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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개종의 인권유린 실태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3/07 [16:42]

최근 50대 부부가 딸을 강제 개종 시키려다 폭행 치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폭행치사 혐의로 A(56)씨 부부를 조사 중이다. 이들 부부는 전남 화순의 한 펜션에서 딸 구 모(25)씨가 소리를 지르며 나가려는 것을 제지하려고 다리를 누르고 입을 막아 수일 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강제 개종’으로 인해 벌어진 사망 사건과 인권 유린의 실태가 해외로 알려지면서 대대적인 인권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헌법을 무시하고 강제 개종을 일삼는 이단상담소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강제개종피해자인권연대(이하 강피연) 광주·전남지부는 궐기대회를 통해 강제 개종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강제개종금지법’제정을 촉구했다.

숨진 구씨의 추모식도 광주 금남로에서 열렸다. 이어 광주 금남공원 일원에서는 추모식을 겸한 강제 개종 금지법 제정 촉구 궐기대회를 열고 강제 개종 금지법 제정 촉구와 함께 강제 개종 인사의 처벌을 요구했다.

또한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종 담당자가 강제 개종 교육을 위해 그 가족을 앞세워 납치해 감금하고 협박과 폭행을 하는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을 행하고 있다며 그 실태를 밝혔다.

이번 추모식 및 궐기대회는 광주 금남로에 이어 두 번째 진행됐다. 서울, 대전, 부산, 대구, 전주, 광주, 순천, 목포 등 8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숨진 구씨는 지난 2016년에도 장성 모 수도원에서 44일 동안 감금된 채로 개종을 강요받았다.

고인을 비롯한 강제 개종 피해자들에 의하면, 대부분 강제 개종을 위한 교육 내용이 성경을 기준으로 한 이단의 근거나 신학적 교리 교육이 아니라 특정 교단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일방적 비방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 원에 이르는 사례비를 받으면서‘돈벌이’사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단상담소에서 강제 개종 진행시 피해자 가족과의 사이에‘개종 브로커’를 투입해 다리 역할을 하게 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개종 브로커들 역시 이단상담소로부터 위탁 수수료를 받고 함께 강제 개종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종 브로커들은 이단상담소장의 지시를 받고 강제 개종을 위한 교육 장소 선정, 납치, 감금 등 사전 준비, 개종 교육 동의서와 사례비 전달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숨진 구 씨에 의하면 2016년 강제 개종을 위해 감금되었던 당시 광주 이단상담소 직원에 의해‘개종교육동의서’에 사인을 하도록 강요당했다. 당시 해당 직원은“감금되었다 나간 사람들이 고소하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동의서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 개종 행위를 하는 이단상담소 관계자들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가족을 이용하고 감금한 상태에서 강제로 개종 교육 동의서를 받고 있다. 같은 해 8월 초부터 43일간 지리산 펜션 및 오피스텔에 감금됐던 강제 개종 피해자도“광주 이단상담소 관계자가 개종 교육 동의서를 받기 위해 감금된 장소로 찾아와서‘동의서에 사인을 해야만 한다’고 했다.

사인을 받아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개종 교육을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브로커’는 강제 개종을 위해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니던 대학교에 휴학 처리를 하려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는 인권 유린의 강제 개종 피해 실태와‘강제개종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는 인권 운동을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꾸준히 펼칠 계획이다.

대한민국은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나라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강제적인 개종 교육으로 납치 감금 등의 인권 유린을 당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단상담소 소속의 사람들은 가족들을 내세워 자신들은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없게 해 놓는다. 자신들은 부모들이 원해서 했다는 말 만 한다.

강제 개종은 명백한 인권 침해 행위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절대적인 기본권이다. 강제로 소속을 바꾸려는 강제 개종은 종교의 자유가 명시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인권 침해다. 인간 생명 존중은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훼손돼서는 안 될 고귀한 가치다.

강제 개종 피해자들은 지난 2003년 이후 현재까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부터는 매년 평균 150여명의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 많은 피해자들이 후유증과 가정 파탄, 실직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헌법이 무시되고 생명까지 박탈당하는 이 엄중한 사안을 단순한 종교 문제 혹은 가족 문제로만 방치해서는 안 된다.

종교의 자유, 교단 선택의 자유는 자유롭게 보장이 돼야 한다. 종교인이라면 내가 무조건 옳다기보다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 진리에 대해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물리력을 동원해 한 인간이 선택한 사상과 종교를 바꾸려는 시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종교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한 국가라면 직접 나서서 막아줘야 마땅하다. 이단상담소의 상담사들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자격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단 연구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득권 세력인 주류 교단에 속했다는 이유로 주로 비주류 교단을 이단으로 몰며 강제 개종을 주도하고 있다. 이단 상담을 할 수 있는 자격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심지어 평신도 신분으로 이단상담소장을 하면서 이단 상담이라는 명분으로 강제 개종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종교를 바꾸려고 생명을 경시하는 행위는 종교의 근본 교리를 망각한 행위다. 강제 개종 인사들의 법적 처벌과 강제 개종 금지법이 하루속히 제정되어야 한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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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7 [16:42]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