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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국사지맥 순창 쌍치, 국사봉(國師峰, 665m)
임금과 신하가 조회하는 군신봉조(君臣奉朝)의 형상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4/05 [09:16]

▲ 국사봉     © 새만금일보

▲ 개요와 자연경관

쌍치의 진산 국사봉은 풍수지리상 선현들이 으뜸으로 꼽는 임금과 신하가 조회하는 군신봉조(君臣奉朝)의 형상이다. 임금을 상징하는 국사봉을 정점으로 좌측엔 삼태봉(三台峰)이 연이어져 삼정승이 좌정하는 형상이요. 우측엔 육경봉(六卿峰)이 나열해 육판서가 도열하는 형국이다. 전면에는 내전을 뜻하는 내동(內洞) 마을이 있고, 후면에는 옥촉(玉燭)을 밝히는 옥촉봉(516m)을 솟구쳤다. 게다가 섬진강의 상류이자. 쌍치의 젖줄인 추령천이 고을 앞 흐르고 있으니, 풍수지리의 이상적인 모델을 모두 갖춘 길지가 아닐 수 없다. 전북지역에서 임실 신평의 국사봉, 완주 구이의 국사봉, 김제 진봉의 국사봉 등이 하나같이 선비사(士)를 취하고 있는 것과 달리 쌍치 국사봉만 유일하게 스승사(師)를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향토사학자 양상화씨도 쌍치 국사봉은 군신봉조의 풍수지리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고, 삼정승과 육판서는 세자를 어진 임금이 되도록 가르치는 스승이기 때문에 국사봉으로 부른다했다.


▲ 국사봉 오름길 뒤쪽은 추월산     © 새만금일보


순창 쌍치는 지형이 높은 산과 협곡으로 이루어져 조선시대에는 통행인을 검문하는 관방(關防)이 설치됐다. 우리나라에선 함경도 안변, 강원도 인제, 전북 쌍치가 유일하다.

오월 초순이면 국사봉 자락은 열일곱 소녀의 홍조를 닮은 연분홍과 농익고 요염한 여인을 닮은 진분홍, 그리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우리네 어머니처럼 은은하고 수수한 흰색 철쭉들이 형형색색의 장관을 이룬다. 이 무렵에 쌍치 국사봉에 철쭉축제가 열리며 수령이 100년이 넘는 토종 철쭉들이 품어내는 은은한 향기와 청정지역 고랭지에서 재배된 맛깔스런 복분자주가 상춘객들의 몸과 마음을 분홍빛에 취하게 한다.


▲ 국사봉 철쭉제     © 새만금일보


한국전쟁 때는 회문산과 쌍치는 빨치산의 거점이었기에 타 지역보다 늦은 1954년에 수복됐다. 이로 인해 쌍치면 전체가 잿더미로 변해 폐허가 되었던 애환이 서려있고, 1914년 일제에 의해 상치등면(上置等面과) 하치등면(下置等面)이 통합, 쌍치면(雙置面)으로 지명이 변했다. 김길용 씨는 의용군, 경찰, 빨치산 등으로 신분이 변하며 거제 포로수용소까지 갔다 온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면서 쌍치의 역사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국사봉 아래 남쪽의 피노(避老)리는 조선 선조 때 당파싸움에 염증을 느낀 노론의 한사람이 피난 은거한 곳에 마을이 형성됐다. 과거 하치등면의 소재지로 5일장이 섰으며 1894년 전봉준 장군이 체포된 피체지가 있다. 또한 내동(內洞)은 조선 중종 때 현씨와 임씨가 이주해서 살았고 기왓장이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사찰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큰 산(국사봉) 아래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다는 의미다. 둔전리는 조선 경종(976년) 군사훈련장 부근에 마을이 형성되었고, 군량미확보를 위한 전답이 있는 곳으로 하서 김인후의 훈몽제 터와 대학암이 있다. 추령천 기용암(騎龍岩)위에 있는 영광정(迎狂亭)은 김원중을 비롯한 8명의 동지가 미친사람 행세를 하며 항일투쟁을 했던 곳으로 망국의 설움을 달래던 곳이다. 종곡리의 우암 송시열의 친필암각, 학선리의 박인걸 치도비와 정려 등의 유적이 많다.

산줄기는 완주 주화산에서 북으로 금남정맥을 배웅하고 남으로 갈려나온 호남정맥이 만덕산, 오봉산, 성옥산, 왕자산, 구절재, 사적골재를 지나 굴재를 가기 전에 남쪽으로 가지 친 산줄기에 국사봉을 일구고 섬진강 상류인 추령천에 숨어든다.


▲ 순창 국사봉 안내도     © 새만금일보


▲ 산행안내

제1코스:(개척코스)석동암주유소-시멘트임도-송림-차일봉-(2.6km)박씨나무봉(504.9m)-철쭉군락-(1.3km)549봉(삼거리)-야생화단지-(1.7km)국사봉-철쭉1군락-(1.1km) 능선삼거리-(1km)승어실, 7.7km, 3시간30분 소요

제2코스(호남정맥코스)오룡마을-(0.8km)굴재-(2.5km)호남정맥 분기점-(1.9km)승어실 갈림길 능선-철쭉 1군락-국사봉(1.1km)-야생화단지-549봉-철쭉 2군락-박씨나무봉-차일봉-임도-석동암주유소(11.9km, 4시간 50분 소요)

제3코스:승어실-철쭉1군락-국사봉-헬기장-야생화단지-제2군락-승어실(4.5km, 2시간)

제4코스:터실(행사장)-야생화-헬기장-국사봉-제1군락-승어실-제2군락-터실(6.0km,3시간)




쌍치면 입구의 석동암주유소에서 동쪽으로 조금가면 삼거리 분기점 표지판 100m 앞 55번도로에서 북쪽으로 난 시멘트 임도가 산행 들머리다. 햇볕을 가리는 천막을 닮았다는 차일봉(遮日峰)에 닿으니 국사봉이 북쪽으로 보이고 그 아래로 피노리 내동마을 다가온다. 박씨나무봉(504.9m)을 지나 전망대바위에 오르면 서쪽으로 항상 물이 가득 찬다는 만수(滿水)리와 저수지가 눈인사한다. 서쪽 터실과 승어실에서 오는 길을 만나고, 야생화단지에 온갖 꽃이 반겨 맞는 산성모양의 바위를 올라서면 곧바로 헬기장이다. 측백나무 숲을 지나면 국사봉 정상이다.


▲ 국사봉 철쭉     © 새만금일보



서쪽 고당산, 서남쪽 내장산, 남쪽 추월산과 강천산, 동남쪽 회문산, 여분산, 세자봉이 한눈에 잡힌다. 정상에서 북쪽의 능선은 형형색색의 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몸과 마음이 분홍빛에 취해 철쭉 길을 10분쯤 내려가면 삼거리에 닿는다. 북쪽은 산내면 호남정맥 고당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굴재까지 이어진다. 서쪽 승어실마을로 하산했다. 


▲ 쌍치 영광정과 추령천     © 새만금일보


▲ 문화유적

[영광정迎狂亭] 1921년 건립한 영광정은 독립운동가 김원중을 비롯한 8명(이항로, 안설, 김정중, 설문호, 이봉운, 안종수, 송국빈, 김요명)의 동지들과 뜻을 규합하여 한일합방으로 기울어져 가는 나라를 구하고자 자주 모임을 갖던 곳이다. 미친 사람 행세를 해서 일본인들의 감시를 피해 독립운동을 했다. 처마 끝에는 태극팔괘를 새겼다. 동유록(同遊綠)은 33인의 독립지사의 행적을 기록한 책이며, 추령천의 기용암(騎龍岩)에 동유록란 암각이 새겨져있다. 한국전쟁과 공비제거 때문에 수복 후에 모든 정자가 파괴됐으나 영광정만 쌍치에서 유일하게 소실되지 않은 유적이다.

[훈몽제訓蒙齋] 조선후기 하서 김인후가 후진을 양성하던 곳이다. 명종 3년에 지은 훈가(訓家)로 훈몽은 어린아이를 가르친다는 뜻이다. 윤인형과 윤임의 권력사움의 을사사화이후 관직을 버리고 이곳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추령천에는 정철과 대학을 논하던 대학암이 있는데 그곳에 훈몽제를 복원할 예정이다. 

    
▲ 교통안내

[드라이브]

0.호남고속도로 정읍나들목-정읍-(21번국도)-쌍치

0.전주-(27번국도)운암마암삼거리-옥정호순환도로-산내-(55번도로)쌍치-터실.승어실.오 룡마을(대형버스 추자 가능)

[대중교통]

0.정읍-쌍치: 군내버스 1일 6회, 직행버스 운행

0.순창-쌍치: 군내버스 1일 6회, 직행버스 운행

0.쌍치-오룡마을. 승어실. 터실: 군내버스 운행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모악산지킴이 회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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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05 [09:16]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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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 김정길, 수필가, 숲 해설가, 전통지리연구가 주요약력-전북산악연맹 부회장/숲사랑운동 서부연합단체 대표/모악산지킴이 회장/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회장/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부회장
추석 차례상 오를 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