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의 문제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7/23 [20:37]

교육자치의 문제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7/23 [20:37]

교육자치를 구현하기에는 미흡한 면이 여전히 많다. 2007년 시·도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지 만 10년이다. 지난 10년간의 교육감 직선제와 광역단위 교육의원 선출제는 지방자치의 예속을 벗고 독립화 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교육위원제는 폐지되고 직선 교육감만 남게 됐다. 불완전한 요소들도 많다. 교육위원회가 의결기관이기는 하나 의결사항 중 가장 중요한 입법권과 예산·결산권은 지방의회에 분담되어 있다. 교육위원회는 부분적인 의결권밖에 행사할 수 없다.

교육위원의 선출이 지방의회에 의해 간접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교육행정을 주민이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부교육감제와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부여된 지휘감독권 및 시정명령권 때문에 지방교육이 여전히 중앙에 의해 통제될 소지를 안고 있다.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역할을 명료하게 규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교육자치협의회를 구성해서 초중등교육정책 권한과 사무 이양의 기준 및 시기와 절차 등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 권한과 사무 이양의 궁극적 목표는 학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는 교육감 개인의 이념을 실험하는 실험실이 아니다. 교육감은 학교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학교자치를 도와주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교육 자치는 학교장을 중심으로 학교 구성원들의 합리적인 합의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그래야 자율성과 특색 있는 학교 운영이 가능하고 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 헌법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명시되어 있다. 교육이 어떠한 정파에 노출되어서는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 교육은 정치에 많이 휘둘리고 있다.

물론 교육 재정이 열악하다보니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교육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완전한 독립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요즘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보면 교육이 정치판이란 착각이 들 정도다. 교육청 행사장, 학교 행사 등 교육 관련 장소엔 항상 정치인들이 누구보다 먼저 소개된다.

모든 학교 시설이나 교육 환경 개선에 이들이 힘을 썼다고 자랑을 한다. 정치인들이 민의를 대변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교육의 정치화는 주민 직선 교육감부터 시작되었다. 관선 임명제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감을 선거로 뽑다보니 진보·보수 간 정치적 싸움이 가세되었다. 선거 관련 비리와 부패도 쏟아져 나온다. 교원들까지도 정치에 물들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누구를 지지할까’를 먼저 고민한다. 교육 관료들의 줄서기 행태는 교육을 더욱 황폐화하고 있다.

정파에 따라 편향된 교육 정책은 기존 교육 정책과의 단절을 가져왔다. 새로운 교육 정책 등장은 다시 교육 현장을 혼란스럽게 한다. 교육감 직선제의 문제점은 이미 드러났다. 교육은 정치적 중립성을 넘어 독립성, 자주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교육 본연의 일을 할 수 있다. 정치에 휘둘려서는 교육 본질을 회복할 수 없다. 인기에 영합해서는 교육의 목표와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 학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우선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 학교운영위원을 선거인단으로 한 교육감 간선제는 금품 제공과 편 가르기 등 심각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시·도 교육감을 뽑는 직선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직선제는 교육 정책의 통일성을 흔들고 있다.

선거 비용을 국가가 대는 `선거 공영제` 형태의 대안도 필요하다. 교육의 전문성을 강화하되 정치적 유착과 금품 비리를 막아야 한다. 정부는 교육감 후보의 정당 공천제를 배제하는 등 나름의 보완장치를 강구했다.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부 등이 폐해 때문에 난색을 표했던 사안이다.

광범위한 여론 수렴 절차나 긴밀한 당정 협의도 없이 직선제를 결정한 것은 성급한 처사였다. 시·도교육위원회와 시·도의회로 이원화된 것을 시·도 의회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한 것도 문제다. 교육자치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 행정의 일반 행정 예속화이다.

주민의 최대 관심사는 초ㆍ중ㆍ고 교육이다. 반면 지자체장과 지방의회의원들은 책임의식이 극히 적다. 교육자치가 제대로 되려면 재원조달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은 교육감이 지자체장의 도움 없이는 사업 추진이 곤란하다.

과거 무상급식 재원 부담을 둘러싼 교육감과 지자체장의 갈등이 좋은 예이다. 재정 능력이 없는 교육감이 공약은 자기가 하고 돈은 지자체보고 내라고 하니 지자체가 좋아할 리 없다. 교육자치가 제대로 되려면 주민이 교육정책에 대해 의견을 반영할 대의기구가 있어야 한다.

교육위원도 없어 자기 지역의 광역의원이 시ㆍ도의회의 교육상임위원이 아니면 의견 전달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지방자치와 지방교육자치를 통합하여 지자체가 교육도 함께 책임지도록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교육감은 교육 전문가들 중에서 광역지자체장이 광역의회의 동의를 얻어 4년 임기로 임명하거나, 시ㆍ도지사의 러닝메이트로 해야 한다.

교육 전문가가 정당 지원도 없이 개인적으로 시ㆍ도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직접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무리다. 과거 수많은 교육감이 불법선거와 선거자금 조달 과정의 비리로 임기를 못 마쳤다.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가 통합되면 지자체장의 교육에 대한 책임의식이 높아질 것이다.

일본, 영국, 독일, 북유럽 국가들은 모두 지자체장이 교육을 책임진다. 미국의 경우도 대부분 지역에서 지자체가 교육을 담당한다. 무소속 교육감 선거는 6개주에 불과하고 36개주는 주지사 또는 주 교육의원이 교육감을 임명하고 있다. 교육개혁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계 워싱턴D.C 교육감 미셸 리(Michelle Rhee)는 시장이 임명한 교육감이다. 뉴욕시도 블룸버그 전 시장이 교육개혁을 진두지휘했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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