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라는 병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12/07 [17:02]

고독이라는 병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12/07 [17:02]



19세기 덴마크의 실존주의 철학자*키에르케고르(1813-1885)는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했다. 현대인에게 가속도로 늘어나는 병이 무어냐? 고 물으면 암보다도 더 빨리 확산되는 '희망을 잃어버린 절망에서 오는 고독이라는 병'이다. 고독(孤獨)은 수많은 군중 가운데 홀로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사람의 정을 애타게도 그리워하다가 인정의 결핍증으로 홀로 죽어가는 새로운 병이다. 화려한 은막에서 한 때 활약했던 배우 이미지(58)씨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2주 전에 고독사 하였는데 뒤늦게 발견되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도 50대 남성역시 여러 날 전에 홀로 숨졌다. 이와 같이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거나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가족제에서 소가족으로, 소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부부중심에서 개인적인 이기주의가 팽배하여 이혼이 급증하여 1인 가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가족이나 이웃과의 단절과 경제적인 궁핍 등이 주원인이다. 최근에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고령의 독거노인보다 50대 중장년 젊은 남성층으로 확산 된다는 게 문제다. 통계에 의하면 2013년 1천66명이 연고 없이 사망했으며 이듬해 100명 가까이 늘어났다. 2016년에는 1천49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금년 6월에 이미 지난해의 65%인 970명으로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한국노인상담 센터장 이호선 박사는 고독사 증가 원인으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공동체적인 가정과 사회적인 관계망에서 홀로 떨어져 응집력이 사라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와 가족과의 만나는 횟수와 그 폭이 점점 좁아지기 마련이다.

현대인에게 정신질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물질 우선주의를 지향하는 새로운 선진국형 병이라고 분석하고 싶다. 우울증이 와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에도 도움 받을 사람이 있다고 답한 20대는 89.1%로 전 연령대 가운데 높은 반면, 40~5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줄기 시작해 60세 이상의 경우는 75.6%까지 떨어진다. 문명의 이기인 싸늘한 기계를 상대로 홀로살기에 편리함 때문에 소중한 가족이라는 개념이 파괴되는 데서부터 이 같은 비극이 싹튼다고 보겠다. 타인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거의 없는 2.4명으로 감소했다.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경우 역시 도움 받을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가 84.7%인데 비해 50대는 74.8%로 낮아 성별로 볼 때 남성이 압도적이다.

서울시 인구 통계에 따르면 같은 시기 50대 인구는 159만3천805명으로 30대(176만3천451명), 40대(173만8천953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그러나 고독사 발생 건수는 30대보다 50대가 두 배 이상 많고, 20대(145만9천843명)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사회구조적으로 병적인 현상이다. 50대 중년 남성이 새로운 고독사 위험집단으로 부상하는 이유로는 조기 퇴직, 이혼 및 건강상의 문제로 사회경제적인 변화에 더 쉽게 노출 되어 심리적 좌절과 사회 적응의 어려움이 주원인이다. 독거 중장년층의 경우,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맘 문을 닫고서 폐쇄된 정신과 치료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등산모임을 여는 등 자발적으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차선책인데, 그것도 지속성이 떨어진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독사가 시작된 일본은 다양한 지원방안 및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작년 일본에서 발생한 고독사는 1만7천433건으로 전체 사망자 수의 3.5%에 해당한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일본의 고독사의 수는 공식 발표보다 훨씬 더 많은 연간 3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 했다. 일본의 경우, 복지담당 공무원 외에도 집배원, 가스 검침원 등이 고독사가 우려되는 사람을 신고하게 하며, 관련 상담 창구 등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독사 예방 대책으로 서울 양천구는 지난 3월 50대 독거 남성을 지원하는 *나비男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정기적인 안전 확인과 정서적 지원을 하는 노인 돌봄 기본서비스와 무연고 독거노인이 사망한 경우 생활 관리사가 상주가 되는 무연고 독거노인 장례지원서비스 등이 있다.

한참 일해야 할 50대가 고독사 한다는 것은 국가적인 큰 손실이며 재난이다. 그 대책으로 2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첫째는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 인문학적 소양을 어려서부터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주지시키고 공동체와 함께하는 서로 돕는 봉사정신 교육이 요구된다. 두 번째로는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국가시책으로 시스템을 바로 세워 중장년의 직업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본다. 4-5정이란 잘못된 유행어가 사라지도록 국가는 사회구조를 혁신하여 청,장년에게 희망을 주는 살맛나는 세상분위기를 기초부터 튼튼하게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도 행운이지만, 그러나 인생은 누구나 한번은 가기 마련으로 죽을 때 잘 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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