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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의 유혹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1/26 [06:25]

 

나는 춤을 못 추는 몸치이다. 건강에 좋다는 사교춤을 좀 배울까 생각을 해 봤지만 도저히 용기도 안날 뿐더러 시간상 허락이 안 되었다.                

절친한 친구 집을 방문을 하였다. TV를 보던 친구가 갑자기 베개를 붙들고 흥에 겨워 이상한 춤 동작을 하기에 무슨 해괴한 짓이냐며 ‘이 사람아 철 좀 들라’고 나무란 적이 있었다.

그러던 내가 아침 방송을 보다가 건강에 좋다는 워킹 연습을 하다가 문득 그 친구 생각이나 피식 웃음보가 터져 나왔다.

춤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전을 열어보니 ‘가락에 맞춰 절로 흥겨워서 팔다리나 몸을 율동적으로 움직여 어떤 감정을 나타내는 동작으로 일종의 예술행위라고 되어있다.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면 나도 몰래 그것에 도취하게 되고, 덩더궁 덩더궁 흥겨운 굿거리장단이 울리면 덩실덩실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자연스런 춤 행위를 이제 서야 이해할 것 같다. 내가 어렸을 적에 어머니는 설날이나 추석 때면 누이에게 고운 한복을 지어 입혀주시며, 춤을 추어 보라고 하니 새 옷에 신바람이 난 누이는 방안을 빙빙 돌며 너울너울 춤을 췄는데, “오미 너는 태도가 좋아 한 춤을 배우면 잘 할 거야” 라는 어머니의 칭찬을 하셨다. 시대감각에 뒤쳐진 세대 차이 인지는 몰라도 남녀가 부둥켜안고 추는 야한 양춤은 어쩐지 보기에 민망스런 곱지 않는 춤 같다. 그러나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국악 장단에 맞춰 덩실덩실 추는 우리고유의 한 춤은 얼마나 흥겹고 아름다운 춤인가! 소리꾼의 고장인 고창 동리 국악당에 구경을 갔었는데, 고. 김소희 명창의 흥부가 중 박타는 장면을 흐드러지게 부르는데 어깨가 절로 들썩 거려졌다.

머리에 쪽을 지어 족두리를 얹고 축 늘어진 치마를 땅에 잘잘 끌며 나비처럼 사뿐사뿐 삐 잉 한 바퀴 도는 궁중무 중,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의 안녕을 비는 태평무(太平舞)를 추는 젊고 어여쁜 여인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따로 없어 우리나라 국악의 극치를 맛보는 것 같아 지금도 눈에 선하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연극에는 처음 가봤다. 용왕이 병이 들어 토끼의 간을 먹어야 낫는다는 줄거리의 '별주부전'을 관람을 하였는데 우리국악이 그렇게도 구성지고 해학적일 수가 없었다.

뼈마디가 굳어가는 나이에 춤의 기본동작인 춤사위를 할 때 기분이 상쾌해지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여 요즘 방안에서 나 혼자 내 나름대로의 발동작을 하고 있다.

발꿈치를 들었다 놓았다 스윙을 몇 차례 하고나면 등에 땀이 촉촉하게 배어 힘은 들어도 여간 기분이 좋아진다.

어느 문학단체의 모임에 간적이 있다. 시낭송도 하고 하얀 머리에 고희를 넘은 분이 성악을 배워 목청을 돋우며 멋진 우리가곡을 부를 때 젊음이 다시 솟아나는 것 같았다.

또 60대의 어느 여자 시인은 곱고 화려한 의상에 살스댄스를 하는데 2-30대를 능가하는 에너지가 펄펄 넘치는 멋진 춤동작에 빨려들고 말았다.

마음 같아서는 춤의 기본동작을 배워 실력을 쌓아 저런 멋진 여인하고 한바탕 춤도 추고 싶은 유혹이 들었다. 아마도 춤의 문화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리지 못하는 가 보다.

이제 춤과 음악은 일상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같은 활력소인가 보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기본 스텝이라도 잘 익혀 아내에게 어여쁜 분홍색 드레스도 입혀 오늘 같이 하얀 눈이 펑펑 밤새도록 오는 길고긴 밤에 점잖은 블루스 정도라도 함께 추어 보면 어떨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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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26 [06:25]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