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만정맥, 완주 운암산(雲岩山, 597.0m)

대아댐의 수려한 경관과 스릴 넘치는 암릉의 조화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6/05/27 [00:53]

금만정맥, 완주 운암산(雲岩山, 597.0m)

대아댐의 수려한 경관과 스릴 넘치는 암릉의 조화

새만금일보 | 입력 : 2016/05/27 [00:53]

 
 
▲ 대부산에서 본 운암산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경관
운암산은 이름이 말해주 듯이 산허리를 휘감는 운해와 스릴 넘치는 암릉이 매력 포인트다. 운암산을 품은 대아댐에 피어난 물안개와 역광으로 빛나는 은빛물결이 넘실거리는 광경은 한 폭의 산수화다. <한국지명총람>이나 <완주군지>에 운암산 남쪽에 운암사와 운암雲岩, 또는 운대동雲臺洞 마을이 있었으나 대아댐 축조로 수몰됐다는 기록으로 보아 운암마을 뒤편에 있는 산이라는 의미도 있는 성싶다. 고산면 주민들은 감봉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고산지>에는 왕사봉의 한줄기가 서쪽으로 고산면과 동상면 경계를 지나 대아리저수지 동쪽에 이르러 운암산이 되었다. 상봉은 관봉冠峰이라하며 봉수대가 있다. 그 서쪽 바위골짜기는 그윽하고 문인묵객들이 소금강이여 대아저수지와 함께 군의 명승지가 되었다.
대아리 산천이나 은천마을에서 바라보면 육산으로 보이나, 고산에서 동상을 잇는 대아댐 일주도로에서 바라보면 웅장한 암봉이 머리를 압도할 듯이 다가온다. 대아댐에서 정상까지의 기암절벽은 군부대의 암벽훈련 장소로 이용될 정도로 스릴 넘치고 오금이 저린다. 정상에서 칠백이고지까지는 왕재봉을 비롯한 두개의 암릉구간을 지나면 육산이다.
운암산의 주변엔 특이한 지명이 많다. 서쪽 들머리 고산면에는 햇빛이 많이 드는 대향大向, 햇빛이 적게 드는 소향小向 마을이 있다. 동쪽 들머리 동상면 대아리의 산천은 산내, 즉 대아리의 으뜸마을로 깊은 산속마을이고, 은천隱川은 깊은 골짜기 숨어있다는 의미다.
 
▲ 장군봉에서 운암산     © 새만금일보

<산경표山經表>의 우리전통지리로 고찰해 본 운암산의 산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 장수영취산에서 서북으로 뻗어가는 금남호남정맥이 장안산, 수분령, 신무산, 팔공산, 천상데미, 마이산, 부귀산을 지나면 완주와 진안의 경계인 주화산에 닿는다. 주화산에서 두 갈래를 친다. 주화산에서 남쪽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북으로 뻗어 나온 금남정맥이 연석산, 주줄산(운장산)서봉, 장군봉, 금만봉에서 금만정맥과 산경표 금남정맥으로 두 갈래를 친다. 금만봉에서 동북으로 산경표 금남정맥을 대둔산 방향으로 보내고, 금만정맥은 서북으로 가며 왕사봉, 칠백이고지, 천호산, 미륵산, 금강하구둑으로 뻗어간다. 그리고 칠백이고지 직전에서 남서쪽으로 6.5km를 달리며 왕재봉을 지나 운암산의 웅장한 암봉을 일구어 놓았다. 운암산 물줄기는 남쪽은 대아댐 ,북쪽은 운문계곡이 고산천에 합수되어 만경강에 살을 섞고 서해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와 동상면 대아리에 경계해 있다.

▶문화유적 및 명승지
[우암교]고산과 동상으로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산천으로 들어오는 초입의 우암교(牛岩橋)자리에는 옛날에 계곡 안으로 들어간 석문(石門)이 자리잡고 있었다. 스님이 식량을 구해 황소에 싣고 가던 중에 석문이 굳게 닫혀있어 절 안의 식솔들이 굶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이 석문을 부수고 식량을 전달했으나, 소는 그 자리에서 기진맥진하여 쓰러져 죽었다는 전설 때문에 우암교라 했다. 이 부근에는 소 바위와 소 무덤, 동굴 등이 있다.

 
▲ 경옥봉에서 본 운암산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1코스: 대아댐 팔각정-암릉-(2.7)운암산-왕재봉-(6.5)칠백이고지-(3.0)왕사봉-(2.0)무릉도원(은천계곡), (14.2km, 7시간)
o 2코스: 산천-(2.0)운암산-왕재봉-(6.5)칠백이고지-(3.0)왕사봉-금만봉-(3.0)싸리재-축령-(3.0)-은천(17.5km, 8시간)
o 3코스: 산천산장-(2,0)운암산-암릉-안부-오경갑씨묘-(2.3)운암상회(4.3km, 2시간20분)
은빛으로 빛나는 대아댐 팔각정이 있는 주차장의 휴게소에는 운암산 이정표가 있다. 남쪽에 있는 팔각정에 서면 대아댐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쪽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갈림길에서 왼쪽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면 노란 솔가루와 눈이 조화를 이루는 실크로드가 시작되고 솔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금강유역의 용담댐에서 만경강유역인 고산 소항리로 도수로를 뚫어서 물을 끌어와 전력생산과 식수로 쓰는 거대한 원형 시설물을 지난다. 암벽을 오르면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모습과 은빛으로 빛나는 대아댐이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다. 위험한 암릉 구간마다 어느 아름다운 손길이 밧줄을 설치해 놓았다. 밧줄에 의지해서 눈길이 미끄러운 암벽을 오르내리면 조망이 훌륭하다. 북쪽은 서래봉과 실질적인 금남정맥 능선, 남쪽은 대아댐과 건너편의 동성산, 계봉산, 서방산, 동쪽은 우뚝 솟아 오른 운암산이 손짓한다. 또 다시 밧줄에 의지해서 암벽을 오르면 어느덧 운암산 정상에 닿는다.(대아댐에서 1시간30분 소요)
▲ 운암산 정상     © 새만금일보


정상에서 조망은 남쪽과 서쪽이 모두 깎아지른 절벽이고, 남서쪽은 갈마음수혈渴馬飮水穴 명당인 동성산과 대아댐이 전주-고산-동상의 일주도로와 함께 다가온다. 서로는 익산시가지와 미륵산, 북으로 봉수대산, 그 너머로 대둔산의 거대한 암봉이 보이고, 동으로 금남정맥의 칠백이고지와 왕사봉의 산줄기가 꿈틀거린다. 남쪽은 은빛 물결이 춤을 추는 대아댐 뒤로 운장산, 연석산, 청량산(원등산)이 다가온다.
<완주군지>에는 대둔산에서 운장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싸리재 일원이 백제와 신라를 이어주는 길목으로 국경을 방어하는 요충지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 대아리수목원에서 운암산     © 새만금일보


하산은 북서능으로 간 다음 밧줄을 타고 급경사 바위를 내려서서 40분쯤 걸으면 운암상회다. 정상에서 동능을 향하면 곧이어 남쪽 산천상회 방면의 하산로 두 개를 만나고, 완만한 흙길을 걷는다. 묘소를 만난 후 암릉을 오르면 남쪽은 은천계곡, 너머로 대아수목원과 은천마을, 중수봉, 삼정봉, 장군봉이 다가오고, 복쪽은 운문계곡과 산자락을 저수지건설로 훼손하였고, 봉수대산, 써레봉, 동쪽은 훙물스런 철탑을 머리에 인 칠백이고지가 보인다. 산꾼들이 저승바위로 이름붙인 조망이 좋은 너럭바위는 남쪽만 절벽이라 위험하지만 이름을 너럭바위로 고쳤으면 좋을 듯 싶다. 곧이어 은천리로 하산길을 만난다. 완만한 능선을 걷다가 서쪽은 운문으로 빠지므로 동쪽으로 가야한다. 남쪽 은천의 탈출로를 지나 암릉을 밧줄에 의지해 오르내린다. 틈이 비좁아서 통과할 수 없는 대문바위를 우회한다. 1시간 20분쯤 낙엽 싸인 흙길을 걷다보면 갈림길이다. 남쪽의 낙엽이 수북한 능선으로 탈출하면 무릉도원 앞까지 35분이 소요된다. 20분쯤 걸으면 금만정맥능선이고, 서쪽의 칠백이고지를 들렸다가 왕사봉까지가는 데는 한 시간쯤 소요된다. 무릉도원에서 왕사봉까지는 30분쯤 걸린다.

▲ 구명산에서 본 운암산     © 새만금일보


▶교통안내
[대중교통]
o 전주-전주역-고산-우암교-은천리: 군내버스 운행
[승용차]
o대전통영고속도로금산IC-금산-17번국도-운주-고삼삼거리-(732번도로)대아댐-무릉도원
o 전주-(17번 국도)고산-고산삼거리(732번 지방도로)-대아댐-운암상회-우암교 삼거리-산천산장-무릉도원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김정길의 호남명산 순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