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회문지맥, 순창 여분산(如粉山, 774.8m)

세자봉과 장군봉이 호위하는 임금이 태어날 군왕지지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8/01/04 [16:29]

호남정맥- 회문지맥, 순창 여분산(如粉山, 774.8m)

세자봉과 장군봉이 호위하는 임금이 태어날 군왕지지

새만금일보 | 입력 : 2018/01/04 [16:29]

▲ 운항에서 본 여분산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경관

자연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청정고을 순창군 쌍치와 구림에 위치한 세자봉-여분산-회문산으로 이어지는 회문지맥 주변의 지명들이 예사롭지 않다. 향토사학자 양상화씨와 산악인 최운곤 씨에 의하면, 여분산 북쪽의 금상골은 풍수지리상 천기를 누설하면 안될 ‘군왕이 태어날 명당(君王之地)’으로 임금을 지칭하는 금상今上인데, 금이 나온다는 금상金箱으로 표기됐다고 한다. 따라서 장군봉(일명 투구봉 또는 신선봉)은 투구를 쓰고 장검으로 무장한 임금을 호위하는 호위대장 역할을 하고, 세자世子봉은 임금(금상굴) 앞에서 스승 격인 북쪽의 국사봉國師峰, 지형도에는 깃대봉으로 됨)의 가르침을 받는 형국이다. 또한 회문산 주변의 산들은 증산교 교주 강증산이 말하는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는 오선위기五仙圍基형상으로 회문산 정상(회문봉)은 주인이며, 서쪽 신선봉(장군봉)과 남쪽의 무직산은 바둑을 두고, 동쪽 성미산과 서쪽 여분산은 훈수를 하는 형상이다. 한편 풍수의 대가 홍성문이 쓴 ‘회문산가’에는 한국의 5대 명당으로 그곳에 묘를 쓰면 59대까지 집안이 번창한다고 나와 있다. 

▲ 여분산 정상     © 새만금일보

 같을여(如) 가루분(粉)을 쓰는 여분산은 ‘꽃가루와 같은 산’이라는 의미로 산 남쪽에 있는 벌통산이 있는데 벌은 꽃가루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설 남부군의 저자 이태는 여분산(엽운산)의 기슭에 조선노동당 전북도당 유격사령부가 있다가 회문산 장군봉(일명 투구봉) 대수말 계곡으로 옮겨 활동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 때 구림면 쌍치와 구림면은 빨치산 근거지의 대명사로 여겨졌으며 빨치산들의 만행으로 주변 마을들이 잿더미로 변하고 주민들은 피골이 상접했던 수난을 겪었다.

<<순창군지>>와 <<한국지명총람>>에는 여분산 아래 운항은 조선 선조 때 해주오씨가 정착해 구름 속에 묻혀 있어 행복한 마을이란 의미로 운행雲幸으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운항으로 바뀌고, 일제 때 마을 뒷산 질재골은 일심교주가 도를 닦았던 곳이다.

그런데 여분산을 바라보며 포효하는 운항마을 앞 호랑이바위 전설을 이야기해 주던 김정근 옹(2001년 당시 78세)을 무자년(2008년) 벽두에 찾아갔더니 벌써 고인이 되었다. 마을의 액운을 없애려면 호랑이가 먹이로 가장 좋아하는 개바위가 함께 있어야한다. 그런데 도로개설 때 두 개의 개 바위를 없애버리고 호랑이바위만 남겨놓아 마을에 액운이 많고 50호에 달하던 마을이 17호로 줄어들었다고 혀를 차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 여분산 능선에서 본 용추봉     © 새만금일보

밤재 아래 단풍정이는 마을 둘레의 산들이 마치 꽃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절경으로 중국고사에 나온 황국단풍을 본 땄다. 월정月亭은 단풍정이 뒷산이 암탉이 알을 품은 형국이라서 닦사리 또는 월평으로 부르다 월정으로 변했고, 오정자는 마을 앞에 5그루의 정자나무가 있어 정자를 지으면 부촌이 된다는 의미다. 금평錦坪은 옥녀가 베를 짜는 형국이라 금평, 또는 베트라로 했고, 황계黃鷄는 노란암탉이 알을 품은 형국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 여분산에서 본 회문산     © 새만금일보

세자봉과 여분산 정상에서 조망은 사방이 탁 트여서 막힘이 없다. 남으로 호남정맥 용추봉과 무등산, 동으로 지리산의 연봉들이 아스라히 마루금을 이룬다. 서로는 용추봉과 세자봉이 눈앞에 다가선다. 북으로는 쌍치와 산내의 오두봉, 깃대봉이 손짓하고 북동쪽으로는 장군봉(투구봉)과 회문산이 눈을 가득 채운다.

▲ 세자봉 정상     © 새만금일보

우리전통지리서인 <<산경표>.로 고찰해 본 여분산의 산줄기는 이렇다. 금남호남정맥 완주 소양면과 진안 부귀면의 경계인 주화산에서 분기된 호남정맥이 남으로 달리며 만덕산, 경각산, 오봉산, 내장산, 백암산, 추월산을 지나 용추봉에서 동쪽으로 지맥하나를 나눈다. 이 지맥은 세자봉을 지나 여분산 삼거리에서 남쪽에 여분산을 솟구쳤다. 여분산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뻗어가며 752봉과 장군봉을 지나 큰 지붕으로 일컫는 회문산을 일구어 놓는다. 여분산의 물줄기는 구림천, 세자봉의 물줄기는 서쪽은 추령천, 동쪽은 구림천을 통하여 섬진강에 살을 섞고 광양만의 남해로 골인한다. 행정구역은 세자봉은 순창군 쌍치면과 구림면 운북리, 여분산은 구림면 운분리와 방화리 경계다. 

▲ 여분산에서 본 추월산     © 새만금일보

▶문화유적 및 명승지

[낙덕정] 복흥 답동에서 1.5km를 달리면 맑은 호수를 이루고 있는 낙덕보 옆에 우뚝 솟은 바위위에 낙덕정이 있다. 한국전쟁 전까지는 수천마리의 백로가 서식하여 학마을로 불렀다. 조선의 학자요. 명신이었던 하서 김인후가 을사사화 후, 어지러운 세상을 개탄하고 낙향하여 은거할 때, 고향인 장성과 가까운 이곳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시를 읊던 곳이다. 고산 윤선도와 쌍벽을 이룬 송강 정철이 김인후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고종 37년(1900년)에 이웃 마을인 상송리 김노수가 건립하였다.
 
▲ 밤재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1코스:밤재-세자봉-여분산삼거리-여분산-여분산삼거리-상상봉-신광사재.나이봉-물넘어재-장군봉-회문산-회문산휴양림(17.0km, 8시간)

o 2코스: 운항마을-계곡-작은여분산-여분산-운항마을(5.5km, 2시간40분)

▲ 운항마을     © 새만금일보

호남정맥 용추봉에서 뻗어온 밤재는 옛적에 밤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밤재를 출발해서 암봉을 우회하여 전망바위를 지나 헬리포트가 있는 세자봉에 닿는다. 여분산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20분 쯤 가면 여분산이다. 사방이 탁 트여 세자봉처럼 조망이 일품이다. 남쪽 운항마을(1.5km)과 문치의 하산로가 있다.

▲ 나희봉 고지     © 새만금일보

여분산 삼거리로 회귀해서 동쪽으로 걸으면 쌍치면 국사봉(지형도에는 깃대봉) 갈림길의 상상봉이다. 신광사재는 동쪽은 구림면 금상(1.3km), 서쪽은 쌍치면 용전(2.1km), 북쪽 나이봉(0.3km)을 잇는 고개다. 나이봉은 한국전쟁 때 나씨 성을 가진 국군 대령이 빨치산과 싸우다 전사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포장 임도인 사실재는 구림면 금창과 산내면 금곡을 잇는 고개다. 북쪽으로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옥정호가 손짓하고 장군봉과 화문산은 빨리 오라고 조바심이다. 암벽위에 자리한 안동 권 씨 묘소에서는 장군봉과 구림 들녘이 한눈에 보인다. 물넘이재 우측 임도는 금창으로 가는 하산로다. 752봉에서 산죽터널과 헬리포트를 지나 철옹성처럼 느껴지는 장군봉을 올라서면 회문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장군봉에서 회문산 정상은 오름길과 시름해야한다. 남쪽 회문산휴양림 하산코스는 1시간쯤 걸린다. 

▶교통안내

[드라이브]

○88고속도로 순창 나들목-27번 국도-암치고개-삼거리-안심-회문산 휴양림/구림-밤재

○전주-구이-(27번국도)강진-덕치(729번도로)-회문산입구-구림-(21번국도)-밤재

○27번 국도 구이-강진-일중리(4km)를 거쳐 휴양림 매표소

[대중교통]

o 전주-강진: 순창행 직행버스 운행.

o 강진-덕치-일중리 군내버스 운행.

o 순창-안정리(휴양림 입구) 군내버스 운행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모악산지킴이 회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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