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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들의 비리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10/10 [17:27]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비리가 여전하다. 오히려 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털기만 하면 걸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후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체장과 연루된 부정부패와 비리, 인사전횡 등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단체장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된 반면 이를 견제할 수 있는 기구·조직은 미비한 탓이다.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청탁을 받고 금품을 챙기다 철창신세를 진 단체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범행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확실한 내부 제보가 없으면 기소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단체장의 일탈과 함께 측근 비리도 심각하다. 1995년 시작된 민선 1기부터 민선 6기인 지난 2017년까지 선거법 위반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지방자치단체 단체장은 전국에서 모두 364명이다.

이 기간 중 선출된 단체장(1474명)의 24.7%에 달한다. 민선 6기만 한정해도 금품수수와 선거법 위반 등으로 50여명이 재판을 받거나 사법 처리됐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단체장만 광역 1명, 기초 30명에 달했다.

이들 단체장이 비리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자리를 물러나면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 혈세로 충당된다. 2015년 4월부터 지난 2017년 4월까지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기초단체장 12명, 광역의원 35명, 기초의원 72명 등 모두 119명을 새로 뽑았다.

이 과정에서 298억 5800여만 원이 소요됐다. 이 비용은 해당 지자체 예산에서 전액 집행됐다. 2007년 이후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교육자치도 강화됐다. 그러나 일부 교육감들은 뇌물을 받아 챙기고 특혜를 제공했다가 처벌받는 등 교육계를 오염시켰다.

지방분권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분권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비리 지자체장과 토호 세력 간 결탁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지자체장들의 비리는 인.허가나 관급공사 발주와 관련한 금품수수, 이권개입 사업, 인사 청탁 대가 등 다양하다.

지자체장의 권한은 관선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아졌다. 그러나 감시기능이 권한의 확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현재 지자체장에 대한 감시 기능은 감사원 감사, 부패방지위원회 고발, 검찰 수사 등이 있다.

그러나 명백한 위법 행위가 적발돼 사법처리하는 것 외에는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민소환제 그리고 지방자치법에 명문화되어있는 주민투표제의 세부 규정을 마련하여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 현실적으로 지자체장이 금전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정당공천을 둘러싸고 금전 거래가 오가는 문제를 고쳐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돈을 많이 써야 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 폐지, 지방선거의 완전한 선거공영제를 도입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역 토착비리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한번 당선되면 해당 지역에서‘제왕’과도 같은 지위를 누릴 수 있는 현 지방자치제도 때문이다. 지방자치제 하에서는 지자체장이 지역에서 대통령과 같은 존재가 된다. 중앙정부로부터 교부금 지원을 받지 않는 경우에는 말 그대로 거리낌이 없다.

지방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권은 물론, 각종 사업 예산권과 인·허가권도 쥐고 있다. 지방의회 구성원들이 대부분 지역 토호세력들이다 보니 내부 감찰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 사례가 다반사다. 단체장들의 일탈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감시·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의회, 지역 시민단체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천 과정 투명화, 다당제 등 정치구조 개혁도 필요하다. 지방자치가 도입된 지 수십 년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는 중앙정치와 중앙정부가 좌지우지 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방정치가 활성화돼야 한다. 정당 설립 요건을 완화하고 비례대표제를 확대해야 지역정치가 활성화 될 수 있다. 지방의원 공천도 투명해야 정직하고 능력 있는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다. 그래야 지방정치, 지방분권이 발전할 수 있다.

현재는 지방의회가 사실상 양당구도여서 지자체를 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방분권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다양한 정당에서 지방의원을 배출해야 한다. 지자체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공론화하는 지역 언론의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한편 전북 도내에서는 1995년 민선 지자제 출범 후 중도낙마 한 지자체장이 도지사 1명과 시장군수 17명 등 모두 18명에 이른다. 임실지역은 4명의 군수가 연속으로 사법처리를 받았다. 지방자치의 역기능과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돈과 지방자치의 연계가 얼마나 깊숙하게 맺어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선되는 순간부터 재선을 위한 선거용 행정이 지자체에 깊숙하게 자리 잡는다. 생산적이고 능률적인 장기적 안목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인사권을 고삐로 잡고 공직자들을 자기편, 자기사람 만들기에 바빠 유능한 공무원들이 승진에서 배제되는 일도 허다하다. 전시적이고 과시적인 모방행정, 선심행정이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지자체장이 사법 처리되면서 행정 공백이 우려되기도 한다.

실제로 주요 사업은 물론 행정에 큰 차질을 빚기 일쑤다. 공무원 서열·평점 조작, 인사서류 허위 작성, 특정 공무원 승진 지시 등을 하다 법망에 걸리기도 한다. "적법한 권한 행사"라며 모두 부인하지만, 결국 승진명부 등의 서류를 숨긴 혐의는 유죄를 피하기 어려웠다.

단체장은 스스로 도덕성과 선명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이권과 금품의 유혹에 넘어갈 위험이 크다. 막강한 권한을 쥐고 행정을 책임지는 자치단체장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청렴과 도덕성이 단체장 선출의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할 때이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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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10 [17:27]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