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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호남정맥-성수지맥, 임실 칠백리고지(706m)
용이 승천한 용추계곡과 고려시대의 고찰 선압사 터를 품은 산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9/05/31 [08:29]
▲ 백련산에서 본 칠백리고지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경관

칠백리고지는 백련산의 북쪽에 위치해 있는 산이다. 산행도 칠백리고지 하나만 하는 것보다 백련산과 연계하거나 운암 나래산까지 하는 것이 좋다. 이산은 해발이 706m인데도 칠백리고지로 불리게 된 동기는 아마도 완주군 운주면과 고산면의 경계에 있는 칠백이고지처럼 한국전쟁 때 빨치산과 국군이 대치하면서 불렀던 이름인 성 싶다. 임진왜란 때에도 갈 씨들이 칠백리고지 주변의 옛터에 살다가 화를 당한 뒤 창녕 조 씨들이 현재의 터로 옮겨왔다는 기록이 보인다. 칠백리고지는 금남호남정맥 팔공산에서 성수지맥이 뻗어오는 사거리의 중요한 길목이다. 동쪽은 성수지맥의 백이산, 남쪽은 백련산, 북쪽은 모시울산과 나래산, 서쪽은 필봉산이 나뉘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 청웅에서 본 백련산     © 새만금일보


<<한국지명총람>>과 <<임실군지>> 등으로 살펴본 칠백리고지 주변의 인문지리는 이렇다. 청웅면 두복리斗福里는 말斗의 형상이라서 두곡斗谷으로 부르다가 승지 이찬의가 살면서 큰 복을 누리는 마을이라 하여 두복으로 고쳐 불렀다. 본래 임실군 구고면지역으로 1914년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사동(절안)을 병합하여 두복리라 했다. 마을 옛터는 현재의 마을 뒤 쪽 위에 갈 씨들이 살다가, 임진왜란 때 화를 당한 뒤 창녕 조 씨들이 현재의 터로 옮겼다. 이웃 절안(사동)의 골짜기에는 선압사仙押寺라는 절이 있었으나, 지금은 터만 남아 있고 안동 권 씨들이 살고 있다.
 

▲ 두복리 사동마을 백룡암     © 새만금일보

칠백리고지 산자락 청웅면 두복리 사동寺洞(절안) 북쪽에는 용구산이 있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용구산은 두복리에 있는 산으로 기록돼 있다. 청웅면 두복리에 잇는 백룡암白龍菴의 옛 이름이 용구암이고, 용수암이 있는 골짜기가 용구남골로 나와 있다. 결국 용구산은 용구남골과 백룡암의 옛 이름인 용구사와 연관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 <임실군 안내도>, <전라북도 전도> 등에는 등고선만 나와 있을 뿐 이름이나 칠백리고지나 용구산의 이름은 없다.

지리적으로 칠백리고지의 북쪽은 옥정호 너머로 호남정맥 오봉산과 운암 국사봉, 동쪽은 백이산과 두만산, 무제봉, 남쪽은 백련산이 진을 치고 있다. 서쪽은 수방산과 옥정호 너머 호남정맥 성옥산과 왕자산, 서북쪽은 모시울산과 나래산이 첩첩하다.

1769년 조선 영조 때 여암 신경준이 편찬한 우리전통지리서인 <<산경표>>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로 고찰해 본 칠백리고지의 산줄기와 물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북서쪽으로 분기된 금남호남정맥이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을 이루면서 무룡고개, 장안산, 사두봉, 수분령, 신무산(섬진강 발원지)를 지나 장수 팔공산 옆 마령치를 지나 백운산(갈미봉)에서 세 갈래를 친다. 동남쪽은 천황지맥(천황봉 줄기), 서남쪽은 영대지맥(영대산 줄기), 북서쪽은 성수지맥이다.

백운산(갈미봉)에서 성수지맥은 북서쪽으로 가며 임실 성수산과 고덕산, 삽치(17번국도), 깃대봉, 말치, 봉화산, 매봉(응봉)에 닿으면 남쪽으로 노산줄기를 나뉜다.

매봉에서 서쪽으로 번화치를 지나 무제봉에서 남쪽으로 원통산 줄기를 나뉘고, 두만산, 깃대봉, 모래재(30번국도), 백이산을 지나 칠백리고지를 일으킨다. 그리고 청웅의 용구산과 매봉, 운암의 모시울산, 나래산, 강진의 백련산과 필봉산 등으로 세력을 펼친다.

칠백리고지의 물줄기는 북쪽은 섬진강 상류인 옥정호에 합수되고 남쪽은 이윤천을 통해서 섬진강에 합수된다. 동쪽은 백이천이 갈담천을 통하여 섬진강 상류에 합수되어 전남 광양의 남해로 향한다. 행정구역은 임실군 청웅면 두복리, 강진면 학석리, 운암면 선거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 방현리 용소 폭포     © 새만금일보

<문화유적과 명소>

[두복 용소斗福龍沼]

두복리 입구 백련산에서 흐르는 물이 모였다가 갈담천(구고천)으로 내려오면 큰 바위가 깔려있어 흡사 작은 폭포를 연상케 한다. 용소는 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 용이 이곳에서 승천하여 용소龍沼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용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마지막 꼬리로 바위를 치는 바람에 소沼의 옆에는 평평한 바위가 직경 약 2m 주위가 움푹하게 접시처럼 파져있는 흔적이 있다. 옛적에 가뭄이 들면 전 주민들이 제물을 차려놓고 돼지를 잡아 피를 근처에 뿌려놓은 뒤, 아녀자들이 옷을 벗고 뛰어 다니면서 하늘에 치부를 보이면 소낙비가 내려서 깨끗이 씻어주었고 한다.

[선압사 터]

임실군 청웅면 두복리 사동마을에 고려 때 창건되어 조선 후기까지 있었다는 선압사는 승사僧舍 8간, 승방僧房 8간이 있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1800년대 초 정읍에 살던 안동 권 씨는 이 절터가 명당임을 탐내어 주지와 결탁하여 빈대를 잡는다는 핑계로 건물에 불을 지른 뒤 묘를 썼다. <<동국여지승람>> 임실현 불우조에 ‘선압사仙鴨寺는 영취산靈鷲山(백련산白蓮山)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임실읍지>>에 선압사는 ’재 백련산 동 승사팔방 재승람금무在白蓮山東 僧舍八房 載勝覽今無‘라는 기록이 있다.

 
▲ 임실 칠백리고지 이정표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1코스 : 강진면 방현리 수동마을-용소-수통골-백련산(2.8km)-북릉-(3.0km)칠백리고지-(2.0km)두복리 사동마을회관(7.8km, 3시간 30분)

o 2코스 : 청웅면 두복리 용추제–백련산-북릉-칠백리고지-두복리사동(8.1km, 4시간)

이번에는 전주 모악회 김석범 등반대장의 안내로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속에서 백련산을 거쳐 칠백리고지를 답사했다. 방현리마을회관에서 동쪽으로 오르면 두 개의 용소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낸다. 수통골에는 전답들이 잡초가 무성한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급경사를 치고 오르면 칠백리고지에서 오는 삼거리를 만나고 백련산 정상에 선다.


▲ 백련산 정상     © 새만금일보



정상에는 커다란 정상석과 전망대 위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칠백리고지, 모악산, 회문산 등이 한눈에 잡힌다. 조망을 즐기고 칠백리고지 방향으로 되돌아 나와 북쪽 능선을 걸으면 이윤농장 진입로가 보인다. 멋있는 낙락장송이 자태를 뽐내는 칠백리고지 능선을 걸으면 두복리와 용추제가 내려다보인다. 백련산은 마치 커다란 배의 형상으로 다가온다.


▲ 칠백리고지에서 본 백련산     © 새만금일보


남쪽 이윤리로 가는 길의 이정표를 만나고 능선을 걸으면 북쪽 능선은 성수지맥 백이산으로 이어지고, 동쪽은 두복리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만난다. 10분쯤이면 잡목이 우거진 칠백리고지에 닿는다. 밤재와 모시울산(569.5봉)은 북쪽으로 가야한다. 두복리와 사동마을 회관은 삼거리로 되돌아가서 동쪽으로 1시간 쯤 내려가야 한다.
    
▲ 칠백리고지 능선에서 본 두복저수지     © 새만금일보

▶ 교통안내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서부우회도로-백제로-평화동사거리에서 직진-27번도로 진입-운암휴게소-하운암보건소(새터)-방현교-방현리마을회관(수동마을)/27번 국도-강진-30번 국도-청웅-용추제 삼거리-용추1.2제-두복리

○완주-광양간고속도로-임실나들목-30번도로-임실-청웅-용추제 삼거리-용추1.2제-두복리/

30번 국도-청웅-강진-27번도로 진입-방현교-방현마을회관(수동마을)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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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31 [08:29]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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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 김정길, 수필가, 숲 해설가, 전통지리연구가 주요약력-전북산악연맹 부회장/숲사랑운동 서부연합단체 대표/모악산지킴이 회장/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회장/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부회장
태풍 피해 모여있는 선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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