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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당산(棲鶴堂山)
 
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7/06/07 [00:37]
서학당산(棲鶴堂山)은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에서 해마다 정월대보름에 열리는 당산제를 가리킨다. 마을 이름을 따라 흑석골 당산제라고도 불린다. 마을의 안녕과 평안 그리고 풍요를 기원하며 주민들이 모여 열리는 전통 세시풍속이다. 흑석골 당산나무 아래는 만남의 광장이다. 당산목은 오랜 흔적과 사연을 간직하고 묵묵히 서있다.
주민들 300여명은 해마다 흑석골 시내버스 종점 둥구나무 아래에서 이 행사를 개최한다. 둥구나무는 300여 년 동안 마을을 지켜왔다. 올 2월에도 어김없이 제19회 흑석골 당산제가 열렸다. 식전행사인 풍물패 공연을 시작으로 거리굿과 당산 제례의식, 달집태우기 등 전통풍습을 재현한다. 윷놀이, 제기차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등 흥겨운 대보름 민속놀이도 함께 펼쳐진다. 당산제는 서서학동 주민 화합의 장이다.
서서학동(동장 최현식) 당산제전문화축제 제전위원회(위원장 황용순)는 행사에 앞서 지난 1월 17일 흑석골 만남의 광장 당산나무 아래에서 추진회의를 열었다. 2월 3일에는 각 자생단체들과 성공적인 축제 준비를 위한 회의를 진행하였다.
서서학동 전 주민이 함께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 주민참여 놀이 등을 준비하여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전위원회에서는 위원회 조직을 행사 추진 담당별로 체계적으로 나눈다. 주민이 화합하는 문화축제가 될 수 있도록 부럼나누기, 풍선날리기 등 다채로운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축제에서는 지신밟기, 한춤 공연, 제례의식, 투호·윷놀이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 체험도 진행된다. 마지막 달집태우기는 소원지에 각각의 소원을 적어 한 해 동안의 안녕을 염원한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흑석골 일대는 아주 오래 전에 이곳 마을 청년들이 신병을 비관하여 젊은 나이에 세상을 끊어버리는 일이 해마다 되풀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자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가를 고민하던 마을의 어머니들이 발을 벗고 나섰다. 좀도리 쌀을 모아서 당산제를 올리자고 의견을 모은 것이다. 그 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끊어버리던 젊은 청년들이 어느새 없어졌다. 그래서 지금까지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80대 할머니는 자신이 이곳으로 시집을 왔을 때도 당산제를 지내고 있었다고 말한다. 100년도 넘었다는 이야기다. 전통을 이어오는 흑석골 당산제는 다른 당산제와는 다르다. 먼저 정월대보름 전날인 열나흔날 저녁에는 우물의 용왕신에게 제를 올린다. 마을 주민들이 마시는 물 걱정을 하지 않도록 청정한 식수를 달라는 바램이다. 마을 어머니들이 중심이 되어 행사를 치른다는 점도 특이하다.
학산이 품고 있는 흑석골은 전주시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다. 그러나 청정 자연과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보광재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1960년대만 해도 보광재는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 가던 길목이었다. 흑석골에 상수도가 들어와 상수도 물을 마신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흑석골은 예부터 물이 좋아 명품한지 공장이 집단화 되어있던 곳이다. 현재는 고궁한지가 맥을 잇고 있다. 그러나 1970년~1980년도 환경 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흑석골 일대의 한지생산 공장들은 전주시 팔복동으로 집단 이주했다. 그러나 팔복동에서 한지 생산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팔복동 집단 이주는 단견이었다는 지적이다. 차라리 오,폐수관과 연결하여 흑석골에서 한지가 지금까지 생산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랬다면 흑석골은 한지의 명소가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흑석골은 후백제의 외성으로 흑석사가 있었다. 화재로 타다 남은 기둥을 김제 금산사 대웅전 기둥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을에는 공동으로 사용한 우물터도 있고, 마을의 안녕과 재앙을 물리친다는 당산나무가 있다. 당산제를 지내면서 마을의 재앙이 언제인가부터 사라지고 없었다.
흑석사와 미륵석불 발굴은 물론 당산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수묵화의 거장 남천 송수남 화백은 바로 이곳 흑석골에서 태어났다. 흑석골에서 생을 마감하면서 이곳에 자신이 그렸던 고향의 풍경이 전시되었다.
전주부성의 남쪽에 위치했던 서학동은 예부터 주민들의 삶터였다. 천년전주, 사람의 도시, 품격의 도시, 문화수도로 거듭 태어나는 밑받침이 바로 서학동에 산재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발굴이나 보존이 안 되고 있다. 전주시는 흑석골 한지 생산을 무형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전통과 문화도 함께 발굴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서학동에는 봄이면 이팝나무가 군락을 이뤄 하얗게 피어난다. 초록바위는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되었던 순교지이다. 동학농민군의 지도자 김개남 장군이 처형당한 곳이다. 문화재로는 서서학동 석불입상이 있다. 단판 16엽의 연화좌대 위에 세워진 여래입상으로, 고려시대에 축조한 것이다.
한편 당산제는 마을 주민의 안녕과 태평, 산물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하여 당산신에게 일정한 시간과 절차를 통하여 제사를 드리는 의식을 말한다. 이를 지역에 따라‘동제’라고도 한다. 당산제는 대체로 정초나 정월 보름 전날인 1월 14일 밤 자정 무렵에 올린다. 대부분 마을과 관련이 있는 당산에서 마을 주민 전체를 위해서 거행된다.
따라서 지역이나 마을에 따라 진행 방식이나 형태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당산제의 목적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 또한 당산제는 마을 사람 모두가 참여하여 이장선출, 마을 일 년 행사 결산과 시업을 계획하는 큰 행사이기도 했다. 지금은 해당 마을의 관습대로 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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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07 [00:37]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