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말로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02/20 [00:17]

독재자의 말로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02/20 [00:17]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심각하다.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고위 간부는 70여명이다. 이러한 공포정치는 단기적으로는 정권의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북한 엘리트들은 김정은을 분노케 하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위기에 처하면 반대 세력을 규합해 김정은의 권력에 도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포정치의 지속은 필연적으로 핵심 엘리트의 충성심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고위 간부의 대량 탈북, 김정은의 암살 또는 쿠데타가 발생하거나, 최악의 경우 내전이나 정권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 후계자 시절이 짧았다. 부족한 용인술과 나이에 대한 콤플렉스 등이 있다. 공포정치를 활용, 극복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김정은은 아직 유일 지도체제를 확고히 자리 잡지 못했다. 권력 기반이 확고하지 못하니까 이런 야만적인 행태를 보인다. 자신의 권위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권력 기반이 약하고 자기 지시도 잘 안 먹히는 것 같으니까 극도의 공포로서 자기 체제를 세우려 하고 있다.
김정일 시대 때는 일정한 2인자 그룹이 있었다. 이들은 김정일의 즉흥적 결정이나 결단에 대해 어느 정도 걸러줬다. 당 조직지도부의 이제강 부부장, 국가안전보위부의 류경 부부장, 장성택 행정부장이 그 예였다.
이런 사람들은 적절하게 서로 알력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고 충성심 경쟁도 하면서 일정 정도의 직언도 했다. 김정일은 이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로 오면서 2인자 그룹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장성택 처형 후 최룡해가 올라가니까 최룡해까지 끌어냈다.
북한 체제는 위험하다. 김정은한테 어떤 일이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급격한 변화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전선 지휘관들이 충성경쟁을 하면서 국지적인 도발을 하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정은의‘공포정치’는 북한 권력 내부의 이상 징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북한 정권 조기 붕괴론’을 주장한다. 공포정치가 이어지는 한 북한 체제의 급변 사태는 확실히 예견된다. 북한군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고, 김정은 체제가 붕괴할 수도 있다. 북한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와의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독재자의 말로는 분명하다. 42년 전제권력의 무아마르 카다피(리비아)를 비롯해 사담 후세인(이라크),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루마니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세르비아), 호스니 무바라크(이집트), 장-클로드 뒤발리에(아이티) 등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 다루듯 했던 그들의 권력은 영원할 수 없었다. 비명횡사는 당연했다.
중동의 쟈스민 혁명에서 보듯 포악한 정권 아래서 한번 터지기 시작한 자유의 물결은 걷잡을 수 없다. 폭압 공포정치가 이어지는 한 북한 체제는 위험하다. 자유를 억압하는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외부 세계의 정보를 북한에 계속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면 공포정치로 인한 내부불안이 급변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군부의 충성 경쟁으로 인한 대남 무력 도발도 있을 수 있다. 대량 탈북 난민과 긴급한 인도적 지원 등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내전도 발생 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북한 당국이 아니라 북한주민의 마음을 사는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을 변화시키고 통일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결국 북한 주민들에게서 나온다. 절대 다수의 북한주민이 우리와 통일을 원하지 않는 한 북한 내부의 변화도, 통일도 기대할 수 없다.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46)씨가 피살된 후 그의 가족에 대한 안위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의 아들 한솔(22)씨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정남씨는 본처와 아들 1명을 베이징(北京)에, 후처 이혜경씨와 한솔·솔희 남매를 마카오에 두고 있다.
김한솔은 유학 시절, 숙부인 김정은을 독재자로 언급하는 등 거침없는 언행을 보였다. 이 때문에 김정은에게 아버지 김정남 못지않게 미운털이 박혔을 가능성이 크다. 그의 신변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 중국 측이 김정남 가족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한솔의 안전과 행방에 국제적인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남씨 후처와 한솔·솔희 남매가 중국 당국이 마련한 별도 장소에서 보호받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공포정치가 극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측을 불허하는 일이 벌어질 조짐이다. 그리고 독재자의 말로는 비참한 것이다. 새벽이 가까워지면 동트기 직전이 가장 캄캄한 법이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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