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만정맥 - 완주 까치봉(456.0m)

선조들이 길조로 여겼던 까치가 많이 서식했던 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6/03/11 [00:58]

금만정맥 - 완주 까치봉(456.0m)

선조들이 길조로 여겼던 까치가 많이 서식했던 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6/03/11 [00:58]



▲ 까치봉 정상     © 새만금일보
 
▶개요 및 자연경관

예부터 까치봉 주변에는 까치가 유난히 많이 살았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이 작봉산에서 금만정맥을 따라가면 옛적에 까치가 울었다는 까치울재와 까치봉이 있다. 5만분의 1 <지형도>나 <한국지명총람>에는 까치봉이 등장한다. 하지만 <고산읍지>에는 응봉(매봉) 또는 수리봉으로 기록돼 있다. 작봉산의 이름을 두고도 혼선을 초래하더니 까치봉 지명도 오락가락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제강점기에 왜곡된 우리전통지리를 부활하는 일도 시급한데 하나의 산 이름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향토사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자기고장의 지명과 산 이름을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어쨌거나 까치는 예부터 선조들이 길조로 여겼으며, 까치가 울면 으레 기쁜 소식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반면 요즈음의 까치는 전신주에 집을 지어서 정전 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에 한국전력공사가 까치집 제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요즘의 까치는 농익은 과일 등을 먹어치워서 농민들에게 애물단지로 취급받고 있다. 생물학자들에 의하면 까치가 집을 지으려면 나뭇가지가 2만개 쯤 소요된다고 한다. 까치의 수고로움은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애써 지은 까치집도 도심의 가정집이나 전신주에 지으면 곧바로 철거 대상이 되므로 까치들이여, 제발 집을 지을 때에는 장소를 잘 선택해야 할 일이다.

<화산면지>로 까치봉 주변의 이야기를 고찰해 보자. 덕동(작동, 까치울)마을의 동쪽에 대덕산, 서북쪽에는 작봉(까치봉), 작봉 아래에는 덕동 소류지가 있다. 예전에는 까치울에도 마을이 있었으나, 큰 마을(덕동)과 2km 이상 떨어진 깊은 골짜기로 교통이 불편하여 큰 마을로 이주하여 빈터로 변했다. 덕동마을 앞에는 수락천이 흐르고 30년이 넘은 정자나무 아홉그루가 숲을 이루어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예전에 방안간이 있었으나 지금은 덕동교회가 있다.   

까치봉의 산줄기를 <산경표>의 우리전통지리로 고찰해 보면 이렇다.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서북으로 뻗어 온 금남호남정맥이 완주와 진안의 경계인 주화산(금강, 섬진강, 만경강 분수령)에서 두 갈래를 친다. 남쪽은 전북을 지나 전남 광양 백운산으로 뻗어 가는 호남정맥이다. 북쪽은 금남정맥이 연석산. 운장산 서봉. 장군봉을 지나 싸리재 위의 금만봉에서 또 다시 두 갈래를 친다. 동북쪽은 산경표의 금남정맥이 대둔산, 계룡산, 부여 부소산으로 뻗어간다. 금만정맥은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만경강과 금강을 가르며, 왕사봉, 칠백이고지, 불명산, 말골재, 장재봉, 남당산, 작봉산을 지나 까치봉을 일으킨다. 작봉산과 까치봉 사이에서 남쪽으로 나뉜 비봉지맥은 예봉산, 성치산(질마봉), 운제산을 솟구친다. 까치봉에서 북쪽 논산방향으로는 통박산 줄기를 나뉜다.

▲ 뒤돌아 본 대둔산     © 새만금일보

  까치봉에서 정맥은 서쪽으로 뻗어가며 옥녀봉(410.4), 함박봉(403.0), 성태봉(소룡봉,371), 천호산(500.2), 익산의 용화산(342.0), 미륵산(430.2), 석불리, 23번국도, 함라면을 지나서 웅포재 부근의 고스락에 이르면, 우측으로 지맥하나를 나뉘어 놓고 용화산, 망해산(230.3), 취성산(205.0), 용천산(141.0), 대명산(126), 오성산어깨(227.7)를 거쳐 요동산의 금강하구둑으로 뻗어간다. 그러나 금강하구둑이 없었다면 이 정맥은 대명산, 고봉산(148), 대초산(109), 용화산(104), 청암산(112), 금성산(126), 장계산(110) 방향으로 가야한다.


▲ 수재에서 본 경천저수지 물안개     © 새만금일보

까치봉의 물줄기는 북쪽은 논산천을 통해 금강, 남쪽은 수락천에서 흘러내린 물이 춘산제와 경천제에 모아져서 화평천을 통하여 만경강 상류인 고산천을 이루다가 서해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전북 완주군 화산면 춘산리와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삼전리에 경계해 있다. 

    
▶문화유적 및 명소
▲ 말목재     © 새만금일보

[말목재] 금만정맥의 만경강과 금강의 분수령으로 고개 아래에 만목리 또는 말목이라는 마을이 있어 말목재로 불렸다. 말목재 북쪽에 삼전리 남북 방향 골짜기의 왕암천과 왕암호에 의해 형성된 곡저평야가 있어 풍요로운 논농사가 행해지고 있다. 말목재는 논산시와 전라북도 완주군을 이어주는 지방도 643호선이 지나고, 이를 중심으로 기타 도로가 각 마을을 연결하고 있다.

    
▲ 643번 도로     © 새만금일보

▶산행길잡이

o 1코스 : 쌍계사-(2.7)쌍계사 분기점-(1.6)작봉산-(3.6)까치봉-(1.6)말목재(11.9km, 6시간)

o 2코스 : 말목재-까치봉-말목재(3.2km, 1시간 30분)

작봉산에서 금만정맥은 서쪽으로 낙엽 쌓인 길을 급하게 쏟아지듯이 내려간다. 내림길에는 아름다운 손들이 나무에 밧줄을 설치해 놓아서 다행스럽다. 뒤돌아보면 금남정맥의 연석산과 운장산이 춤을 추고 둥그런 돔형상의 천등산과 우뚝 솟은 장재봉도 고개를 내민다. 우황소류지 윗고개에서 북쪽은 양촌면 방향으로 우황소류지와 쇠점마을이 다가온다. 남쪽은 완주군 화산면 승치마을도 내려다보인다. 작봉산에서 까치봉은 U자형으로 돌아가며 작봉산이 뚜렷하고 작봉산과 까치봉 사이로 쇠목마을이 손짓한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동남쪽으로 화산면 승치마을이 다가오고, 작봉산처럼 주변의 산들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고도가 뚝 떨어지며 인적이 드문 쇠목재(피재)로 내려선다. 북쪽 연무읍 중산리 쇠목마을까지 도로가 개설되었으나, 남쪽의 화산면 춘산리 방향은 도로가 없다.

▲ 금만정맥 능선     © 새만금일보

금만정맥이 15분쯤 고도를 올리고 나면 395봉이다. 누군가 조그마한 돌멩이에다가 깃대봉이라고 써 놓았다. 20분쯤 완만한 내림 길을 가면 전방에 까치봉이 얼굴을 내밀고 남쪽엔 전북 완주군 화산면 쇠목, 북쪽엔 충남 논산시의 우황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능선에서 커다란 차돌바위를 만나고 시그널이 휘날리는 산등성이에서 서쪽으로 방향이 꺾여 내리면 까치울재다. 사람의 흔적이 많은 고개로 남쪽 전북 완주군 화산면 춘산리와 북쪽 충남 논산시 양촌면을 잇는 고개다. 정맥이 한바탕 고도를 올리고 나면 이마에 땀이 솟고 까치봉에 닿는다. 정상에 반공호가 구축되어 있고 표지판이 걸려있다. 금만정맥 구간은 고도가 400m에 불과하지만, 전북과 충남의 마을을 잇는 고개가 많고, 고도의 차이가 심하여 산멀미를 느끼게 한다. 전북 쪽은 산간지대인 반면, 충남방향은 평야지대여서 대조적이다.

▲ 까치봉     © 새만금일보


까치봉에서는 독도에 유의하여 서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남쪽은 계곡으로 떨어진다. 부드러운 정맥을 걷다가 다시 독도에 유의하여 서쪽 고스락으로 올라야 한다. 북쪽의 좋은 길을 무심코 따라가면 묘소 쪽으로 가게 된다. 정맥이 서쪽으로 꺾여 내려가면 밤나무단지가 이어지고 절개지를 우회하면 말목재다. 남쪽은 전북 완주군 화산면, 북쪽은 충남 논산시의 경계지역이고 643번 지방도로다. 금만정맥에는 축사와 석천마을, 석천교회 등이 있다.



교통안내

[대중교통]

O 전주-고산-화산-말목재: 군내버스 운행

[드라이브]

O 전주-(17번 국도)-고산-(643번 도로)-삼기삼거리-화산-말목재

O 전주-(17번 국도)-고산-운주-(697번 도로)양촌-쌍계사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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