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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감 시대, 무엇이 문제인가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08/06 [16:39]

민선 4기 교육감들이 일제히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문제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이슈 등이 불거졌다.‘진보교육감 2기’의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첫 시험대는 자사고 문제다. 헌재는 최근 자사고 지원자들의 일반고 지원을 금지한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진보교육감들은 전국 46개 자사고 중 80%가 넘는 38곳을 관할하고 있다.

헌재가 가처분을 인용한만큼 올해는 예외적으로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 지원자의 중복지원을 받아들일 것이다.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도 난관에 봉착했다. 전교조 출신 시ㆍ도교육감은 10명에 달한다.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대부분 전교조 노조 전임의 휴직 허용과 전교조 법외노조 폐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가“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정부가 직권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개별 교육청이 노조 전임자 휴직을 인정하더라도 교육부가 받아줄 리는 만무하다. 대법원 판결 전 청와대와 정부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달리 방법이 없다.

바야흐로 진보 교육감 시대다. 2010년 선거에서는 6명의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지만 2014년에는 무려 13명, 이번 6·13선거에서는 전국에서 대구, 경북, 대전 등 세 곳을 제외한 14명의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대거 당선됐다. 10곳에서 전교조 출신 후보가 당선됐다. 4명은 친 전교조 성향이다. 보수 후보는 2곳(대구·경북), 중도 후보는 1곳(대전)에서만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진보 교육감 13명이 선출된 2014년 선거와 비슷하다. 초·중등 교육에서 진보 교육 정책이 향후 4년간 대세를 형성할 것이다. 17개 시·도 중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생 87%가 이들의 영향 아래 있게 됐다.

진보 교육감들은 선거 과정에서 촛불정신을 거론하며 변화와 개혁을 약속했다. 그러나 교육은 안정성과 중립성이 중요하다. 급진적 실험으로 공교육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은 삼가야 한다.

교육감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가 남긴 숙제는 한둘이 아니다. 먼저 교육감 선거를 지금 제도대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선‘깜깜이’선거의 폐해이다. 2007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정당 공천이 배제되고 있다.

정당과 기호조차 없다 보니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의 정책이나 교육철학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학부모가 아닌 유권자들은 교육 공약에 큰 관심이 없었다.

정당 추천도 아니어서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 채 투표장으로 간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현직 교육감에 유리한 선거였다. 실제 현직 12명은 모두 당선됐다.

상당수 후보가 정당 대신에 특정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하면서 정치 성향의 단체들이 선거판을 쥐락펴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도입된 정당 공천 배제가 되레‘정치선거’로 만든 꼴이다.

진보 교육감들은 지난 4년간 보수 정권의 중앙정부와 엇박자를 냈다. 무상교육, 전교조 전임, 혁신학교 등 사안마다 충돌했다. 교육 현장에서의 혼선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대부분 방향이 같다. 상당수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외고·자사고 폐지, 혁신학교 확대 등이 그것이다. 특히 외고·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 중 하나다.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맞물려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혁신학교도 마찬가지다. 다수 진보 후보가 혁신학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 정부 역시 혁신학교 확대를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야 할 것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추진돼야 마땅하다.

노조 지위가 박탈된 전교조의 전임자 허용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전임자 문제는 전교조 법외노조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교육은 국가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키워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사다리 역할도 해야 한다. 두 기능이 모두 다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교육감들이 기세를 떨치는 교육계는 치열한 세계 경쟁을 돌파해나갈 인적 자원의 양성에는 관심이 적다. 그렇다고 계층 간 교육 기회의 격차 해소에 전념하는 것도 아니다.

학교 간 격차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는 전교조 등 교사들 반발 때문에 전국 학력평가가 없어졌다. 성적 낙오 학생들은 눈에 띄지도 않고 사라져가고 있다.

한국 교육계는 완전히 친 전교조 세력에 의해 장악됐고 선거에 의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 논쟁으로 교육 현장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

교육에는 결코 보수와 진보가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자세로 정책을 만들어 가는 일이 중요하다. 학교 혼란을 부추기는 급진적이고 일방적인 실험은 지양해야 한다.

6·13선거를 앞두고 민주진보 교육감 예비후보들은 입시경쟁 교육 해소, 학교 민주화와 교육자치 활성화, 교육복지와 학생 안전 강화, 평화교육과 성평등 교육 강화 등의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4년 전 선거 때도 진보 교육감들은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행에는 한계에 직면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자사고나 외고만 폐지하면 공교육이 정상화된다는 보장이 없다. 문제는 일류대학이고 학벌 사회다. 입시 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학교를 교육 하는 곳으로 만드는 공교육 정상화란 길이 멀다.

진보 교육감이 공약 이행을 제대로 못한 것은 일류학교 문제나 공교육 정상화를 발목잡고 있는 정부의 책임이다. 진보 교육감들이 입시문제와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공약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의문이다. 교육 살리기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기를 기대한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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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06 [16:39]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