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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찻집 풍경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4/16 [09:45]

아침 8시에 네 분의 문우님과 부안 마실길에 피어있는 상사화 군락지로 출발했다. 수필 사랑에 대한 정담을 나누면서 상쾌한 마음으로 10여 분을 갔는데, 전주 중인동 삼거리를 지나자 차가 힘이 빠지더니 멈춰버렸다. 차를 가져온 문우님은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차를 점검했으나 차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보험회사에 연락했더니 한참 뒤에 직원이 왔다. 차는 견인해가고 문우님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사이 우리 일행은 길가에 있는 제각으로 갔다. 그곳에는 조인석 가문 4분의 효자비가 있었는데. 효자비를 유심히 살펴보니 민 비석 1개, 갓 비석 2개 등 4분의 효자가 한 집안에서 태어난 영광을 기린 제각이었다. 제각을 살펴보는데 곧 비가 내릴 것 같아 쉴만한 곳을 찾아봤더니 언덕 위에 찻집이 보였다. 우리는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일단 그리로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으고 발길을 옮겼다.

입구에 들어서니 하얀 수련이 청순한 모습으로 우리 일행을 반가이 맞아주었다. 찻집은 아직 열지 않았지만, 인기척을 하고 주인을 찾으니 안주인이 나와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주인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니 내부구조가 범상치 않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실내가 모두 나무로 덮여 있고, 중앙에 커다란 나무 조각상이 자리 잡고 앉아 들어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아 주고 있었다. 십장생이 조각되어 있다고 했다. 실내에 비치된 의자며 각종 소품이 제각각 특색 있게 앉을 자리에 앉아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자연 친화적인 실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종류의 나무를 이용했다는 주인의 설명을 들으며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난간에 세위진 나무기둥들이 눈길을 끌었다. 아무 쓸모도 없는 구부러진 나무들이 이곳에서는 멋지게 작품이 되어 보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2층을 지나 3층으로 들어서니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다는 이층장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찻집의 3층과 4층은 갤러리로 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바깥주인은 오랫동안 수석취미생활을 하신 분으로 수석을 보존하고 홍보한 공로로 신지식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3층에서 사방을 볼 수 있도록 창을 내어 답답하지 않게 했고, 찻집이 도심 외곽에 위치한지라 벌레가 많아, 벌레 퇴치에 효과가 있다는 관솔 작품이 많았고, 희귀한 수석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우리 일행은 뜻밖의 눈요기를 할 수 있었다.

갤러리를 구경하고 내려와 차를 마시려고 자리에 앉았다. 생각지도 않게 우연히 들른 찻집에서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 일행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찻집 분위기 탓이었다, 차 한 잔을 마주하고 시인은 시 한 편을, 수필가는 수필 한 편을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찻집이 있는 망월마을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의 형세가 소쿠리 모양으로 생겨 풍수지리를 보시는 분이 지리학적으로 재물이 들어오면 담아 두는 형상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찻집부부는 이곳에 둥지를 내리고‘산새는 하늘을 날고’라는 문학적 이름을 걸고 노후를 보낸다고 했다. 이름에 걸맞게 집 전체가 문학관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찻집 분위기와 안주인의 잔잔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을 잊지 못해 그 이후로 지인들과 몇 차례 찻집을 방문하니 함께 간 분들도 모두가 분위기에 매료되어 그곳을 다시 찾는다고 한다. 문우들의 아늑한 휴식처로 수필과 시의 소재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찻집 풍경을 수필로 빚어 보았다./이송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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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6 [09:45]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