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시내버스 업체 무슨 일이 있었나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7/12/18 [16:53]

전주 시내버스 업체 무슨 일이 있었나

새만금일보 | 입력 : 2017/12/18 [16:53]

전북 전주의 한 시내버스 업체대표가 이사로 등재된 30대 아들에게 5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설정해 운영 수입금을 빼돌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내버스 95대를 운행 중인 성진여객은 사주 아들인 김모(34)씨와 지난 5월 500억원 규모의 채권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버스회사가 김씨에게 500억원을 빚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용이다. 계약에는 현재와 장래에 부담하는 차용(대출)금, 납품대금, 거래금액 등 기타 여신거래에 따른 모든 회사 채무에 대해 500억원에 달할 때까지 교통카드 수입금을 김씨에게 양도한다고 명시했다.

김씨는 이를 근거로 교통카드 운영·관리 회사인 (주)마이비로부터 정산요금 등 수입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진여객에는 연간 60여억원의 정부 보조금이 지급된다. 지난 9월 전주시가 공개한 외부회계감사에 따르면 이 회사 자산 총액은 126억원으로, 김씨에게 500억원의 채무를 졌다는 것은 재무회계상 불가하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버스 수입금의 대부분을 사주 아들이 가져가는 점에 비춰볼 때 정부 보조금 지급에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보조금이 지급되는 회사에서 자행되는 이러한 행위는 강제집행면탈죄뿐 아니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에 해당한다. 더구나 공공성을 띤 시내버스 업체가 벌인 이런 일을 방치하고 용인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가짜 채권계약을 근거로 교통카드 업체로부터 매달 9억 원에 달하는 운송 수입금을 성진여객 대신 받아온 것은 배임과 횡령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성진여객 관계자는“김 이사가 채권 금액을 회사나 사주에게 차용해준 것은 아니다”며 “채권 양도양수 계약은 근로자 임금문제 해결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수단이 옳지 않았던 건 인정하지만, 회사의 재정 건전성을 위한 방편이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내버스 보조금 범죄의 의혹이 짙은 만큼 검찰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버스 사업주의 재정 부실 때문이다. 지도와 감독의 책임이 있는 전주시가 고발에 나서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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