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停年)과 은퇴(隱退)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12/21 [16:50]

정년(停年)과 은퇴(隱退)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12/21 [16:50]


어느 기독교단체에서 은퇴식이 있었다. 수십 년간, 아니 한평생 이름도, 빛도 없이 황금 같은 주일이면 시간을 바치고 헌금을 바쳐가며 보수 한 푼 안 받은 70된 은발의 노인이 중직에서 물러나 은퇴라는 이름으로 달랑 패 하나가 다였다.
공평한 하느님이라 했는데 상급도 급수를 따지는지 다른 자에게는 금 닷 돈을 주면서 말이다. 기념패에 금 반 돈은 고사하고 하다못해 수고 했다는 의미로 운동화 한 짝이라도 가벼운 선물을 겸했으면 좋았으련만... 이 광경을 볼 때 나이 먹어 안방영감으로 내모는 토사구팽 격으로 인간적인 이율배반의 배신감이 들었다. 서울의 어느 대형교회 목사는 은퇴 금으로 200억 원을 받고 호화로운 집과 매월 두둑한 생활비와 외제 고급자동차 등 하느님을 능가하는 VIP 대우를 받고 있다. 종교계의 지도자들은 말로는 애국! 애국하면서 높은 급료를 받으면서도 국가에 소득세 한 푼 안내는 성직(聖職)으로 통한다. 어느 날 이들이 죽어 천국 문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평소에 이름 없는 이들은 다 호출을 하여 천국 문에 들여보내는데, 목사들은 부르지 않아 항의하니 ‘당신들은 월급을 받았고 저들은 무보수로 봉사한 이유요’ 하더라는 것이다. 사랑을 앞세운 기독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화려한 은막에서 은퇴를 한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50여 억 원을 쾌척하여 어둠을 밝히는 숨은 선행은 이 같은 연말에 춥고 배고픈 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이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다.
정년의 정의는 직장에서 퇴직하도록 퇴직나이를 정하는 것이 정년이고, 은퇴는 나이에 관계없이 맡은바 직책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 한가롭게 쉬게 하는 것이 은퇴다.
그런데 정년과 은퇴를 자칫 혼동하기가 쉽다. 보통 우리나라 공직은 60세를 정년으로 하고 있다. 교육공무원의 정년은 65세로 좋은 조건이지만 뒤에서 기다리는 대기자 때문에 앞서 퇴직금을 주어 명예퇴직을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직종에서는 언제부턴가 4-5정이란 말이 유행어처럼 나돌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에 직장에서 물러나게 하는 퇴직이라기보다 은퇴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젊은 은퇴족 들은 가장으로써 가족을 부양해야 할 책무가 있는데도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로 세상 살기가 막막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들 일부는 마지못해 귀농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말이 귀농이지 농토도 없고 사업자금도 없는 도시민이 하루아침에 농민으로 정착 한다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식량이 부족했던 지난날에 비하면 농촌도 그런대로 살만 하다. 그런데 창고마다 미국산 수입쌀이 가득 가득 쌓여 넘쳐나 저장비용 부담까지 농민에게 떠넘기는 정부는, 쌀 생산 감축정책이란 궁여지책으로 내년부터 단위당 생산량이 적게 나는 품종을 농민에게 반강제로 재배케 하는 농민 죽이기 정책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묻고 싶다. 농촌 일손부족과 노령화 로 농촌이 무너지면, 식량무기화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농정관리부터 쇄신대상이다. 혁신, 개혁, 적폐청산을 내건 문재인 정부는 농촌문제와 새로운 농업정책이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고, 농업의 4차 산업 운운 하지만 오히려 위축이 들어 모처럼 살아 보겠다고 결심한 귀농, 귀촌한 은퇴족 들을 두 번 울려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웃 일본만 하여도 직장에 가 일을 하다가 회사가 도산을 한다거나 이직을 할 때 국가에서 책임을 지고 복직하도록 주선하여 주니 평생 안정된 직장인으로 충성을 하며 일할 수 있는 좋은 제도가 있다는데, 왜 우리나라는 그런 제도를 본받지 못하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중진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섰다며 자랑만 늘어놓아 실속 없는 허풍산이 국가다.
노인복지 역시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원 씩 노령연금을 준다면서 그 약속도 제대로 못 지키는 정부를 누가 신뢰를 하겠는가. 빈익빈 부익부란 양극화가 도시만이 아닌 농촌에도 땅 투기로 소수 인에게 몰려, 노는 땅과 빈집이 늘어나는데도 경작을 못하는 은퇴족 들이 발을 못 붙여 더 이상 살 곳이 없어 젊은 일꾼들이 호주로 이민을 떠나겠다는 말에 슬픔에 앞서 개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가는 최소한 일정기간 최저임금이라도 보장해 정착 할 수 있는 농업인을 양성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 창출이 저절로 될 것이며, 공해에 찌든 도시를 떠나 자연과 더불어 농촌에 정착하겠다는 은퇴족 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제 농업도 땅만 잘 파는 시대가 아니라 농업기술을 요하고 있다. 좋은 제도와 기술교육으로 젊은 농촌을 만들어 미래의 식량무기화 대처는 물론 정년과 은퇴 없는 생명농업으로 일거양득을 꾀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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