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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적인 수목장(樹木葬)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9/05/30 [17:09]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며 우리선조들은 부모상을 당하면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며 거친 음식과 삼베옷을 입고 움막을 치고 근신하며 3년 상 시묘(侍墓)살이를 하였다. 요즘의 장례문화를 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뿐이다. 한번 왔다 가는 인생! 육신은 한줌의 흙이 되니 굳이 흔적을 남길 필요가 없다는 신세대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고.김장수 고려대 교수가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목장(樹木葬)을 고안해 냈는데 유언에 따라 본인부터 수목장을 실천하였다. ‘목포의 눈물’ 가수 이란영도 삼학도에 목백일홍 추모목(追慕木) 밑에 수목장을 하였다. 추모목 하나에 4인용으로 고인의 명패를 달거나 아니면 작은 표석으로 기념을 한다. 우리나라 묘지 면적은 국토의 1%에 해당하는 10만 ha로 서울 면적의 2배 정도라고 한다. 예전에는 매장이 우위였으나, 금기시 된 기독교인조차 화장을 하여 1981년에 13.7% 화장률이 2017년에는 82.7%로 대세다. 이웃 일본은 거의 100% 화장하여 주택가 부근에 작은 납골당을 만들어 3대가 지나면 산하에 뿌린다. 중국의 등소평은 13억 인구가 매장으로 인한 국토 훼손 방지책으로 자신부터 무덤을 남기지 말고 화장을 하여 대지에 뿌려달라는 유언에 따라 집안에 위패만 모시고 있다.

전남 장성군 삼계면 깊은 산골에 가면 잘 가꾸며놓은 편백숲과 백일홍, 금송, 동백나무, 은행나무 등 수목장으로 사용되는 나무들을 잘 조성해 놓았다. 평지에 다듬어 놓은 잔디장은 30년 관리비조로 60만 원부터 고급수종 수목장은 500여 만 원까지 한다. 한세대 30년이 넘으면 손자 대까지 연장하여 60년을 관리하는 것을 주제로 하고 그 다음은 자연으로 돌려보내자는 수목장의 의미가 있다. 1995년 유럽여행 시 이역만리 화란 헤이그 도심 한복판에 묻힌 이준(李儁1859-1907) 열사의 공원묘지를 찾았다. 그 날 이슬비에 젖은 흰 백합 몇 송이를 헌화했는데 민족혼이 담긴 묘적이 있었기에 애국심이 절로 났다. 그 옆 묘에는 사진까지 새겨놓아 고인과의 친한 친구와 가족들은 휴일이나 퇴근 시 언제든 하얀 국화와 백합을 들고서 수시로 찾아 헌화 한다. 그렇다면 우리네는 어떤가? 추석 날 단 한번, 아니면 정월 초하룻날 등 두 번 정도 찾으면 효자 층에 든다고 봐야 할까. 추석날이면 고향집 뒷동산에 밤송이가 익어가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밑 부모님 산소에 예를 올리는 것은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효 사상과 뿌리교육장으로 삼는 자녀 손들과 함께 뜻 깊은 추석명절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보겠다. 국가재정으로 보존되고 있는 화려한 왕릉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된다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분묘를 만든다는 것부터가 여간 정성과 시간과 관리비를 투입해야 한다. 자녀 하나 낳아 양육하기조차 꺼려하고, 아니면 아예 낳지 않기로 결혼 약속하여 대가 끊긴다면 그 누가 분묘를 관리 하겠는가. 현실적으로나 미래적으로 한번쯤 재고해 봐야 할 일이다. 핵가족 시대를 넘어 부부중심시대로 사촌은 물론 형제까지도 만나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기존의 묘지는 넓은 잔디가 깔려 있다. 1년이면 단 한번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산소를 찾아 잡초하나 뽑는 일조차 오래지 않아 전설적인 얘기로 들릴지도 모른다. 친구의 부음을 받았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매정히도 훌쩍 이생을 떠나갔다. 죽은 자의 장례는 후손들의 몫이다. 덩그런 기존 묘지를 파묘하여 한적한 평지 10여 평에 잔디를 깔고 작은 오석에 고인의 이름과 생,졸,년,월,일과 자녀 이름을 새겨 화장한 골분을 순서대로 묻어 여러 기의 평장을 하였다.

그리고 묘지 주위에 목백일홍, 동백나무와 유실수 등 작은 공원묘지를 꾸며 추석이나 정초에 일가친척이 만나는 친교의 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장묘문화가 현실에 맞게 간소화 되고 상당히 변화 발전된 셈이다. 나의 5대조 묘지는 가파른 숲속 석상리 선산에 모셔져 있다. 그동안 장손인 내가 벌초를 도맡아 하였다. 같은 할아버지 자손이지만 사촌도 아무도 조상의 묘를 돌보는 이가 없다. 나는 6대째 고향지킴이로 내 아들 손자에게 묘지 관리를 유언으로 남긴다 하여도 실천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내가 태어나 뿌리를 내린 땅, 그곳에 묻히고 싶은 정든 고향은 아늑한 어머니 품안 같다. 새도 죽을 때는 제 둥지를 찾는다는데 찾아갈 고향을 두고도 고향을 버린 불행한 현대인들! 그래도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보고 싶고 그리워 질 때는 빨갛게 피어나는 목백일홍 밑에 작은 표석이라도 세워 추모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 노예로 팔려간 슬픈 검둥이의 조상이 살던 검은 대륙의 땅! 아프리카의 향수를 담은 소설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뿌리(Roots)의 흑인작가 *알랙스 할리(Alex haley)가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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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30 [17:09]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