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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도내 어느 교사의 죽음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2/12 [15:31]

지난해부터 전라북도 교육계에서 교사와 학생을 가리지 않고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집단 폭력이나 성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하는 경우는 있었다. 그때마다 교육 당국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한다며 부산을 떨었다. 급기야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고 달래야 할 교사가 목숨을 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1일 익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A교사가 유서를 쓰고 투신했다. 유서에는 동료 교사 때문이라고 적혀 있어서 논란이 됐다. 이후 유족들은 고인이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A교사는 "교장, 교감 선생님, 교직원, 학생,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000(동료교사) 때문에 죽는다. 교장, 교감선생님 제가 무능해서 직장 생활이 힘드네요"라는 유서를 남겼다. 그는 사건 당일인 지난 2월 1일 학교로 출근해 있었다가 오전 10시를 넘긴 시각에 갑작스레 학교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오전 11시 34분경에 익산시 황등면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하여 사망한 채로 발견이 되었다. 한 시간 반가량의 시간 동안에 그는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전하는 문자 메시지와 함께 또 다른 동료 교사에게는 "그동안 내게 잘해줘서 고맙다. 아내를 잘 돌봐 달라"라고 전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그 뒤 이 학교 현관문에는 학생들이 작성한 '방관도 살인입니다'라는 대자보가 부착됐다. 대자보에는 "지난 2월 1일 11시 30분경 저희 학교 선생님 한 분께서 불미스러운 일로 우리 곁을 떠나가셨다"면서 "평소 선생님께서는 같은 과목 선생님으로부터 인격 모독과 욕설 등을 들으셨고 학교 내의 따돌림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겪으셨다"고 밝혔다.

"저희는 이런 일을 단순 자살로 넘기려는 한 선생님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어 이 글을 쓴다"고 했다. "기사에 따르면 학교 선생님들께서 증언을 회피 하신다는 글을 보았다"는 말로 선생님을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이러한 선생님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같은 학교에서 오래는 몇 십 년 짧게는 몇 년 동안 함께 일해 온 선생님께서 이런 일을 당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피하기만 바쁜 선생님들 밑에서 무엇을 배워야할 지 모르겠다"며 "이런 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게 정말 부끄럽다"고 적었다.

더불어 "물론 이 글을 읽고 억울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지만 억울하시다면 정당한 조사를 받으셔서 억울함을 푸시고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 주길 바란다"면서 "피해자는 있고 가해자는 존재하지 않는 이 상황의 진실을 밝히고 싶고 단순 자살로 넘기려고 했던 점들을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렸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 대자보를 보고 자기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신 선생님들 크나큰 오산이다. 피해를 보신 선생님께 다 알면서도 손 한 번 안 내밀어 주신 분들도 다 똑같은 가해자이고 방관자이니까요"라면서 소수 학생 일동이라고 적었다.

한 학생은“A교사가 평소에 혼자 밥을 먹고, 교사들 간에 잘 어울리지 못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교내에서 왕따는 없었다고 반박한다. 숨진 교사 유서에서 실명이 거론된 동료 교사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해당 교사와 어떠한 사적인 분쟁이나 다툼으로 교내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과 동료 교사는 집단 따돌림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 교사들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진상 규명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학생들을 강당으로 불러 모아 입단속 시켰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침묵할 것을 종용하다는 의혹에 휘말릴 수도 있다. 학교에서는 또 유족에게 "단순 (자살) 처리로 해줬으면 좋겠다, 조용히 넘어가면 어떨까요?" 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A교사는 1994년부터 25년간 이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유족에 따르면 그는 같은 과목을 담당하는 동료 교사의 괴롭힘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평소 가르치던 과목과는 다른 과목을 맡는 등 업무적으로도 힘들어 했다.

유족들은 A교사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동료 교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다소 격앙된 상태였던 것을 알 수 있다. -“나 완전히 X신 돼버렸어요. 내부결제 했는데 아침에 갑자기 바뀌니까 당황스럽고. 근데 왜 '야, 야' 거려요. 저도 나이가 52살이에요.”- "야, 인마 52살 처먹었으면 XX, 똑바로 해." -"아니 선생님이 학부형한테 민원, 그렇게 따지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안 돼요. 제가 녹음해 놨다니까요" - "예 녹음하세요. 알겠습니다“

유족들은“동료들을 비롯한 일부 교사들에게 왕따와 집단 따돌림을 당했고, 학교 재단도 알고 있었지만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수년 간 괴롭힘이 지속되고 부당한 처사에도 몰렸다.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것은 사립학교 교사이기 때문에 학교를 옮길 수 없는 처지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숨진 교사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와 유사한 일은 지난 해 전북 부안에서도 발생했다. 그러나 명쾌한 원인 규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당국은 사건의 진상 규명보다는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과연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가.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만 한다. 피해자는 있되 가해자는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명명백백하게 죽음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학교 현장이라고 하여 수사에 예외가 있어선 안 된다.

정확한 진상 규명이 절실하다. 그에 따른 문책 및 시스템의 개선이 곧 또 다른 불행을 막는 지름길이다. 전북 도내 교육 현장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학교 현장이 이렇게 될 때까지 해당 학교는 무엇을 했는가. 그리고 전북교육청은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하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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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12 [15:31]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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