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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라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1/18 [06:13]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입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올 6·13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하기 위한 정치권의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회도 비례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 중이다.

각 지역구의 1위 득표자가 당선되는 현행 소선거구제하에서는 정당 지지율과 의석 점유율이 달라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25.54%에 그쳤지만 국회의원 의석비중은 41.0%(123석)에 이르렀다. 19대 국회에서도 새누리당의 정당 득표율은 42.80%에 불과했으나 152석을 차지하며 50.7%의 의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대안은 지역구의 선거 결과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조정하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지역구 당선인 숫자가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정당은 부족한 숫자만큼 비례대표 의원을 뽑아 전체 지지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이 더 유리해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면 현재 5.4 대 1인 지역구 대 비례대표의 의석 비율을 좁혀야만 한다. 하지만 비례대표 증가분만큼 지역구 숫자를 축소하는 방안의 경우 각 지역구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의원정수를 늘리는 방안은 국민의 반발이 우려된다. 1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도 비례성 강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서는 선결 과제가 있다. 현행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따른 당원의 공천권 행사로 정당 공천의 민주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 정당 공천이 소수 실력자에 의해 이뤄진다면 정치가 퇴행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정당 공천권은 마땅히 정당의 주인인 당원이 행사해야 한다. 선거권 행사의 주체가 유권자이듯 공천권 행사의 주체도 당원이 되는 것이 순리다. 독일은 당원에 의한 공천을 법률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는 독일과 달리 진성당원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를 탓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다.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화를 통해 진성당원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당의 세포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정당의 부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04년 3월 정당법을 개정하면서 지구당을‘돈 먹는 하마’로 지목해 폐지했다.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가 된 이유는 정당의 실력자들이 당원을 들러리로 활용하려 했기 때문이다. 당원이 정당의 주인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당정치 활성화의 원천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이 전국 단위의 정당 득표율에 맞는 의석을 공평하게 나누어 갖게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소선거구제인 지역구에서 승리한 후보자의 수만 많으면 전국적인 정당 득표율이 낮더라도 의회 의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불합리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할 경우에 장점이 많다. 지역구 선거에서 어느 당이 정당 지지율에 비하여 지나치게 많은 의석을 얻은 경우에는 당선된 지역구 의원을 탈락시킬 수는 없다. 결국 비율을 맞추기 위하여 부득이 전체 국회의원 의석수가 늘어나게 될 수도 있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검토도 필요하다. 이는 전국을 6개 단위로 나누어 그곳에서의 각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의 의석수를 조정하는 것이다. 영호남 모두 광역의회에서 일당독재에 가까운 싹쓸이를 하고 있다. 이는 국민들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정치제도, 선거제도의 개혁이 이루어지면 국민의 뜻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정당이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선거연령의 하향도 절실하다. 실질적인 1표1가(one vote one value)원칙 실현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의 지역구(253석) 대 비례대표(47석)의 비율을 5:5로 고쳐나가야 한다. 이를 통하여 개별 직능 대표자와 소수자의 목소리까지 국정에 반영하기 위한 방안이 반드시 강구되어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정하기 때문에 사표 심리가 없어진다. 그리고 다양한 당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다당제가 되어서 연합정부를 이루게 되면 권력 독점은 사라진다. 정당들은 정당 가입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 제1 야당이라는 안일한 태도에 대한 불신 또한 사라질 것이다. 인물 중심이 아닌 정당 정책으로 선거를 한다면 선거문화와 정치문화가 크게 바뀔 것이다.

앞으로의 정당 정치는 비례대표 선거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이루어야한다. 지역구 선거에서 올라온 국회의원들은 국가 전체의 관심사보다는 자기 지역 챙기는 것에 더욱 우선한다. 국가적 의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다.

정당정책을 홍보하는 선거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홍보비가 필요하지 않다. 인물 중심형 선거에는 경쟁적 선거홍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반면 정당정책형 선거에는 정당이 추구하는 노선을 매체에서 늘 접한다. 필요 이상의 선거자금을 쓰지 않게 된다. 불법 선거자금과 재벌들의 연결 고리를 끊어서 정경유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민주주의 지수 10위 중 8개 나라인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웨덴, 뉴질랜드, 덴마크, 스위스, 핀란드, 네덜란드는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거제도로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상대 다수 소선거구제(지역구 중심:1등만 당선, 나머지 표는 사표)를 가진 캐나다는 총리가 나서서 선거제도 개혁을 외치고 있다.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넘어 민심의 분포가 국회 의석에 보다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소선거구제 단순 다수 대표제를 원칙으로 해서 설계된 국회의원 선출 방식은 단지 국회의석의 분포만 왜곡시킨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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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18 [06:13]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