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참사 유감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2/11/03 [11:59]

핼러윈 참사 유감

새만금일보 | 입력 : 2022/11/03 [11:59]

 

 

서울 용산에 미군들이 주둔해 미국문화의 파생지인 이태원동에 십만 명의 인파가 몰려 4m의 좁은 골목에서 대참사가 일어났다. 미국 어린이들이 1년 내내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의 날 ‘핼러윈’ 때문이다.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의 설명절인 111일에 치르는 사윈(Samhain) 축제에서 유래됐으며 죽은 자의 혼을 달래고자 모닥불을 피우고 음식을 차려놓고서 망령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가면을 쓰고 변장을 한 이교도들의 행사였다. 이후 8세기 유럽에서 가톨릭이 11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지정하자 그 전날인 1031일에 사윈 축제를 이어갔고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이라는 의미로 발전해 갔다. 중세 유럽에서 켈트와 가톨릭 신앙이 혼합된 형태로 발전한 이후 아일랜드 등 유럽의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원주민 문화와 다시 융합돼 오늘날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유령이나 괴물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이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며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trick or treat)라고 외치는 모습은 미국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에서도 2000년대 이후 놀이공원이나 일부 거리에서 할로윈을 흉내를 냈다. 한국의 어느 방송국에서도 가면무대를 꾸며  선정적인 무대가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핼러윈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 미라 등 대중문화를 통해 잘 알려진 괴물 의상을 차려입고 한데모여 파티를 한다. 집 창문에 모형 거미줄을 걸고 마당에는 호박에 구멍을 파고 등불을 넣고 해골 인형을 세워두는 등 동네에서 가장 무서운 집을 꾸미려고 경쟁하기도 한다. 또 식품업계 등의 상업적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면서 사탕과 초콜릿을 대거 소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전국소비연맹(NRF)은 올해 미국인이 사탕, 장식, 의상 등 핼러윈 용품에 106억 달러(15조 원)를 써 기존 최대 기록인 지난해의 101억 달러를 경신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애완동물용 의상에만 71000만 달러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애초에 핼러윈은 한국과는 상관없는 날이었지만 미국 문화가 전 세계로 전파되면서 한국의 청년층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고, 상업주의와 결탁하면서 축제로 발전해 갔다. 개인통신망과 최첨단 재난경보시스템을 자랑하는 당국의 방심과 허술한 대응으로 10만 명이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대형 압사사고로 사망자만도 157명과 부상자가 속출했다. 할로윈은 고대 브리튼과 아일랜드에 거주했던 켈트족이 한 해에 네 번 축제를 열었으며 매년 1031일에 열리는 ‘삼하인(Samhain) 축제’가 그중 하나다. 켈트족 달력에서 111일은 한 해의 시작이자 겨울이 시작되는 첫 날이다. 켈트족은 이 날을 기점으로 저승의 문이 열려 죽은 자의 영혼과 악마들이 이승으로 올라온다고 믿었다. 삼하인 축제에 켈트인들은 죽은 이들을 위해 제사를 지냈으며, 악령과 악마들이 사람들을 구분하지 못하도록 괴상한 모습으로 변장을 하였다. 또한, 악령들을 놀라게 할 목적으로 언덕 꼭대기에 거대한 모닥불을 피우기도 했다. 집 앞에는 죽은 이들이 집으로 들어오는 액운을  막기 위해 집 앞에 음식을 차려놓기도 한다. 삼하인 축제는 아일랜드에 전파된 후 6세기 무렵에 로마 가톨릭에 흡수되었다. 835년경 교황 그레고리오 4세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513일에서 111일로 정식 변경했다. 로마 가톨릭교에서 11월은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위령성월(慰靈聖月)’로 전통적인 삼하인 축제와 연결되었다. 가톨릭은 죽은 이들을 기리며 연옥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를 했다. 잭오랜턴은 아일랜드 민담에 등장하는 구두쇠 잭(Jack)에서 유래한 것으로 잭은 악행을 일삼아 천국과 지옥에도 가지 못하고 호박에 불을 담아 이승을 떠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일은 어린이들의 장난스런 핼러윈이 가면을 쓴 청춘남녀가 술을 마시며 짝을 찾는 성인축제로 변질되었다는 것이다. 원래 서양의 축제, 또는 사육제(謝肉祭)라는 것은 종교적인 것을 벗어나 남녀가 모여 구애를 하는 것으로 발전해, 삼국시대 사찰에서 탑돌이에 얽힌 청춘남녀간의 낭만과 하회탈의 각시탈 등 우리네의 풍자적인 놀이문화와는 한 차원 거리가 멀다. 우리의 정서를 져버린 남의 것을 분별없이 모방하여 상업화에 휘말려 이런 대참사를 불러들인 것에 천만 유감이다. ‘국가와 정치는 국민을 안전하게 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안전은 내가 나를 보호 하고 내 주변으로부터 내 생명을 보호함이 원칙이다.’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를 수 있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단풍으로 수놓아진 산과 들에 나가 대자연과 함께 심신을 단련함이 훨씬 좋았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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