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후끈 달아오른 수능 시험장 분위기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11/24 [08:52]

한파 속 후끈 달아오른 수능 시험장 분위기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11/24 [08:52]



"힘 내라, 할 수 있다", "학교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23일 오전 6시 30분께 전주시 근영여자고등학교 앞.

동이 채 트기도 전, 몇 개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시험장 입실시간(오전 8시 10분)이 꽤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사와 후배 학생들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7시가 되자 긴장한 표정의 수험생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다.

이내 여기 저기에서 화이팅 소리와 하이파이브 소리가 들려왔다.
"전북여고 화이팅!, 시험 잘보세요", "고생했다, 마무리 잘하고 오거라", "잘 보고 꽃 길만 걷자", "여기까지 오셨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힘낼게요, 화이팅"
교사와 후배들이 손난로와 초콜릿 등을 나눠주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자 시험장 주변의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일부 교사들은 자기 학교 학생들을 볼 때마다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해주며 긴장을 풀어줬다.

수험생들은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웃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수험생 이진주(18)양은 "비록 수능이 미뤄졌지만 시간을 벌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했다"며 "시험을 잘 치러서 가족과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선 곧 비장한 눈빛으로 시험장 안으로 황급히 들어갔다.

선배를 응원하러 나온 전북여고 2학년 김모(17) 학생은 "포항 지진 때문에 시험이 미뤄져 선배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후배들의 응원 기운을 받고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시험장에 들어가는자녀들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표현에 서툰 아버지들은 "잘 봐라", "힘 내라"라는 한 마디만 건네고 묵묵히 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딸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눈물흘 훔치는 어머니도 있었다.
학부모 강혜숙씨(48·여)는 "딸이 아침밥을 안먹고 가서 걱정이다. 그간 마음 고생이 심했을텐데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서 딸이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학부모 김경미씨(46·여)는 "딸 아이가 주말에나 되서야 마음을 잡고 공부를 했다. 시험 결과에 너무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모씨(50)는 "오늘 연차를 내고 왔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이지 않느냐"며 "딸에게 몇 마디 더 말을 못한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8시에 다다르자 허겁지겁 교문을 통과하는 몇몇 수험생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이들은 각자 택시와 부모님들의 차에서 내리고선 뒤도 안 돌아보고 시험장으로 향해 달려갔다.
안기성 유일여고 교사는 "3년간 가르친 녀석(학생)들이 시험을 보는 날이라 한달음에 달려왔다"며 "평소 말을 듣지 않던 녀석들도 이날 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수능 연기로 인해 많이 혼란스러워했다. 긴장하지 말고 제 실력을 발휘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서는 6개 시험지구, 62개 시험장에서 총 2만557명의 수험생들이 응시한 가운데 최종 결시율은 11.6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결시율(9.23%)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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