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없는 전주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06/26 [00:31]

공항 없는 전주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06/26 [00:31]
전북에는 지금까지 공항이 없다. 하늘 길이 없다. 물론 군산에 군산비행장이 있다. 그러나 김포와 제주도를 오가는 국내선이 있을 뿐이다. 명색이 도청 소재지가 위치한 전주에는 아예 공항이 없다. 새만금 개발이 시작된 지도 20여년이 넘는다. 그러나 공항조차 없는 새만금은 개발 자체가 어렵다.
갈수록 전북권 공항 건설은 절실해지고 있다. 전주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공공기관의 안착을 위해서라도 국제공항 개설이 시급하다. 혁신도시 내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농업진흥청을 포함한 12개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다. 공공기관이 내실 있게 안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과 공항 등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인프라는 컨벤션센터와 호텔을 비롯해 공항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국가나 지방 동력의 원천은 교통과 물류 인프라에서 시작된다. 교통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으면 그 지역은 불모지나 다름이 없다. 전북권 공항 개설의 시급성을 공론화하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새만금과 혁신도시가 중국과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만큼 무역 핵심지역이 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공항이 건립돼야 한다. 기금운용본부는 기관 특성상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의 방문은 물론 각종 회의ㆍ협상이 잇따를 것이다.
이를 통해 관련 금융기관 역시 전북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되면 전북은 말 그대로 금융허브 도시로 발돋움하게 된다. 따라서 국제공항 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공항 건립은 과거 낙후된 전북의 상황 논리에 갇혀 아무것도 진척된 게 없다.
건립 부지로 검토됐던 김제는 수요부족 문제 및 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됐다. 사업 추진이 어려운데다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역시 미군 측 반대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더 이상 공항 개설을 미룰 수 없다.
전라북도가 전주신공항 건설을 제기하는 배경은 당연하다. 서울 3시간대 도청 소재지에 공항이 없는 곳은 전주뿐이다. 군산공항은 전북 서북단에 치우쳐 있다. 전북은 항공 오지다.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공항 건설이 필수적이다.
군산공항은 미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활주로다. 그래서 활주로 이용료를 내고 있다. 특히 서쪽에 치우쳐 있어 도내 지역 항공교통 이용이 매우 불편하다. 그리고 여객 수요 충족 등에 한계가 있다. 서해안 시대의 주요 거점지역으로 육상 교통망뿐만 아니라 항공교통의 중추적 역할을 위해서는 전주신공항 건설이 필수적이다.
전주신공항 건설은 열악한 전북도의 사회간접 자본시설 구축의 일환이다. 21세기 환황해권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이제는 부지 선정 문제로 인한 소모적인 논란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전북도는 물론 전주시 역시 현재 가장 필요한 인프라 중 하나가 바로 공항이다. 적극 나서서 공항 개설을 추진해야 한다.
전북도는 최근 2023년 이전에 새만금국제공항을 완공해 줄 것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건의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지난 7일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해“속도감 있는 새만금 개발을 위한 해결 과제로 새만금 국제공항을 2023년 이전에 완공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8일 밝혔다.
전북도가 국제공항 완공 연도를 특정해 건의한 것은 처음이다. 도가 국제공항 완공 시기를 특정한 것은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 때문이다. 새만금지구에서 개최할 예정인 2023 세계잼버리대회는 현재 폴란드와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8월 유치 여부가 결정된다.
국토교통부 용역이 연말에 마무리돼도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계획과 실시설계 등 행정 절차를 밟으려면 5~6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새만금 속도전을 위해 국제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이 조기 추진돼야 한다.
청와대에 새만금 개발 촉진을 위한 기구가 설치된다. 국제공항, 신항만 등 인프라 조기 구축도 추진된다. 공공 주도로 건설을 촉진하고 국제공항, 배후단지, 신항만 등 필요한 인프라를 조기 구축해 개발 촉매제로 삼아야 한다.
사실 전북에도 공항다운 공항이 들어설 기회가 있었다. 지난 1998년부터 10여 년간 전라북도 김제시 백산면과 공덕면 일대에서는 신공항 건설 추진에 반대하는 김제시민의 투쟁이 치열했다. 결국 공항 건설을 무산되고 말았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1998년 대통령 공약사업인 전주권 신공항 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벌였다. 김제시 백산면 조종리와 공덕면 공덕리 일대 35만6천9백48평 부지에 오는 2004년까지 1천1백11억원의 예산을 투입, 공항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제시의회가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어 공항 활주로 예정 부지와 고작 43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김제시 유일의 4년제 대학인 벽성대학도 반대 결의문을 냈다. 김제가 전형적인 농업도시임을 감안할 때 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지역 발전의 중심축을 끊어버린다는 점이다. 소음과 대기오염은 전체 면적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축산농가의 붕괴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건설교통부에서는 김제시 백산면 일대를 공항 부지로 지정 고시하였다. 25억 원의 설계비 예산이 배정되었다. 이듬해 3월 건설교통부가 김제시에 공항 건설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김제시는 이를 거부하였다. 2004년까지 땅을 사들이는 데에만 450억 원 가까이 투입하였다.
하지만 2008년 7월 22일에 국토해양부는 수요가 너무 적어 공항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공항 건설을 끝내 취소한다. 반목과 갈등만 심화시켰을 뿐 이다. 주민 설득은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현재 김제공항 부지의 일부는 경작지로 쓰이고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땅은 방치되어 있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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