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국악원 '창극 청년 이성계'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11/28 [16:54]

전북도립국악원 '창극 청년 이성계'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11/28 [16:54]

초겨울, 이성계가 새로운 창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정기공연과 지역순회작으로 <청년 이성계>를 마련했다.
29일 익산예술의전당에서 지역순회를 가질 예정이며 전주에서는 12월 8일∼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선보인다.
공연에 앞서 이성계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담은 내용을 미리 들여다 본다.


<청년 이성계>는 총 11장으로 구성됐다.
이성계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통해 청년 이성계가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받는 회령부의 지배층인 금수저로 태어나 아무런 고민 없이 편하게 살다가 어떤 사건을 만나 고려인으로서의 자각과 각성을 통해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물리치고 고려 개경의 위기에 거병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을 통해 그동안 드라마나 작품에서 그려졌던 태조 이성계의 성군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소년적인 모험심과 반항심, 그리고 이성에 눈을 뜨는 사춘기의 모습 등 풋풋하고 인간적인 느낌을 보여줌으로서 관객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청년 이성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받는 화령부의 금수저로서의 위치를 깨고 고려인으로서 자각하는 면모를 보여줌으로서 치열한 자기 정체성의 고민 부분을 보여줄 것이다.
더불어 창극이 가지는 유희성과 풍자성 그리고 연희성을 극대화 시켜서 기존 인물사극이 지니는 심각성과 정책성에서 벗어나 유쾌하고 재미있는 인물사극으로 제작, 역사적인 사실과 극적 분위기를 위해 픽션을 가미했다.
작창은‘5관청 고정’이라는 창극의 기본 청(key)에 대한 틀을 탈피하고 남창과 여창 혹은 개인 소리꾼들만의 기본 음색과 청을 고려했다.
이번 <청년 이성계>의 경우 주요 인물이 남성 창자인 바, 남창의 청을 특히 고려했다.
이는 작곡가의 다양한 편곡 어법으로 확장될 것이며 남창이 억지스럽게 여창의 청을 따라가는 기존의 불필요한 관습을 걷어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
  
또한 다양한 악조를 활용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
현 시대의 전통판소리를 비롯한 창작 판소리가 점차 계면화 되는 것을 지양하고 본래 판소리 악조가 지닌 다양성을 포착, 계면을 포함한 우조 및 평조, 때로 경제와 서도소리제, 가곡의 악조를 활용해 음악의 다양성을 살렸다.
청년 이성계는 덜렁제로 스스로의 즐거움을 빚어내고 때로 호령하듯 우조로 세상에 고한다.
그 곁에 당찬 여인 한씨는 진중한 계면조와 위트있는 경(京)제로 자신의 사랑을 담아내며 그들을 지켜보는 일월의 입에서는 서도소리의 로맨스가 흘러 나온다.
작품 전체 음악의 색깔을 통일해 서사와 음악 간의 밀접성을 높였다.
음악은 민족의 고유성을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고제' 소리의 변칙성과 확장성에 주목했다.
편곡 또한 본디 우리의 삼현육각의 민속악을 확장하는 형태로 쓰여질 것이며 화성(和聲)음악에서 벗어나 다성(多聲)음악의 본질을 탐구해 우리의 전통이 그대로 살아 숨쉴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
  

안무는 노래 부르기에 무리가 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구성해 출연자들의 발림을 최대한 활용. 안무가 소리를 더욱 살릴 수 있도록 각 창자들의 가사내용과 상황에 어우러지는 너름새를 사용해 창자들과 함께 안무를 구성했다.
전체 무대디자인 컨셉은 민화적 느낌이다.
무대디자이너 박정화(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는 창극이라는 장르의 가장 한국적인 극을 한국화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알맞다고 보고 그중에서도 청년 이성계가 뜻을 품고 지키고자 한 백성들과 가장 친근한 그림인 민화로 작품을 표현하고자 했다.
극 초반 태몽장면이나 이성계가 자기 정체성을 찾지?못하고 방황하는 청년시절은 옛날 이야기를 보는 듯 동화적 느낌을 강조하고자 했다.
중반 이후 자기 정체성을 찾은 이성계가 백성의 삶에 눈뜨고 새로운 뜻을 품게되는 과정에서는 고려조정은 과장되게, 백성들의 삶은 지극히 사실적으로 표현해 이성계가 뜻을 세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힘을 실어주고자 했다.
소박하고 따뜻하지만 힘 있는 민화로 작품이 표현돼 백성을 위해 꿈을 품은 청년 이성계 뜻이 관객들에게 전달되고자 한다.
  
이밖에도 조명디자인 황종량, 의상디자인 김대희, 전양배, 이지현, 분장디자인 강지영이 참여했다.
# 젊은 제작진과 함께 젊은 신입단원들이 주요배역에 선정
 
작품의 핵심 인물인 이성계는 차세대 스타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전북도립국악원의 신입단원인 박현영이 연기한다.
인물치레 좋고 소리와 연기가 출중한 박현영은 폭 넓은 나이의 인물을 여러 색깔로 표현 할 수 있고 전통판소리는 물론 작창 및 작곡노래에 대한 흡수력이 굉장히 빠르다.
그리고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무술연습과 국궁연습에 메진했으며 무술을 배우기 위해 국궁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작품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이성계의 아내 한씨역에는 최현주와 고승조(더블캐스팅)이다.
최현주는 2009년 박동진 판소리명창·명고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대형창극에서 주역을 맡아 다양한 스팩트럼의 연기를 펼쳐 보였다.    
신입단원인 고승조는 곱고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맑은 목소리를 가졌으며 이때까지 창극에서 보여준 여성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2009국립극장 차세대 명창에 선정됐었다.
지난해 <이성계, 해를 쏘다>에서 이성계로 열연했던 이충헌은 이자춘역을 맡았다.
고흥 판소리명창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전북무형문화제 제2호 이일주선생 심청가 이수자다.
그 외 고비역에 고양곤 (국창 송만갑 추모 국악경연대회 판소리 일반부 최우수상). 최유역에 김도현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대통령상), 아발타역에 이세헌 (장월중선 명창대회 대상/국회의장상), 모진역에 이제학 (객원), 개불역에 박추우 (추담 전국국악대제전 판소리 일반부 대상), 강림역에 이건일 (객원), 최영역에 유재준(장흥 명창부 최우수상), 공민왕역에 김광오(장흥가무악대회 고법 일반부 최우수상) 단원 등 창극단, 무용단, 관현악단 및 그외 객원을 비롯한 100여명이 출연한다.
다양한 음악의 폭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청년 이성계>에서는 남도소리는 물론 서도소리도 담았다.
서도소리를 잘 풀어내는 일월이역의 한단영의 소리는 특히 기대해볼만 하다.
겨울의 문턱에서 만나는 <청년 이성계>의 이야기가 도민의 가슴을 울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이인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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