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설경(大院雪景)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6/11/23 [09:08]

대원설경(大院雪景)

새만금일보 | 입력 : 2016/11/23 [09:08]
대원설경(大院雪景)은 전주 모악산(母岳山) 중턱에 있는 대원사(大院寺)의 수려한 설경 모습이다. 모악산은 해발 794m 높이로 전주시에서는 어머니의 산으로 불린다. 기(氣)가 산 전체를 휘감고 도는 에너지가 충만한 산이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에 있는 모악산 대원사(母岳山 大院寺)는《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이다. 670년 일승이 심정·대원 등과 함께 창건했다. 대원사(大院寺)는 모악산 동쪽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삼국통일 직전 열반종의 개창조 보덕 화상의 제자인 일승(一乘), 심정(心正), 대원(大原) 스님 등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대략 백제 의자왕 20년(660) 경으로 전하고 있는데 세 스님은 보덕 화상으로부터 열반종의 교학을 배운 뒤 고대산(孤大山, 高達山, 高德山, 603m) 경복사를 떠나 건너편 모악산 기슭에 대원사를 세우고 멀리서나마 스승인 보덕 화상이 있는 곳을 바라보면서 수행하였다고 한다.
『삼국유사』에는 당시의 절 이름을 대원사(大原寺)로, 『동국여지승람』에는 대원사(大圓寺)로 적고 있는데 1857년 초의 선사에 의해 묶여진 『진묵조사유적고(震默祖師遺蹟攷)』에는 대원사(大元寺)로 적고 있어 현재의 사명과 혼동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원사(大院寺)의 사명에 쓰인‘원(院)’이란 글자를『삼국유사』제 5권에 기록된 개성‘천마산 총지암과 모악의 주석원(呪錫院)’과 관련해 당시에 번창했던 밀교 계통의 사찰로 창건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어지러웠던 구한말과 일제 침략기 불같이 타올랐던 민족종교의 영향에 따른 혼동 때문은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대웅전 복원 당시 발견된 기와에는‘영락기미년(永樂己未年,1439)’이라고 새겨져 있다. 최근 주지 석문 스님이 정리한『모악산 대원사』사찰 사적에는 고려 인종 3년(1125) 원명 국사(圓明國師)의 2창, 고려 공민왕 23년(1374) 나옹 대사의 3창 그리고 조선 선조 35년(1602) 진묵 대사의 6창과 15년간 주석 등을 밝히고 있다.
『진묵조사유적고』에는 진묵 일옥(震默一玉, 1562~1633) 스님의 행적이 나온다. 진묵 스님이 대원사에 머물 때이다. 스님에게는 기춘(奇春)이라는 시자가 있었는데 기춘은 전생에 사미 시절의 진묵 스님을 연모한 소녀였다. 대사는 기춘 스님을 총애하여 그와 더불어 일체의 세속적 즐거움을 떠난 이락삼매(離樂三昧)의 경지에 들어 있었다. 그러나 지혜의 눈이 없는 뭇 스님들은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비난했다.
하루는 대사가 기춘을 시켜 대중에게 국수 공양을 하겠다는 것을 알리게 하였다. 대사의 경지와 도력을 내보여 스님들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었다. 대사는 발우를 펴게 한 뒤 기춘으로 하여금 바늘 한 개씩을 각자의 발우 속에 넣도록 하였다. 잠시 후 대사의 발우는 국수로 가득하였으나, 다른 스님들의 발우에는 여전히 바늘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대원사에는 절집 앞쪽에 전시장이 있다. 고기와에 그린 그림을 전시하는 이 전시관은 국내의 절집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달마, 비천도, 학, 소나무, 꽃 등을 오래된 고기와에 그려 전시를 하고 있는데 모악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어가고는 한다. 이 전시관의 지붕이 초가로 되어있어 봄이 되면 화전축제를 열기 전에 겨우내 보관을 해두었던 짚으로 지붕을 새로 입힌다.
전북 완주군은 제16회 모악산 진달래 화전 축제를 지난 4월 24일 완주군 모악산 대원사 일원에서 개최했다.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한 모악산에서 봄을 담은 진달래의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할 무렵 개최되는 모악산 진달래 화전축제는 공연, 전시, 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했다.
특히 화전을 부치고 나누어 먹는 화전 만들기를 비롯해 화전전시, 풍물놀이, 전국 그림그리기대회, 글짓기대회 등 '화전'을 주제로 조상들의 지혜와 나눔의 미덕이 담긴 세시풍속 체험의 장이 마련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난해 그림그리기대회 입상작이 전시되며 대원사 앞마당에서는 화전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사발을 곁들이는 특별한 경험도 무료로 즐길 수 있었다. 모악산 진달래화전축제는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그림그리기대회, 글짓기 대회, UCC동영상 대회, 모바일 삼행시짓기 대회 등의 경연대회가 열렸다.
모악산(母岳山)은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에 우뚝 솟아있다. 일제 강점기, 그리고 최근까지도 노령산맥으로 개명되었던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산줄기이기도 하다. 모악산은 이어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조계산(884m) 등 호남 땅 462km를 굽이치는 쟁쟁한 산줄기를 줄줄이 일으켜 세운다.
옛부터 엄뫼, 큰뫼로 불렸다는데 산 아래에 있는‘쉰길바위’가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형상과 같아서 그 이름을 얻었다. 호남정맥 동쪽은 섬진강, 서쪽은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등이 있다.
모악산은 전라북도 김제시와 완주군 경계에 있는 산이다. 높이 793m이다. 전주시 남서쪽 12㎞ 지점에 위치하며, 아래로 김제평야와 만경평야가 펼쳐진다. 호남평야의 젖줄 구실을 하는 구이저수지· 금평저수지· 안덕저수지와 불선제· 중인제· 갈마제 등의 물이 모두 이 곳 모악산으로부터 흘러든다.
모악(母岳)은 전주의 상징이다. 모악산은 높고 큰 산을 뜻하는 '엄뫼'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순수한 우리말이던 산 이름은 한자가 들어오면서 바뀌었다. 금산사지(金山寺誌)에는 '엄뫼'를 어머니 산이라는 뜻으로 의역해서 '모악(母岳)'이라 적었다고 했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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