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고산지맥, 완주 대부산(貸付山, 601.7m)

일제가 지역주민에게 측량한 품삯으로 대부해준 애환서린 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6/03/31 [21:39]

금남정맥-고산지맥, 완주 대부산(貸付山, 601.7m)

일제가 지역주민에게 측량한 품삯으로 대부해준 애환서린 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6/03/31 [21:39]

 
▲ 남릉에서 본 대부산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경관
  어쩌면 대부산처럼 일제잔재와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의 애환이 서린 산은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게다. 이산의 동쪽에 있는 동상면 거인마을에 거주하는 정완채 씨에 의하면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동상면 일대를 측량하면서 강제로 동원한 거인마을 사람들에게 수고비 대신 대부산을 무상으로 대부해 준 후부터 부르게 된 이름이라고 한다. 가관인 것은 김대연이라는 친일파가 대부산이 거인마을 주민들의 소유로 되어 있으면 세금이 많이 나오므로 대부산을 매각해서 나눠 갖자고 제의했다. 그리고 산을 매각한 돈을 가지고 줄행랑을 놨다는 기막힌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 때에는 북한군이 대부산에 주둔하고 있다가 건너편 거인마을 뒤 럭키산에 주둔했던 미군과 교전에서 참패를 당했다고 한다.

 <한국지명총람>과 <완주군지>에는 수만水滿리는 일제가 1914년 행정구역폐합이라는 미명아래 수만. 학동. 지향. 입석. 장수리를 병합해서 고산군에서 전주군 수만리로 바꿨다는 기록이 보인다. 그런데 1953년 전주지역의 식수와 농업용수가 부족하자 동상저수지를 축조하자 수만마을은 물이 가득 차서 수몰됐다. 동상저수지 아래에 대아댐이 축조된 뒤부터 동성산과 운암산자락이 일부 물속에 잠기거나 항상 그림자를 드리우게 됐다. 지금은 수만리에서 동상을 잇는 교량이 축조되어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아무튼 선조들의 지명에 대한 선견지명은 일치한 셈이다.
▲ 대부산 서쪽 수만리 마애불상     ©새만금일보
대부산 아래 큰 바위에는 마애불상이 새겨져 있다. 지향동 남쪽 약새골에는 약새골정 터가 있다. 정상에 서면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북으로 동성산과 운암산, 왕사봉의 암봉들이 구름위로 떠 있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동으로는 연석산, 운장산(주줄산)의 연봉, 남으로 청량산(원등산)도 다가온다. 학동산에서 대부산을 오르는 암릉과 대부산에서 민박산장으로 가는 북능은 수려한 경관의 조망과 스릴만점의 암봉이 산행미를 더 해준다.
 
▲ 대부산 암릉     © 새만금일보
<산경표山經表>의 전통지리로 고찰해 본 대부산의 산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서북으로 갈려나온 금남호남정맥이 장안산, 수분령, 신무산, 팔공산, 천상데미, 마이산, 부귀산을 지나 완주. 진안 경계인 주화산에서 두 갈래를 친다.

 주화산에서 남쪽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금남정맥은 북으로 뻗어가며, 입봉, 보룡고개를 지나 황조치 못미쳐에서 고산지맥을 나뉘어 놓는다. 고산지맥은 북으로 달리며 율치, 청량산, 학동산, 학동치를 지나 암봉인 대부산을 솟구쳐 놓았다. 대부산의 물줄기는 서쪽은 수만천, 동쪽은 사봉천을 통하여 동상저수지와 대아저수지에 살을 섞은 뒤 만경강에 합수되어 서해의 새만금으로 들어간다. 행정구역은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에 위치하고 있다.
 
▶문화유적 및 명승지
 
▲ 안도암     © 새만금일보
[안도암과 마애석불좌상]안도암에서 5분쯤 오르면 등산로 좌측 10m지점에 암벽에 마애석불좌상이 음각돼 있다. 전북유형문화재 제84호로서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이 석불상은 신라말과 고려초에 유행하던 거구의 마애불상 가운데 하나다. 소발素髮머리에는 육계가 큼직하게 표현되었고, 체구는 넓은 가슴, 큼직한 무릅 등으로 당당하고 크게 보인다.
 
▲ 대부산 들머리, 전북산악연맹 임원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1코스 : 수만리입석교-암릉-정상-마애석불-안도암-계곡길-길림길-입석교(7km, 3시간)
o 2코스: 동광초교앞 입석-학동-다자미-농장-안부-북능-학동산-학동치-대부산-암릉-갈림길-입석교(5시간, 11km)
o 3코스: 소양면 해월리 원등사입구-원등사-청량산(원등산)-북능-학동산-학동치-대부산-마애불상-안도암-입석교(14km, 7시간)
 
▲ 대부산 입구     © 새만금일보

소양 송광사, 위봉산성과 위봉폭포를 지나서 동광초등학교 아래 입석교에 닿는다. 교량을 건너면 마애불상 안내판이 있고 과거에 있던 철대문은 사라지고 길을 밭으로 만들어서 수로를 거쳐 산길로 들어서면 넓은 돌을 깔아놓은 같은 비단길이 시작된다. 계곡물이 좋고 수림이 우거져 산행하기에 좋다. 10분쯤이면 버려진 묘소 2기가 있는 갈림길에 닿는다. 동쪽은 안도암을 거쳐 정상가는 코스고, 북동쪽은 민박산장에서 오르는 길을 능선에서 만나 암릉을 타고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 대부산 암릉     © 새만금일보
동북으로 오르면 민박산장에서 오는 능선을 조우하여 동남으로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이며 북쪽으로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동상저수지, 서쪽은 입석리가 한눈에 내려보인다. 오름길과 씨름하다보면 암벽이 눈앞에 우뚝 섰다. 밧줄을 잡고 오르면 소나무와 암릉이 어우러진 전망대다. 북으로 동성산과 운암산, 서로 종남산, 서방산, 안수산, 남으로 학동산, 청량산(원등산), 동으로 연석산, 운장산 등이 한눈에 잡힌다.

  동상저수지로 뛰어들 기세인 두꺼비형상의 바위를 모습이 무척 활기차게 보인다. 두 번째 암벽을 밧줄에 의지하여 오르면 조망이 더욱 훌륭한 너럭바위의 전망대가 쉬어가라고 유혹한다. 너럭바위를 내려오면 안도암에서 오는 길을 만나고 곧바로 대부산 정상에 닿는다.
 
▲ 대부산 정상     © 새만금일보
(입석교에서 1시간 10분) 전북산사랑회에서 설치한 이정표와 삼각점(임실 301)이 반겨준다. 정상에서 하산은 마애석불과 안도암을 거쳐 입석교, 북능의 암벽을 따라 입석교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있다. 암릉코스는 밧줄에 몇 군데 의지해야하는 스릴 만점의 산행미를 자랑한다. 비가 오거나 겨울산행시는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해야한다. 또 다른 코스는 남쪽 암릉을 거쳐 안도암 아래 계곡으로 하산하거나 남릉을 계속 걸으며 학동 또는 다자미마을(3시간소요)과 원등산으로 가는 코스가 있다.
 
▲ 대부산 정상     © 새만금일보
정상에서 서남쪽 암릉을 거쳐 안도암으로 하산했다가 5분쯤 올라서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상을 만났다. 불공을 드리는 제단과 촛불, 조그만 석탑들이 빼곡히 놓여있다. 파란색 페인트로 단장을 한  안도암은 암자라기보다는 시골의 외딴집처럼 아담한 느낌이 든다. 감나무와 대나무 숲에 둘러 싸여 아늑하고 포근함이 느껴진다. 겨울철엔 사람이 없고 봄부터 기거를 하므로 텅 비어 있다. 암자 뒤편에 있는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이고 서쪽을 바라보면 입석에서 예인촌을 잇는 도로를 따라 만개된 벚꽃이 상춘객들을 유혹한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면 산죽과 낙엽송군락과 삼거리를 만나고 입석교에 닿는다.
 
▶교통편
[드라이브]
 0.익산포항간고속도로 소양나들목-(26번국도)소양-송광사-위봉산성-수만리 학동-입석교
 0.대전통영간고속도로 금산나들목-17번국도-금산-진산-운주-고산삼거리-음수교-수만리-학동-위봉산성

[대중교통]
 0.전주-소양-송광사-학동 시내버스 운행
 <김정길/객원기자,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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