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중국 방문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9/01/27 [13:11]

김정은의 중국 방문

새만금일보 | 입력 : 2019/01/27 [13:11]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했다. 수행단에는 김영철, 리수용, 박태성, 리용호, 노광철 등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간부들이 들어 있었다. 김영철 리수용 리용호는 북한 외교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의견을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과 시진핑 사이의 회담 내용을 순서를 따라가면서 상세히 보도했다. 어떤 대화가 어떤 흐름 속에서 오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과 시진핑의 회담 성격을‘조선반도 정세관리와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종 해나가는 것’이라고 보도했다.‘공동 연구조종’이라는 단어는 처음 나오는 표현이다.

향후 진행될 미북, 남북 협상에서 한미 공조에 대한 대응으로 북중 공동연구조정을 내세우겠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김정은은 시진핑에게‘조미 관계개선과 비핵화 협상 과정에 조성된 난관과 우려, 그리고 해결 전망을 통보한 셈이다.

시진핑은 김정은이 요구하는 것은‘응당한 요구이며 김정은의 합리적인 관심사항이 마땅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했다.‘중국이 믿음직한 후방’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지지를 약속한 것이다.

김정은은 시진핑에게 미국이 싱가포르에서‘선 신뢰구축 후 비핵화 도식’을 합의해 놓고 이제 와서 핵시설 목록을 먼저 내놓으라고 하는데 이렇게 못하겠다고 했다.

시진핑은‘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나가겠다’는 김정은의 안을 지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향후 협상을 비핵화가 아니라 핵군축으로 몰고 가려는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은 이번에 중국을 북한의‘믿음직한 후방’이라고 했다.

북한이나 중국은‘후방’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북한에서 후방이란 표현은 우리가 생각하는 후방이라는 군사적 개념도 있다. 그러나 생계에 필요한 물자조달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후방사업’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가는 곳 마다‘후방사업은 곧 정치사업이다’는 구호를 붙여놓고 있다.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월급, 쌀, 부식물 등을 공급하는 부서를‘후방부서’라고 한다. 공장에서는 후방담당 부지배인, 군대에서는 후방총국 등으로 표현한다.

김정은은 시진핑에게‘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년사에서 언급한‘새로운 길 모색’은 없을 것 이라고 시진핑을 안심시켰다. 시진핑은 북한이 요구하는 올해 분 무상경제 원조는 약속대로 주겠으니‘한반도 정세를 다시 극단적인 상황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을 것이다.

향후 미북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빅딜은 나오지 못하고‘미니딜’방향으로 가닥이 잡혀질 것이다.“미니딜은 결국‘핵군축 방향’이다. 북한‘핵보유국 인정방향’으로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관영 언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번째 방중은 새해 한반도 정세의 좋은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8일 사평에서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한 이 날이 그의 생일이라는 점은 특히 북중 양국 지도자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준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과 한국은 북중 양국이 우방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 추진에 건설적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중국의 지지와 격려가 없다면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적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각국이 중국의 조력자 역할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중국에 이를 떠넘겨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약속 이행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좋은 효과를 냈다고 예를 들면서 미국이 할 일은 긍정적인 상호작용이지 채찍질이 아니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반도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진행 중인 방문으로 입증됐다.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번째 회담을 앞두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중국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기를 원할 수 있다.

중국은 40년간 개혁개방을 추진해왔다. 이웃 북한과 경제 개혁과 관련한 풍부한 경험을 공유할 만한 것이 많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핵무기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자립경제를 우선 정책으로 삼았다. 북한은 올해 경제 개혁을 준비하려 한다.

핵 문제의 돌파구는 미국과 북한이 각각의 정책을 조정해 상호 신뢰를 쌓을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미국이 북한의 경제 제재를 점진적으로 해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되찾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하기 전에 시진핑 주석과 회담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라는 분석이다. 지금 중국과 미국 간 무역전쟁은 타결되고 있지 않다. 무역전쟁이 타결되면 미국이 내건 조건 때문에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얘기를 듣고 어떤 보장을 받기 위해 김 위원장이 방중한 것이다. 사실 북한이 기댈 곳이라곤 중국 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도 세 번 중국에 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는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이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을 고대하는 남한으로서는 잘된 일이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비핵화를 이루자는 좋은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다. 김정은의 이번 방문은 여러 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서울 답방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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