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의 이해관계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7/01 [14:38]

중국과 북한의 이해관계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7/01 [14:38]

과연 중국과 북한은 정말 혈맹 관계일까. 그 답은 확실하다. 중국과 북한은 결코 혈맹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마오쩌둥 시기에 북-중은 특수한 관계였다. 당시 김일성이 북한 내에서 권력을 장악하도록 일조한 것은 마오쩌둥이다.

그 뒤 북중관계는 1972년 이른바 미-중의 핑퐁외교로 큰 변화를 맞는다. 특히 중국이 유엔에 가입한 이후 상황이 달라지면서 북한과는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많은 나라와 수교를 맺는다. 결국 중국과 북한의 대외정책 방향이 다른 노선을 취하게 된다.

중미관계가 변화를 맞은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 때문이다. 덩샤오핑은“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를 따라간 국가는 다 가난해지고 미국을 추종한 국가는 부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개혁 개방 추진 과정에서 중국의 외교 정책도 그래서 바뀐 것이다.

마오쩌둥의 시대가 혁명과 전쟁의 시대였다면 덩샤오핑은 평화와 발전의 시대를 열었다. 1985~1992년까지 대북 정책과 대(對) 한국 정책도 조정기를 겪는다. 개혁 개방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으로부터는 경제 발전에 도움을 얻었다.

한중관계가 좋아지면서 중국에게 북한의 중요성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중국은 북한이라는 부담을 덜어내고 한국과의 관계를 급속하게 발전시켰다. 북한은 불안했다. 더군다나 1980년대 후기에 사회주의 진영 국가들인 헝가리, 체코, 심지어 러시아까지 한국과 수교를 맺었기 때문이다.

1992년에 한국과 중국은 수교를 선언했다. 한중 수교는 북중의 동맹 관계를 깨뜨린 결정적 계기였다. 이때부터 장쩌민-후진타오에 이르기까지 북중관계는 사실상 일반적인 국가 관계로 가고 있다. 북한 지도자들은 모두 중국은 이미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중국은 돈이 필요했고, 그래서 실제로 돈을 버는 일에 앞장섰다. 외교적 차원에서도 중국은 북한보다는 유엔과 더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대의 북한 정책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시진핑 시대의 대북 정책은 과거와는 다르다.

중국과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다. 중국은 이미 시장경제인데 반해 북한은 아직도 폐쇄적인 경제다. 중국은 미국과 완전히 배척관계에 놓일 수도 없다. 북한과는 입장이 다르다. 시진핑 주석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북한은 소련의 위성국이었다. 모든 것은 소련이 결정했다. 소련은 북한을 통제했고 인사 문제도 소련이 결정했다. 이 때문에 마오쩌둥은 < 김일성은 스탈린이 심은 나무와도 같다 > 고 말했다.

1950년 한국전쟁을 놓고 중국과 북한이 혈맹이라는 것도 허구다. 중국은 이를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고 한다. 미국에 저항하고 조선(북한)을 돕자는 구호다. 당시 미국이 대만해협에서 영향력을 뻗치는 것에 중국은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대만 문제를 두고 이미 중국은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중국이 한국전쟁에 파병을 결심한 것은 북한을 돕기 위해서라기보다 그저 스탈린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미국은 중국 공산당에 등을 돌렸다. 그런 상황에서 소련이 도움을 주지 않으면 중국 공산당은 위태로웠을 것이다. 스탈린의 신뢰를 얻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북한을 돕는 꼴이 된 것이다.

당시 군대 지휘권을 놓고도 북중은 말다툼을 벌였다. 결국 스탈린이 나섰다. 북한군까지 중국이 컨트롤하라고 해서 북중 연합군사령부가 생겼다. 전쟁 이후 김일성은 중국 대신 소련에 먼저 갔다. 원조를 구하기 위해 소련, 유럽으로 가면서 중국은 건너뛰었다.

마오쩌둥은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흐루시초프가 전쟁 기간 북한의 부채를 50% 감면해준다고 하자 마오쩌둥은 전체를 감면해주겠다고 했다. 중국이 1953년 북한에 제공했던 무상원조는 소련과 동유럽 6개 국가가 준 것보다 많다.

그래도 북중관계는 냉담했다. 북한에는 11개의 전쟁기념관이 있다. 그러나 중국 지원군에 대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전쟁이 끝난 이후 주중 북한 대사가 2년간 공석인 적도 있다. 북중관계는 피로 맺어진 우의가 절대 아니다. 북중관계를 혈맹이라고 지칭하는 건 굉장한 오해다.

북중관계 미래는 북한이 앞으로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중국의 이에 대한 대응이 관건이 될 것이다. UN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자 할 때 중국은 이것을 막으려 하였다.

앞으로도 국제 공조 체제에 중국은 소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해 한-미 동맹을 강화해 나갈 때 중국은 북한을 전략자산으로 사용하여 과거와 같은 협력 관계가 복원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북한의 위협과 공격이 증가하는 데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한다.

반면 한국의 사드 배치에는 강도 높게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행동을 주시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을 경계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은 미국과 협력을 하여 대북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현재 한국의 주권을 상실시킬 정도로 위협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에게 미국과 대응하여 방어책을 강구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심어줄 필요가 있다. 중국도 이제 옛날처럼 북한 편을 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 정권이 존속하는 것 자체가 '자국의 안보 이익'이라고 보고 있다.

전쟁을 통한 북한 정권의 몰락은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말하는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라고 하는 것은 중국의 이익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반도가 평화를 유지해야 중국이 지속적으로 경제 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은 '계륵(鷄肋)' 같은 존재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한반도의 통일에 어떤 태도를 지녔냐는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분단된 채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랄 뿐이다.

(정복규 기자)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국제정세의 어제와 오늘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