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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국에 왜 갔나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4/01 [19:12]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왜 전격적으로 베이징을 찾았을까.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별열차에 올라 방중 행보를 펼친 인사는 과연 누구인가도 관심거리다. 중국 경찰들은 베이징 기차역에 도착한 노란색 띠를 두른 초록색 열차 옆에서 27일 경비를 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중국을 방문할 때 사용한 전용 열차와 비슷한 외관이다. 중국은 2011년 김정은에게 "방중 때는 비행기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전용열차가 갈 때마다 도로 통제 민원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김여정의 방문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임신 중·후반기로 알려진 여동생에게 전용기 대신 열차를 내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베이징의 경호 수준상 김정은이 맞다"는 분석이다. 중국을 방문하면서 비행기가 아니라 열차를 이용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기로 비밀리에 입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북한 내 이동 때도 전용기를 애용했다. 북·중 교역의 상징인 압록강 철교를 건넘으로써 중국까지 참여한 대북 제재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로 양국 간 교역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열차를 이용해 장시간‘특급 의전’을 받음으로써 중국으로부터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기도 했다. 아버지 김정일이 이용하던 철로를 따라감으로써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의 상징성을 보여준 효과도 있었다.

김정일은 집권 후 여덟 차례의 중국 방문은 물론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2001년) 때도 항공기가 아니라 열차를 이용했다. 김정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의식해 철로를 이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고려항공이 제재 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여정이 평창을 방문할 때 항공기를 이용한 점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분명한 것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전 여러 포석을 둔 방문이라는 점이다. 중국과의 경색된 관계를 복원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면서 판세를 끌겠다는 것이다.

협상 실패 때에도 미국의 군사옵션을 막을 수 있는 일종의‘보험’을 들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에게 북미 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위험 부담과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회담이 실패한다면 미국은‘외교가 실패했다’고 선언하면서 군사적 공격을 포함한 좀 더 강압적 접근법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중국과의 관계가 미국의 군사옵션 개시를 막아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대북 강경파’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임명했다. 비핵화 대화에 앞서 한층 더 강경한 노선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북한으로선 제재에서 벗어날 길을 찾기 위해 장애물을 제거하는 게 시급하다.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중 두 열강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오히려 김 위원장에게는 새로운‘외교적 기회’를 제시한다. 중국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서 열외로 취급받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과 그 동맹들에게 여전히 자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이번 방문이 북한 뿐 아니라 중국에게도 하나의 기회라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중국을‘지렛대’로 활용하자는 전략이다.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최소한 추가 제재를 막는 효과를 얻겠다는 포석도 깔렸다. 이번 방중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전, 중국과의 사전 조율 절차로 풀이된다. 북한은 제재 완화, 지원 등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남한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받은 미국 입장 등을 확인했을 공산이 크다. 중국에 있어서 북한은 미국과 일본과 러시아 정책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다. 북한은 중국에 매우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다. 다만, 중국 역시 '비핵화'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은 북한에 제약이 될 전망이다.

이번 만남은 시 주석이 먼저 제안하고, 김 위원장이 수락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위원장이 결국 한미와 중국 사이를 오가며 몸값 높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이 처음으로 중국 측에 관계 개선 의사를 내비친 시점은 지난달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때다.

당시 개회식에 참석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한정(韓正)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특사 교환 등 의사를 밝혔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김정은은 리용호 외무상,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을 각각 스웨덴, 핀란드로 보내 미국 측 기류를 탐색했다.

그러나 미 관계자들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만족할 만한 반대급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결국‘보험’차원에서 중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란 분석도 있다.남북, 북-미‘릴레이 정상회담’에 앞서 시 주석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선제적으로 판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김정은은 다른 나라들의 예상보다 반 박자 빨리 움직임으로써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여의치 않으면 북-중 관계를 얼마든지 만들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전에 북한이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썼던 등거리 외교를 미국과 중국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북한이 중국과 패권 경쟁을 하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전격 합의하자 시 주석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본격적인 회담 국면에 앞서 김 위원장의 의중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을‘용도 폐기’선언하며 내치지 않는 한 북한은 절대 중국을 먼저 무시하거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최근 막을 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국가주석 등 임기 제한 폐지’등이 포함된 헌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 체제가 완비된 셈이다. 결국 대북 제재의 타개책 마련을 위한 중국행에 나섰을 것이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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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01 [19:12]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