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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휴대전화 시장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8/10/11 [17:14]



북한은 휴대전화를 손전화라고 한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첫날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그러면서 북한의 휴대전화 보급률에 관심이 커졌다. 현재 북한의 휴대전화는 580만 대 정도에 이른다.

북한은 2008년 12월 이집트의 오라스콤을 끌어들여‘고려링크’라는 이름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1년 순수 자국 회사인‘강성네트’를 제2 이동통신사로, 2015년에는‘별’이라는 제3 이동통신사를 잇달아 시장에 내놓았다.

김정일의 이동통신 전략은 정치의 체제 안정이 우선이었다. 단절적이고 폐쇄적인 형태였다. 반면 김정은은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 발전을 목표로 지속적이고 개방적인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정일은 자신을 노린 2004년 용천역 폭발 사고 이후 이동통신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불어닥친‘아랍의 봄’파동에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김정은은 2009년 11월 화폐개혁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의 사회주의 계획경제 회복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다. 그 뒤 김정은은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경제의 시장화와 분권화, 화폐화 현상을 방임하고 있다.

북한의 이동통신은 외화 및 자금을 주민들의 저항 없이 획득할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이 되었다. 이동통신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서비스 이용료를 받아 재정을 확충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망 속에서도 재정 능력을 일부라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2009년 화폐개혁을 통해 강제적으로 개인의 달러를 수탈하려 했지만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해질수록 북한 내 이동통신 서비스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반면 휴대전화를 통한 소통의 활성화는 정보의 유통을 촉진시키고, 독재 시스템에 균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 김정은 정권에게 휴대전화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은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대표적 분야다. 도로나 철도 등 남북경협 방안을 논의할 때 ICT 협력도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민간 기업들도 준비에 나서야 한다. KT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남북 협력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북한도 과학기술 혁명을 통한 경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장마당(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휴대전화가 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기준 북한 휴대전화 보급대수는 474만대다. 현재는 500만대가 넘는다. 통일에 대비해 지금부터 남북 간 이동통신 기술표준 등을 일치시켜 놓으면 미래 통일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북한 SW(소프트웨어) 전문 인력도 상당히 많다. 북한은 특히 원천 기술 분야에 강하다. 남한의 전문 인력과 협업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남북한 공동협의기구를 조성해 초기에 북한 ICT 인프라 실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대북제재가 풀리면 본격적으로 ICT 협력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가면 외국인들이 쓰는 휴대전화는 따로 로밍 폰을 준다. 거기서 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사진도 올리고, 카톡도 된다. 북한은 2008년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 텔레콤을 끌어들여 이동통신 서비스를 재개했다.

2004년 용천역 폭파 사고가 발생한 지 4년 만이었다. 당시 200여 명이 사망한 용천역 폭파 사고에 대해 김정일 암살 시도라는 소문이 돌았다. 북한 당국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정보 유출을 우려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었다.

북한이 이동통신 사업 오라스콤에 투자한 규모는 국외 자본의 북한 내 투자로는 사상 최대였다. 당시 북한 사업 10년째에 접어든 오라스콤은‘진퇴양난’에 빠졌다. 오라스콤은 사업 위험도가 큰 국가에서 남다른 노하우를 발휘했다.

그러나 북한에서만큼은‘오늘 내일 철수설’이 공공연히 나올 만큼 각종 리스크를 회피하지 못했다. 오라스콤은 2007~2008년에 걸쳐 북한 당국과 협상을 이어갔다. 결국 북한에 4년간 4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북한에서 3세대 WCDMA 기술 기반의 이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했다.

2008년부터 4년 간 독점적으로 서비스 할 권리를 포함해 25년간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라이선스였다. 오라스콤은 사업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고성장이 가능한 국가에 진출해 통신 사업을 키워 왔다. 인구는 많고 이동통신 가입률은 낮은 곳을 공략하는 것이 오라스콤의 경영 전략이다.

이 회사가 진출한 대표적인 국가에는 알제리, 파키스탄, 이집트, 튀니지, 방글라데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등이 있다. 북한과 이집트는 외교적으로도 각별한 사이였다. 북한은 1973년 제4차 중동 전쟁 당시 공군을 파견해 이집트를 지원했다. 당시 공군 참모총장은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였다. 무바라크는 1981년 이집트 대통령이 됐고 2011년 축출될 때까지 30년간 최고 권좌를 지켰다.

외자 투자가 절실했던 북한 당국은 로동신문을 통해 오라스콤이 주도하는 제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환영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2008년 12월 시작한 오라스콤의 이동통신 서비스(고려링크)의 가입자 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비스 개시 첫해인 2008년 말에는 가입자 수가 1,69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9년 말 9만 명, 2010년 말 43만 명, 2011년 말에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2010년 기준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비율은 인구 100명당 1.77명으로 유엔 조사 대상국 중 두 번째로 낮았다.

반면 북한의 가입자 증가 속도는 조사 대상국 중 1위였다. 북한 이동통신 가입자는 2014년 200만 명을 돌파한다. 그 뒤 2017년 1월 기준으로 북한 휴대전화 사용자수는 377만 명에 이르렀다.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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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11 [17:14]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