤졌지만, 부산과 인천 다음으로  개항함으로써 무안군은 1906년 무안부로 승격되었다. 곡창지대인 호남의 쌀을 집결, 유통하기 위해 일본은 목포 개항에 눈독을 들였는데, 개항이 되자 일본인들의 정착지로 항구가 바로 앞에 있는 현재의 유달동 일대로, 국권침탈 전에는 일본 영사관이 유달동 인근에 있어 이 건물은 목포 문화원으로 사용되었다. 일본인들은 목포 근처의 영산포 주변 논밭을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일본인들은 본국의 논밭 가격의 1할 정도로 싼값에 땅 매입을 위해 서로 다투었다 한다. 목포항 개항의 주목적은 호남 쌀을 집산하여 쌀을 수탈해 가기 위함이었다. 목포 개항 이후 국내 쌀값은 여섯 냥 하던 것이 1898년에는 14냥으로 뛰었다고 한다. 완도를 통해 이어진 뱃길은 목포를 경유하게 되어 목포-제주 사이를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정기선이 생겨나 1921년 설립된 순항선조합의 선박을 비롯해 인천, 부산, 여수를 오가던 배들은 목포를 중간 기착지로 삼은 주요항구다. 손인호의 노래처럼 비 내리는 호남선 철도가 1914년 개통되었으며, 목포항의 기능을 곡물 수탈본거지로 일제는 1920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설치했는데 이 건물이 지금까지 남아 목포근대역사관으로 개관하여 그 당시의 역사를 한 눈으로 볼 수가 있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목포의 명소인 삼학도는 1940년에 연륙하면서 68년부터 73년까지 추진된 간척공사로 육지로 변했다.
삼학도는 크게 대·중·소 삼학도로 구분되며 2000년부터 복원사업을 하여 6년 만에 소 삼학도를 원형에 가깝게 물길을 내어 복원하여 수목장 1호로 그가 묻혀있는 이난영 공원과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과 어린이바다과학관이 들어서 명물이 되고 있다. 목포는 유달산권,삼학도권,고하도권,갓바위권 4개의 관광지로 나뉘는데 갓바위권에는 문화예술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남농기념관,목포자연사박물관 등 볼만한 곳이 즐비하다. 목포역을 기점으로 주,야간 시티투어로 10여 군데의 명소를 돌아볼 수가 있다. 목포의 오미(五味)로 민어회,갈치,홍어,꽃게,세발낙지가 유명한데 북항 회센터에 가면 싱싱한 생선회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으며, 아름다운 목포대교 밑으로 기우는 해를 보며 서해낙조에 ‘목포는 항구다’를 흥얼대는 고즈넉한 낭만의 가을 여행으로 남도여행의 1번지 목포여행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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