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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횡포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1/31 [14:12]

일감 몰아주기 횡포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란 회사가 자녀 등이 주주로 있는 다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어 이익을 얻게끔 하는 행태다. 한국에서는 2011년 신설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3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를 간접적인 재산 증여 행위로 판단하여 2012년 1월 거래분부터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증여세는 무상으로 양도된 재산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한국에서는 넓은 의미의 상속세에 포함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총수 일가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 근절에 본격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오너 2세 회사에 맥주캔 등 납품권을 주었다. 맥주 한캔 당 2원씩 손쉬운 수입을 올렸다. 이 같은 내부거래로만 한해 200억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 2세 박태영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1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효성과 미래에셋, 한화 등 기업에도 강도 높은 일감몰아주기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효성은 오너일가 지분 비율이 높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와 갤럭시아컴즈 등의 내부거래 문제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조현준 회장의 개인회사가 경영난을 겪자 계열사가 대신 전환사채를 발행해 준 점도 조사 대상이다. 미래에셋그룹은 계열사 가운데 오너 일가 지분이 90%가 넘는 미래에셋컨설팅에 부동산 관리 일감을 몰아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화는 그룹 시스템 통합 등을 담당하는 한화S&C를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해 논란이 일자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부터 노력 없이 조성된 부의 대물림을 완전히 근절하겠다고 말한다.

다만 지나친 내부거래 제재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져 자칫 외국계 기업에 시장을 내주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재벌개혁의 실익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교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과의 '편법승계' 논란도 일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지적도 동시에 불거졌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까지 예고돼 있다. 하림그룹은 자산규모 10조5000억 원, 국내외 75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지난해 재계 30위권의 대기업 집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정부 감독기관의 감시와 규제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됐다. 하림그룹은 단기간에 재벌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몸집이 불어났다. 그러나 위상에 걸맞는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은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제일홀딩스(003380)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으로 지분 29.74%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장남 준영씨는 2개의 계열사만을 가지고 김 회장보다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장남 준영씨가 스무 살이던 2012년, 비상장 계열사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물려줬다.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통해 20대의 준영씨는 그룹 내에서 회장을 뛰어넘는 지배력을 확보했다.

실제 준영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올품과 올품의 100% 자회사 한국썸벧은 제일홀딩스 지분을 각각 26.44%, 5.31% 보유하고 있다. 둘을 합친 지분율은 31.75%에 달하며 김 회장 지분을 넘어섰다. 준영씨가 이같은 방식으로 지분을 물려받은 뒤 올품과 한국썸벧 매출은 연 700억~800억원대에서 연 3000억~4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일감 몰아주기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는 지점도 이 부분이다. 계열사들이 편법적 일감 몰아주기로 실질 지배회사인 '올품'의 성장을 견인했고, 2세 승계 작업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편법승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준영씨에게 부과된 증여세가 약 1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도, 10조에 달하는 회사를 사실상 꼼수를 써 넘겨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증여세를 마련한 방법도 논란이 됐다. 올품은 2016년, 100% 주주인 준영씨를 대상으로 30%(6만2500주) 규모의 유상감자를 하고 그 대가로 그에게 100억원을 지급했다. 준영씨는 이 돈으로 증여세를 납부한 셈이 된 것이다. 유상감자는 주주가 회사에 본인 주식을 팔고 회사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다. 준영씨는 유상감자를 통해 올품 지분 100%를 유지하면서도 회사로부터 100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하림그룹 측은 편법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위 등의 조사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증여세를 투명하게 신고했고, 비상장 주식일 경우 증여받은 주식을 처분하는 방법의 하나인 유상감자 방식을 쓸 수 있기에 '합법'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 7월 전북 익산시 하림 본사에 조사관들을 파견해 계열사 간 거래자료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하림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올품 지분을 김홍국 회장의 장남 준영씨가 물려받은 과정과 내부거래 등에 대해 살피는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일감 몰아주기 근절에 팔을 걷어 붙였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열사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여전히 자신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일은 결국 다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다지는 데 활용된다.

이는 공정한 시장경제의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그동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너무 느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사의 경우 30% 이상일 경우에만 계열사와의 연간 거래액이 200억 원을 넘거나, 내부거래 비중이 12%를 넘었을 때 규제를 받는다.

그런데 일부 기업의 경우 총수 지분율을 29.99%에 맞춰서 법망을 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이 있다. 따라서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 일가 지분율을 현재의 30%에서 20%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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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31 [14:12]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