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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전주지맥, 전주 기린봉麒麟峰, 승암산僧岩山
상서로움의 상징 기린형상의 기린봉, 스님이 고깔 쓴 형상 승암산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9/01/24 [15:59]

▲ 승암산 암능     © 새만금일보

 ▲ 개요와 자연경관
  기린봉은 상서로운 동물인 기린의 형상을 닮은 전주를 상징하는 산이다. 선조들은 여의주처럼 보름달을 토해 내는 기린봉의 모습을 기린토월麒麟吐月이라하여 전주 10경 중 제1경으로 여겨왔다. 전주의 주산인 건지산을 호남정맥과 연결해주는 기린봉은 전주의 상징이다. 기린봉을 주제로 하는 학교의 교가나 노랫말에도 등장하고 있다. 이에 황금 돼지해를 맞아 전주고등학교 58회 동창회 산악회원들과 기린봉 신년 산행과 후백제의 왕궁 복원과 단오제부활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렸다. 

▲ 아중체련공원에서 전주고 58회 산악회원     © 새만금일보

  상서로움의 상징인 기린봉에서 조망이 훌륭하다. 전주시가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남쪽은 승암산과 건너편으로 남고산과 고덕산이 지척이고, 서로는 나직이 완산칠봉, 그 뒤로 모악산이 우뚝 서 있다. 북쪽은 건지산, 동쪽은 아중저수지 뒤로 두리봉. 묵방산. 만덕산 등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일몰 때에는 서녘 하늘의 낙조가 서해와 어우러지고, 동녘 하늘에 떠오르는 일출과 월출이 기린봉의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 기린봉의 전고 58회 산악회원     © 새만금일보

 기린봉에서 전주의 주산인 건지산으로 가는 산줄기는 본래 승암산-기린봉-마당재-건지산-덕진연못-가련산까지 이어져야 한다. 마당재부터 도시개발로 인하여 옛 모습을 잃었다. 겨우 도당산, 도천봉, 건지산의 봉우리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전주의 지세가 북서쪽이 공결(空缺)하여 바로 그 지점에서 기맥(氣脈)이 누설되고 있다. 그러한 까닭에 서쪽 가련산에서 동쪽 건지산으로 큰 제방을 쌓아 그 누설을 막고 이름을 붙이기를 덕진(德眞)이라 하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나루 진津을 쓰는 덕진(德津)으로 왜곡되었다.

▲ 승암산의 전고58회 산악회원     © 새만금일보

 <<한국지명총람>>에 의하면, 기린봉에서 중바위(승암산)에 이르는 산을 당그래봉(고무래봉), 또는 일자봉이라고 한다. 우아동 방향에서 보면 일자(一)로 보이고, 상관면에서 보면 당그래 형상이기 때문이다. 승암산에서 산줄기는 하나가 승암마을을 둘러싼 발리산을 거쳐 이목대와 오목대로 뻗어 내린다. 발리산은 발이산(發李山), 또는 발산(鉢山)으로 불리는데, 조선을 건국한 이 씨 들이 발원한 산이라는 의미다.


▲ 승암산에서 시산제올리는 전주고 58회 산악회원     © 새만금일보

  이목대는 이 태조의 4대 조인 목조대왕 이안사(李安社)가 태어난 곳이다. 오목대는 고려 말 우왕 6년(1380년)에 이 태조가 운봉 황산에서 왜군을 무찌르고 돌아가던 중 이곳에서 승전을 자축하며 은연 중에 조선 창업의 야망을 내비쳤다. 이에 종사관으로 따라왔던 정몽주의 애간장이 녹았던 곳이다. 고종황제가 쓴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高皇帝駐畢遺址)라고 쓴 비가 이씨 왕조의 발상지임을 알려준다. 그런데 1936년 일제가 전라선을 개설한다는 미명아래 발리산의 정기가 흐르는 이목대와 오목대 사이를 절개하였다. 이목대에서 뻗어 나간 산자락은 교동의 전주향교에서 멈추고, 오목대 산자락은 경기전을 바라보고 멈춘다.

▲ 전주교에서 본 기린봉과 승암산     © 새만금일보

 기린봉 남쪽에 있는 중바위는 한자명으로 중 승(僧), 바위 암(岩)을 쓰는 승암산이다. 이는 암봉의 모습이 마치 고깔을 쓴 스님들이 승무를 추는 모습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승암산의 암릉을 타고 오르내리는 코스는 산행의 백미로 스릴만점이다. 북쪽 봉우리인 기린봉(271m)은 남쪽의 승암산(306m) 보다 35m가 더 낮다. 승암산 남쪽 산기슭에는 천주교에서 순교자 성지를 조성하여 치명자산(致命者山)으로 부르고 있다. 천주교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교자들이 묻힌 산이라는 뜻이며, 1994년에는 순교자 묘소부근에 성당이 건축되었다.

▲ 기린봉에서 본 전주시가지     © 새만금일보

 기린봉과 승암봉 주변에는 절집이 많다. 서쪽에는 벽송암과 기린사, 북쪽에는 선린사, 남쪽에는 동고사, 일광암, 수도암, 보석사, 무애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동남쪽에는 순교자묘지와 수도원 등 천주교 성지가 있어 많은 천주교 신자들과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서쪽의 산자락에는 군경묘지가 자리잡고 있다.
  1769년 여암 신경준이 편찬한 우리 전통지리서인 <<산경표>>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로 고찰해 본 기린봉과 승암산의 산줄기와 물줄기는 이렇다.

▲ 승암산에서 본 전주시가지     © 새만금일보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서북으로 나뉜 금남호남정맥이 장안산. 사두봉. 수분령. 신무산. 팔공산. 마이산. 부귀산을 지나 진안과 완주군 경계의 주화산에서 북쪽은 금남정맥, 남쪽은 호남정맥으로 나눈다. 주화산에서 호남정맥이 남쪽으로 뻗어가며 곰티를 지나 만덕산에 이르면 북서쪽으로 전주지맥을 나뉜다. 그리고 남쪽의 경각산. 오봉산. 내장산. 추월산. 강천산 등을 지나 전남 광양 백운산까지 뻗어간다.

▲ 승암산에서 본 전주시가지     © 새만금일보

 만덕산에서 전주지맥은 서북쪽으로 뻗어가며, 은내봉-점치-묵방산-동부우회도로 절개지-승암산 갈림길을 지나 기린봉에 닿는다. 기린봉에서 남쪽은 승암산을 거쳐 발이산(이목대 . 오목대)로 뻗어가고, 북쪽은 마당재를 지나 건지산으로 뻗어간다.
 기린봉과 승암산의 물줄기는 서쪽은 전주천, 동쪽은 소양천을 통하여 만경강에 합류한 뒤 서해로 흘러간다. 
 
▲ 순교자묘지     © 새만금일보

 ▲ 문화유적 및 명소
  조선시대부터 기린봉과 승암산에는 동고사, 흥산(황방산)에는 서고사, 남고산에 남고사, 호암산에 진북사(鎭北寺) 등 사방에 사찰이 있었다. 전주부성의 안위를 빌어 왔던 비보사찰이었다. 이 때문에 전주는 전화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기린봉이 있는 동고산성과 남고산성을 사이에 두고 협곡처럼 좁은 목이 천혜의 지리적인 요건을 갖추고 있다. 동쪽으로 기린봉과 승암산, 남쪽으로 남고산이 철옹성처럼 전주를 감싸고 있다. 그 사이를 만경강의 지류인 전주천이 흐르고 있으며, 전주천은 삼천과 함께 전주를 관류하고 있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 때문에 전주천이 서북쪽으로 서해를 향해 흘러가는 것을 역류한다고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다.
 전주는 견훤 왕이 건국한 후백제의 왕도이자,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유적과 명승지를 간직하고 있다. 전주의 동쪽, 기린봉과 승암산에는 후백제를 방어했던 동고산성이 있다. 전주 노송동 물왕멀 부근에는 견훤 왕이 후백제를 창업하고 37년 동안 재위하였던 왕궁 터가 있었던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2019년은 후백제 견휜 왕이 전주에 왕도를 정한지 1119년이 되는 해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전라감영의 복원도 중요하지만, 후백도 왕궁복원과 단오제 부활로 천년고도 전주의 정체성을 되살려야 한다.

▲ 승암산에서 본 모악산     © 새만금일보

 ▲ 산행안내
 o 1코스 : 마당재-선린사-기린봉-동고산성-승암산-천주교묘지-승암교(2시간소요)
 o 2코스 : 기린봉아파트-선린사-기린봉-동고산성- 승암산-천주교묘지-동고사-이     목대-오목대-한옥마을(3시간 소요)
 o 3코스 : 전주 마당재-기린봉-통신기지국-막은댐이재-동부우회도로절개지-묵방산-점치-은내봉-만덕산-호남정맥-신리 정수리(21km, 10시간 소요)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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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24 [15:59]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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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 김정길, 수필가, 숲 해설가, 전통지리연구가 주요약력-전북산악연맹 부회장/숲사랑운동 서부연합단체 대표/모악산지킴이 회장/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회장/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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