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고덕지맥의 금성산(琴城山, 330m)

거문고 형국의 금성마을과 신성스런 거북바위의 구암龜岩을 품은 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5/10/16 [00:48]

호남정맥-고덕지맥의 금성산(琴城山, 330m)

거문고 형국의 금성마을과 신성스런 거북바위의 구암龜岩을 품은 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5/10/16 [00:48]
          

<모악사랑회 소개> 1988년에 창립된 모악사랑회(회장 김문규)는 매달 4주 일요일 모악산 자연생태복원사업의 일환으로 환경정화활동, 산불예방캠페인, 등산로정비 등 건전한 산악문화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전통지리 부활운동의 일환으로 호남명산 순례에도 참여하고 있다.  
 
▲개요와 자연경관
   완주 금성산은 서쪽에는 어머니를 상징하는 모악산과 남쪽에는 아버지를 상징하는 경각산의 품에 안겨 있는 형상이다.
▲ 호남정맥 경각산     © 새만금일보

완주 금성산은 거문고형국의 금성마을과 맑고 깨끗한 마을 청명淸明을 품고 있다. 전국에서 금성산 이름을 가진 산은 완주 금성산을 비롯한 4개의 산이 있다. 전국적으로 명성이자자 한 경북 의성군 금성면에 위치한 금성산(531m)으로 삼한시대 부족국가였던 조문국의 방어를 위해 쌓은 금성산성이 있다. 해발이 가장 높은 경남 합천군의 금성산(609m)은 고려시대에 봉수대가 있어서 봉화산으로도 불린다. 전남 나주의 진산인 금성산(453m)은 통일신라 때 나주의 옛 이름인 금성군에서 취한 이름이다.
 세 개의 산들이 하나같이 쇠금金을 쓰는데 반해 완주 금성산은 거문고琴을 쓰는 특이한 산이다. 전주시 금성마을 주민 임채성(010-6622-6761) 씨는 금성산에서 마을 뒤로 뻗어 내린 등성이가 거문고 혈이라서 거문고琴을 쓴다고 고증했다. 산의 이름도 금성마을에서 취한 이름으로 유추하고 있다.
  <한국지명총람>으로 고찰해 본 금성산 주변의 지명이 흥미롭다. 금성마을은 본디 전북 완주군 구이면 석구리였으나 1989년 전주시 평화2동 석구리로 편입되었다. 석구리石九里는 본디 거북바위를 닮은 돌이 있어서 돌石 거북구龜를 섰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폐합 때 금성, 신기, 신봉, 가동, 독정, 범굴마을 등을 폐합하면서 한자 표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북龜를 아홉九로 고쳤다. 석구리로 편입된 독정獨井에는 우물이 있었고, 백암白巖에는 마을 앞에 있는 흰 바위가 있었다. 신기新基는 새로이 터를 잡은 마을이고, 신봉 新鳳은 뒷산에 뀡이 엎드린 복치혈伏雉穴이다. 범굴(버구리)은 뒷산이 범의 형국이다. 

▲ 소용재 위 능선에서 본 고덕산     © 새만금일보

  금성산 동쪽에 있는 소용巢龍마을은 본디 뒷산인 소용봉(270.3m)이 용이 깃드는 보금자리 형국이다. 덕천德川의 덕은 터의 고어로 텃내의 한자표기 이름이며, 마을 앞으로 광곡천과 삼천이 흐른다. 구암마을은 고덕산, 학산, 금성산 줄기를 따라 뻗어온 태봉胎峰이 아버지의 상징인 경각산과 어머니 산 모악산을 바라보고 있는 명당이다.
▲ 금성산 능선에서 본 모악산     ©새만금일보

태봉에는 조선조 8대 임금인 예종의 태를 묻었다는 태실胎室이 있었고 태실 아래 큰 웅덩이에 살던 큰 거북이가 알을 낳던 중 하나가 떨어져 거북바위가 되었다고 전한다. 그 신령한 거북형상에서 이름을 취한 구암마을은 예전에는 귀동龜洞 또는 귀암龜岩으로 불렸다. 그런데 1914년 일제강점기에 거북귀龜가 쓰기 어렵다는 이유로 아홉구九로 쓰면서부터 귀동龜洞은 구이면 九耳面, 귀암龜岩은 구암九岩으로 불리게 됐다.

▲ 능선에서 본 고덕산     © 새만금일보

  금성산의 산줄기는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서북으로 갈려나온 금남호남정맥이 장안산,신무산(금강발원지), 팔공산, 천상데미(섬진강발원지), 마이산, 부귀산을 거쳐 완주와 진안의 경계인 주화산(금강, 섬진강, 만경강 분수령)에 닿는다. 주화산에서 북쪽은 금남정맥(금강과 만경강 분수령)이고 남쪽은 호남정맥이다. 호남정맥은 곰티, 만덕산, 슬티, 갈미봉을 지나 한오봉에서 서쪽으로 고덕지맥을 나뉘어 놓고 경각산, 오봉산 등을 지나 광양 백운산으로 간다. 고덕지맥은 한오봉에서 고덕산, 학산을 지나 금성산을 일궈놓고 삼천에서 끝을 맺는다. 물줄기는 광곡천과 삼천을 통하여 만경강으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과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에 경계해 있다.

▲문화유적 및 명소
[학소암] 조선 정조 10년 광해화산이 창건한 학소암은 고덕산 서쪽 자락에 자리잡았다. 자승전과 극락전으로 이루어져 있고 멋진 노송한 그루가 불자를 맞는다. 조선 정조 10년(1786)에 광혜화상이 세운 절로 춘곡화상과 이만선 씨가 고쳐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산행안내
 이번 완주 금성산 답사는 경북 의성 금성산 자락 운곡마을이 고향인 모악사랑회 김문규 회장과 함께 경북 의성의 금성산을 다녀온 뒤, 2년 만에 이루어져 그 의미가 깊다. 그동안 완주 금성산은 모악산의 유명세에 가려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전주시에서 학산에서 금성산으로 이어지는 7.8km, 구간을 역사적 이야기가 얽힌 테마 숲길로  만들고, 완주군 구이면에서 완주군 둘레 산길을 조성하고 안내판을 설치하면서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o 1코스: 평화동 코오롱아파트 1.2단지- 완산여상 옆 들머리-(1.0)학소암-(1.4)보광재-(0.3)학산-남능-소용치-소용봉-(3.3)금성산-(1.7)청명(동조골), (7.7km, 4시간)
  o 2코스: 흑석골만남광장-(1.8)보광재-(0.3)학산-(3.3)금성산-(1.7)청명(7.1km,3시간 40분)
  o 3코스: 동서학동-충경사-(1.6)천경대-(0.8)능동-(0.9)삼거리-(0.8)보광재-(0.3)학산-소용치-소용봉-(3.3)금성산-청명(동조골) (9.4km, 5시간)  
▲ 능선에서 본 고덕산     © 새만금일보

  [1코스]의 오름길은 울창한 소나무숲길이다. 첫 번째 등성이에 올라 잘록이로 내려서면 갈림길이다. 동쪽은 소원탑, 남쪽은 학소암이다. 동쪽으로 오르면 돌무더기가 많다. 흑석골에서 오는 능선길과 송정서미트에서 오는 길을 만나고 곧바로 학산(0.3km)으로 오를 수도 있고 보광재를 거쳐서 오를 수도 있다. 북쪽은 흑석골(2.3km), 동쪽은 고덕산(3.0km)이다. 서쪽 나무계단을 오르면 전주시가 한눈에 잡히는 전망바위를 만나고 곧이어 학산 정상에 닿는다. 나무에 가려서 조망이 시원찮다.


  ▲  금성산 등산 안내도   © 새만금일보

  금성산은 남쪽으로 밧줄을 잡고 내려가야 한다. 서쪽은 장천제로 가는 계곡길이니 주의해야한다. 부드러운 능선을 걷다가 산등성이를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312m봉 갈림길이다. 서쪽은 평화중학교(2.1km)다. 금성산은 남쪽으로 내려간다. 두 번째 갈림길에도 이정표가 서쪽 평화동 방향으로 가는 길과 남쪽 금성산을 알려준다. 세 번째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없고 남쪽으로 고도가 뚝 떨어진다.

소용치에는 이정표가 남쪽 소용(0.6km), 북쪽 덕천사(0.6km), 서쪽 금성산(1.3km)을 알려준다.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산줄기가 금성산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남쪽으로 빙돌아서 북쪽으로 간다.


▲ 소용봉 갈림길     © 새만금일보
닿으면 이정표가 남쪽 삼각점(전주 473)이 있는 소용봉, 북쪽 금성산(0.7km)를 알려준다. 산줄기는 서북쪽으로 방향을 꺾는다. 눈앞에 우뚝 선 금성산을 향해 오르면 정상이다. 전주시와 완주군에서 설치한 안내판과 벤치가 있다. 청명(동조골)버스장류장으로 하산 길은 잡목구간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서면 구이농협 창고 뒤 주차장을 거쳐 동조골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고압송전탑 우측으로 내려서면 풍산조씨 묘소와 가나안나무농원 앞 도로변을 거쳐 동조골 정류장에 닿는다.

▲ 금성산 등산 안내도     © 새만금일보

 ▲교통안내
 o 전주 평화동-26번 구도로-구이면 덕천리 청명(동조골), 시내버스 수시운행
 o 전주 동서학동, 평화동 등 산행들머리는 자가용보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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