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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품격 문제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6/06 [21:18]

대한애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미친 XX”라고 막말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28일 서울역 등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을 겨냥해“핵폐기 한마디도 안 받아오고 200조원을 약속해버렸다. 미친X 아니냐”고 했다.

촛불집회를 쿠데타로 지칭하며“(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력 찬탈을 명령한 사람이 김정은이고 수행자가 문재인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정치인은 공인으로서 품격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정치인의 품격은 스스로 만드는 최고의 무기다.

일부 정치인의 막말은 이제 막말을 넘어 욕설 수준으로 전락했다. 요즘 각 당 정치인의 발언을 보면‘증오’와‘두려움’이 가득하다. 정치인의 막말은 스스로 품격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품격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말에도 품격이 있고 행동에도 품격이 있다. 정치인들에게는 더더욱 엄격한 품격의 잣대가 요구된다. 품격(品格)은 인격(人格)과 일맥상통한다. 표를 달라고 하기 전에 그에 걸맞는 품격부터 갖춰야 한다.

정치인들의 막말이 심각하다. 막말에 대한 우려가 많다. 거친 말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인의 신뢰도는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정치인은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 말로 흥하기도 하고 말로 망하기도 한다. 정치인은 제일 먼저 설화(舌禍)를 조심해야 한다.

정치인은 공인이다. 술자리에서나 주고받을 만한 막말을 비판이랍시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막 하는 사람은 정치 지도자가 아니다. 막말은 결국 자신의 입속에 가시를 꽂는 법이다. 정치인이 막장으로 가면 국민은 더 이상 정치에 희망을 걸지 않는다.

정치인 등 공인은 보다 높은 도덕과 윤리성을 요구받는다. 막말 정치인은 함량 미달이다. 막말을 남용하는 정치인은 영원히 정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때로 막말은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킨다. 그러나 상대편 지지층도 결집시키는 역효과가 있다. 막말은 정치 불신과 혐오감을 조장할 뿐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진실과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상황에 따라 말하는 혀만 사용한다. 우선 대중을 끌어 모아 상대 진영을 압도하기 위한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천박한 용어를 남발한다. 그러나 결국은 역풍을 맞게 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요즘 정치인은 각종 흑색선전, 비리, 뇌물, 편법, 막말 남발 등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독설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자극적인 정치적 언사는 때로 지지자들에게 일시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발언자 자신도 스스로 그 반향에 중독된다. 그러나 그 중독은 반드시 화가 따른다. 정치인의 발언은 금도(禁度)를 넘으면 우환이 된다.

'독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정치인도 있다. 독설 후 사과 및 유감 표명을 반복하기도 한다. 독설이 아닌, 바다 같은 포용의 정치력이 더 중요하다.‘말의 품격’으로‘말의 힘’을 지켜야 한다. 말과 글은 내용만큼이나 그것을 담아내는 형식이 참 중요하다. 무슨 단어를 어떤 어투로 사용하는지가 내용보다 훨씬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내용이 별로 없는 글과 말이라 하더라도 품격 있는 단어를 격식에 맞게 나열해 놓으면 적어도 면전에서 욕을 먹진 않는다. 반면에 아무리 심오한 철학을 담았다 해도 욕설이나 희롱 수준의 단어들을 쭉 늘어놓으면 듣고 읽는 것 자체가 불쾌하고 고역이다.

사람들이 극단주의를 혐오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말을 험하게 하고 무례하게 하는 사람들을 꺼린다. 오히려 싫어한다. 말의 기술은‘말의 책임’문제와도 연결된다. 타인의 잘못이나 결점을 지적할 때, 세련되고 예의를 바르게 하면 건전한 비판이 된다.

책이나 잡아서 나쁘게 헐뜯으면 그것은 비난이 된다. 상대의 인격이나 약점을 들먹이며 나오는 대로 막 하거나 속되게 말하면 막말이 된다. 막말은 상대의 가슴 속에 분노와 원한을 심는다. 앙갚음의 마음을 품게 한다. 정치인에겐 실로 최악의 화법이다.“삼사일언(三思一言)은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세련되고 품격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원한다. 정치인은 비방이나 막말보다는 < 촌철살인 > 이나 < 쾌도난마 > 같은 말을 기억하고 잘 활용해야 한다.“촌철살인(寸鐵殺人)은 간단한 경구나 단어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을 말한다.“쾌도난마(快刀亂麻)는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어느 지사는 여성을‘마시지 걸, 자연산, 쭉쭉 빵빵’등의 여성 비하로 구설수에 말렸다. 어느 국회의원은‘서부총잡이가 죽는 것과 봉어 빵 타는 것, 처녀가 임신하는 것의 공통점이 너무 늦게 빼는 것’이란 성적 표현을 하여 곤욕을 치뤘다.

‘철새정치, 살모사 정치, 떳다방 정치, 구태정치’란 말들은 그래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마피아 두목, 똘마니, 깽판발언’등 원색적 비난 공격은 안 된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당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귀태(鬼胎)후손, 대통령직 도둑질, 연산군 비유’발언 등은 설화(舌禍) 수준을 넘었다.

말은 인격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언행은 '국격(國格)’이다. 잘못된 말로 국민통합과 화합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 상생하고 품격 높은 정치시대를 열어야 한다. 구화지문(口禍之門)이란 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미 내뱉은 막말은 언젠가는 자기한테로 돌아간다.

정치인에게 거짓말, 공약파기, 약속 위반 등은 치명적이다.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소모적인 풍파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아니면 말고 식’의 막말 정치인은 퇴출시켜야 한다. 오죽하면 정치인들에게 1년에 한 번씩 인성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상대를 욕 하면서도 그것이 욕처럼 들리지 않게 하는 고도의 화술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인은 말 한마디보다 훨씬 더 세련미와 신중함이 묻어나야 한다. 정치인은 말 한마디에 정치적 운명이 결정되기도 한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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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06 [21:18]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