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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면 될 텐데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3/26 [09:36]

 




맨 처음,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자신과 같은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입을 열었다. 오랜 세월동안 상처를 끌어안고 살면 지워지지 않는 악몽이었을 것이다. 동시에 여기저기에서 봇물 터지듯 씁쓸하고 민망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종교계에서도, 정치계에서도, 예술과 문학분야에서 주름잡던 사람들이 순간 괴물로 변하여 매스컴에 올랐다. 모두 국민들이 우러러 보는 신과 같은 인물들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달리던 명성 높은 인물들이 하루아침에 낭떠러지로 추락했다. 그 위치에 올라가기까지는 엄청난 노력과 공부를 했으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투를 벌여 도달했고,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정진할 기세였다. 그러던 사람들에게 어찌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들에게 쏟아 부었던 국민의 관심이나 애정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실망 또한 말할 나위 없이 크다.


남녀평등시대를 넘어 여성상위시대를 주장하는 일들이 현실로 이어진지 오래다. 남녀평등시대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남성들의 자리가 여성들에게 밀려나고 남성들이 일자리가 조금씩 위태로워졌다. 공무원들도 여성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초등학교에도 여교사들이 월등하게 많아졌다.

내가 어렸을 때는 남자우월시대였다. 그 시대는 여자라는 이유로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여자는 집안 살림을 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어디 그뿐인가. 직장생활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시대가 바뀌어 남녀에게 개방되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끔찍하게 벌어지고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요즘 확산되고 있는 ‘#Me Too운동’이 일어나기 2년 전의 일이다. 섬마을에 초임 발령을 받은 아가씨선생님이 주민과 선생님이 가르치고 있는 제자의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 있었다. 전국 도서벽지에 여성교사를 보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전국 도서벽지에 근무하는 여성 선생님들은 3,000명쯤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요즘 초등학교에서 보기 드문 남성교사들을 모두 도서벽지로 보내겠다는 뜻이었는지 2년이 지난 지금, 남성교사들만이 도서벽지로 발령되어 근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여성교사를 안보내면 된다고 여긴 발상은, 성폭력의 원인 제공자가 바로 여성이라는 식으로 보인다. 여자만 없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숨기고 있던 피해자들의 증언이 봇물을 이루고 #Me Too의 반대편 어딘 가에서 이상한 논리들이 판을 친다. ‘직장 내에서, 여자와는 말도 섞지 말아야 한다, 여자와는 카톡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 여자와는 회의는 물론 회식도 하지 말아야 한다, 여자와는 악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둥 여러 말들이 떠돈다.

#Me Too에 대응하는 방법이, 어떻게 하면 하나의 인격체로서 상대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온갖 음모론과 기획설이 난무하는 사회, 결국 도달한 결론이 여자만 없으면 모든 화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 그들은 4차 혁명을 얘기하면서 아직도 봉건사회에 사는 존재가 아닐까?

그런 반면 ‘#Me Too운동'이 확산하면서 우리 일상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기도 한다. 조금씩 바꾸고 변하면 되기 마련이다. 회식자리에서는 요즘 뒤풀이가 줄었고, 종업원들에게 존칭을 사용하는 것이 '#Me Too운동'으로 인해 바뀌고 있다고 한다. 술자리는 1차에서 끝내고, 종업원들에게 누나, 예쁜이의 호칭으로 바뀌면서 막말하던 손님들이 사라지며, 남녀 구분 없이 조금씩 자기성찰을 하기도 한다.

해마다 음주사고가 끊이지 않던 새 학기 대학가에서는 뒤풀이 술자리가 확 줄었고, 손님의 갑질 논란이 빈번하던 서비스업계에서는 종업원들에게 존칭을 쓰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인격을 존중해주는 자세가 바로 내 자신의 인격을 높이는 게 틀림없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학생회나 학교 자체 차원의 성폭력 예방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니 정말 다행한 일이다.


‘#Me Too운동’ 피해자들은 심한 트라우마와 심리적 고통을 견디고 살아가다가 큰 용기를 내어 그 때 그 사건을 고백할 것이다. 고백 자체만으로도 당시 아픈 기억과 감정을 다시 경험해야하기 때문에 그들을 비난해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피해자들이 2차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Me Too운동’으로 촉발된 변화의 움직임에는 남녀 구분이 없다. 자신이 무심코 했던 언행이 상대방에게 불쾌한 감정을 주지 않았는지 자기 성찰을 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여성에 대한 멸시와 폄하를 일삼아 온 사람들이 ‘#Me Too운동'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나도 모르게 ’#Me Too운동‘을 위반하지는 않았을까?”



식당이나 편의점 등에서 일하며 고객의 성희롱 등을 참아야 했던 서비스업계 종사자들은 '#Me Too운동' 이후 악질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젊은 여성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밝은 사회가 되면 좋겠다.

/정성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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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6 [09:36]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