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노인으로 살 것인가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6/10/04 [00:09]

어떤 노인으로 살 것인가

새만금일보 | 입력 : 2016/10/04 [00:09]

노인들이 살아가는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노학(老鶴)은 학처럼 사는 노인이다. 심신이 건강하고 여유가 있으며 산천 경계도 유람한다. 그러나 검소하여 천박하지 않다. 벗들과 어울리며 베풀 줄 안다. 틈나는 대로 갈고 닦아 책도 쓰고 강의도 한다.
노동(老童)은 동심으로 돌아가 청소년처럼 사는 노인이다. 노인대학이나 평생교육원 등에 다니면서 공부를 한다. 노래, 서예, 컴퓨터 등을 열심히 배운다. 수시로 이성 학우들과 어울려 즐기기도 한다.
노옹(老翁)은 문자 그대로 늙은이로 사는 사람이다. 손자들이나 봐주고 텅 빈집이나 지켜준다. 어쩌다 동네 노인정에 나가서 노인들과 화투나 치고 장기를 두기도 한다. 형편만 되면 따로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늘 있다.
노광(老狂)은 미친 사람처럼 사는 노인이다. 대개 함량 미달에 능력도 부족하다. 주변의 존경도 못 받는 처지에 감투 욕심은 많다. 돈이 생기는 곳이라면 안면 몰수하고 달라붙는다. 권력의 끄나풀이라도 잡아 보려고 끊임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노고(老孤)는 배우자를 잃고 외로운 삶을 보내는 노인이다. 60대의 배우자는 가보(家寶), 70대의 배우자는 국보(國寶)다. 이런 귀한 보물을 잃었으니 외롭고 쓸쓸할 수밖에 없다.
노궁(老窮)은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노인이다. 아침 한술 뜨면 집을 나와야 한다. 갈 곳이라고는 공원이나 광장뿐이다. 점심은 무료 급식소에서 해결한다. 석양이 되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들어간다. 가족들의 눈치를 슬슬 보며 밥 한술 뜨고 골방에 들어가 한숨 잔다.
노추(老醜)는 늙어서 추한 모습으로 사는 사람이다. 어쩌다 불치의 병을 얻어도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다. 못 죽어 생존하는 가련한 노인이다.
나이 들면 신선(神仙)처럼 살아가자. 사랑도 미움도, 성냄도 탐욕도 모두 벗어 버리자. 건너야 할 강도 없애고 올라야 할 산도 없애자. 무심히 자연 따라 돌아가자.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살아가는 모습들은 매우 다르다. 어떤 노인으로 살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면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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